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ntage appMaker Apr 20. 2023

AFKN, 어린시절의 추억

digilog#73

드로잉 툴 : infinite painter - android

어린시절 AFKN을 보고 자랐다.

1980년 대부분의 공중파에서 아동용 만화를 폐지했다. 역사적 사건(5공)이 있었다. 그래서 연재만화까지 삭제했다. 그 유명한 “방송자율정화방안”의 일환이었다. 내가 매번 다음화를 기다렸던 우주전함 야마토(날으는 전함 V호)도 한 순간에 방송중지되었다.


대신, 출처를 알 수 없는 SF 외화 드라마를 방영했다. 

지구인들이 우주로 탈출하고 비행선으로 살만한 행성을 찾아가는 내용인데, 정치인들이 너무 무능해서 군부가 민중을 끌고다니며 올바른 곳으로 간다는 내용이었다. 시대적 상황으로 보건데 당연히 우민화 정책의 일환이었다.


당시에는 왠만한 집에서도 AFKN을 볼 수 있었다. 

단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으로만 볼 뿐이었다. AFKN은 6시 전후 30분가량 아동들을 위한 만화를 꾸준히 해주었다. AFKN의 진면목은 토요일 오전이다. 아침 6시부터 12시까지 만화로 채워준다. 만화가 아니더라도 아동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보니  무엇을 보아도 신났던 기억이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방송은 무조건 어른들 위주였고 미군방송은 토요일 오전은 애들을 위한 시간을 제공하고 있었다.


AFKN에서도 “뽀뽀뽀”같은 아동용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세서미 스트리트이다. 재미도 있었지만, 기초 영어를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라 은근 우리나라 꼬맹이들도 보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울 수 있었다. 여러 캐릭터가 나와서 알파벳과 단어를 알려주는 데,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캐릭터는 “쿠키 몬스터”였다. 반면 아무리 선하게 나와도 제일 무서웠던 캐릭터는 “빅 버드”였다. 너무 크기도 하고 눈도 무섭고 한데, 왜 다들 귀엽다고 하는 지 이해하기 힘들었다(이런 생각을 하면서 처키는 왜 그렇게 이뻐할까? 나도 적지않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


AFKN을 어느순간부터 보지않게 되었다.

AFKN(American Forces Korean Network)은 미군인들을 위한 방송이다. 그들만의 애국심, 한국에 대한 비하를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보지않게 되었다. 그 놈의 M.A.S.H는 지금도 불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아쉬웠던 것은 SNL과 MTV 였다. 둘다 성인대상이라 우리나라 방송같은 밋밋함을 찾아보기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차별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차별을 받았을 때, 부당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반복되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자신의 부당함을 요구한 사람은 타인에게 부당한 짓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 M.A.S.H가 한국인을 비하했듯, K 컨텐츠에는 한국인만 모르는 타인에 대한 비하가 적지않다. "강자에게 부당함을 따지지 못하니, 약자에게 부당함을 전가시켜버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상 위의 마우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