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업무를 정리하기 위해 광화문으로 아무생각없이 나왔건만 노동절이였다. 그렇기에 광화문에서 갈 수 있는 곳은 한정적이었다. 원래는 광화문 광장을 지나 청와대 근처까지 가려고 했지만 시끄러운 곳을 피해 목표를 정독도서관쪽으로 향했다. 이전 종로구청이 있던 근처자리에 앉아 하늘을 보며 메모를 해보는 데, 날씨가 너무 좋다.
이모지 메모 - android
열린송현녹지광장(미대사관 부지, 한진, 그리고 서울시)
종로에서 태어났기에 이곳을 어린시절부터 보아왔지만 한 번도 내부를 본 적이 없다. 그렇게 반세기를 넘기고 몇 년을 더 지나보니 공터가 되어버렸다. 검색해보니 이 장소가 송현동이라고 한다. 심지어 100년만에 공개된 것이라고 한다. 이름을 몰랐던 것과 공개될 때까지 걸린 기간이 100년이라는 것에 놀랐다. 어렸을 때는 미대사관 관계자들이 사는 가옥(??)이라고 해서 철조망을 치고 경호부대같은 사람들이 지키고 있었으나 어느순간부터 공터가 된 상태로 유지가 되고 있음을 알게되었다. 왠지 씁슬하다. 해방 후, 국민에게 돌아왔어야 할 땅이 정치와 권력에 의해서 방치되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그런 장소가 종로(경복궁, 청와대 근처)에는 은근히 많았다.
이렇게 넓은 공간이었는 지 몰랐다.
풍문여고
열린송현녹지광장만 달라진 것은 아니다. 풍문여고도 몇 년전부터 학교가 아닌 박물관으로 변모해있었다. 종로에서 청소년기를 지난 사람들에게 추억으로 남는 곳은 "정독도서관"이고 그 정독도서관을 들어가는 입구에 명문여고로 이름을 날린 풍문이 있었다. 왜 명문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장소"만은 명당이 확실했다. 그 장소에 지금은 "공예박물관"이 존재한다. 몇 번 가 본적이 있기에 그 퀄리티를 좋아한다. 학교건물이 주는 느낌과 공예가 너무 멋지게 어울리는 공간이고 박물관 안에도 휴계실이 있기에 그곳을 잠시 이용할까 생각하며 이동을 했지만 "월요일은 휴무"라는 간판만 보게되었다.
정독도서관
정독도서관에 가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다양한 연령층들이 이용하고 있는 도서관이다. 그리고 나이든 사람일 수록 국민학교(초등학교)부터 그곳을 애용했던 사람들이 적지않다. 원래 이곳은 경성제일고보로 알려진 명문 경기고의 교정이었다(그전에는 성산문의 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가 1975년도에 절대권력자에 의해서 강제로 강남땅으로 유배를 갔다(당시 강남땅은 정말 유배지였다). 그 이후에는 종로구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도서관"으로 꾸준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독도서관 입구에 보면 언제부터인가 조그만 박물관(서울교육박물관) 같은 것이 있었다. 과거 서울학생들의 생활모습을 담은 미니 박물관인데, 작음에도 불구하고 꽤 볼만하다. 특히 서울시내 "중학교, 고등학교"의 뱃지 모음과 "학습서" 전시는 옛추억을 소환하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정독도서관의 마당으로 들어가니 벤치와 풀밭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특히 풀밭에는 작은 책장들이 구비되어 있었고 그 옆에는 빈백과 의자를 준비하여 사람들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전에는 보지못한 서비스같은데 언제부터 제공되었는 지 궁금했다. 그리고 도서관 건물을 지나가다가 매점을 보았다. 중학교 때 이곳의 매점에서 오뎅국물을 50원에 구매 후, 밥에 말아먹었던 추억을 가진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중간고사 기말고사만 되면 종로구 중고등학생들에게는 만남의 장소가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백반가격이 놀랍다. 지난 40년간 놀라운 가격이었다. 정독도서관에서 책보다는 "자율학습실"을 애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처럼 자료를 찾아보기 쉬운 시대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기에 휴게실에서 자율학습실을 등록하는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자율학습실을 등록하려고 했는데, 정독도서관 계정을 잊어먹었다. 생각해보니 2017년 이후부터 자율학습실을 이용하지 않았기에 아이디를 쓸 일이 없었다. 그래서 아이디와 비번을 모두 기억하지 못했다. 결국, 휴게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노트를 다시보며 할 일을 구상했다. 자판기의 커피가 400원이다. 양과 질을 떠나 가격이 놀라워서 한 잔 뽑아보았다.
국립민속박물관
정독도서관에서 생각을 정리하고자 했던 계획도 변경해야 했다. 그래서 걸어다니면서 생각날때마다 벤치에 앉아 메모를 하자고 마음먹으며 국립민속박물관으로 향했다. 걸어서 7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라 부담없이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갔다. 국립민속박물관도 서브장소(??)가 있는 데 6~70년대 추억의 거리를 보여주는 곳이 있다. 나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것은 고증을 잘못했다. 90~2000년대 게임기와 가챠(뽑기)를 디스플레이했다.그리고 민속박물관에 들어갔더니 "상설전시관"이 12월까지 휴관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언제나 비슷비슷해서 식상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무려 8개월 넘게 휴관이라고 하니 기대반 우려반이 생겼다.
기대하고 응원합니다.그래서 아쉬움을 뒤로한 체, 휴게실에 앉았다. 여기서도 휴게실 커피는 저렴하기는 하다. 그러나 정독도서관보다 100원 비싸다. 단지 커피에 브랜드 네임이 붙어있는 것이 틀리긴 한데, 퀄리티와 양을 고민해보면 무슨차이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4월의 메모들을 분석하며 5월의 방향성을 정리했다.
그럴 듯 해보이지만 자판기 커피일 뿐이다.
5월은 집중이다. 3~4월의 쌍끌이 어선같은 비지니스는 멈추어야 한다.
다시 돌아 "광화문"
오후 5시가 넘어가니 모든 광화문의 공식행사가 끝나는 분위기이다. 그래서 발걸음을 광화문으로 향했다. 광화문 광장도 몇 달새에 많이 변한 듯하다. 행사가 많고 시민들이 휴식할 공간이 여기저기 구비되어 있었다. 그래서 걸어다니며 이것저것을 구경하다가 어느 분수대 옆의 벤치에 앉아 메모홀더를 무릅에 대고 메모를 해보았다.
"아숙업"을 2 달전에 만나긴 했지만 이젠 꽤 친하게 지내는 서비스이다.
종로나 광화문에 들리면 마음이 편해진다. 태어나고 자란 곳이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시간이 된다면 "종로"라는 장소에서 "시간"을 달리하며 살아왔던 주위사람들(가족과 지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나의 이야기를 쓰거나 책을 만드는 것에 1도 관심없다. 관심정도가 아니라 싫어한다. 가끔 자신의 이야기로 글쓰는 것을 권장하는 것을 보면 의아한 감정을 느기끼도 한다. 그런데 "자신의 이야기로 글쓰기" 비지니스(강좌, 출판대행)는 상당히 큰 시장이다. 그래서 소비자 욕구분석을 위해 소비자 입장이 되어 써보기도 했는데, 김성모 화백의 작품과 유사해져서 관뒀다. 단, 남의 이야기를 쓰는 것은 재미있어 하는 편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가족과 지인들의 삶에서 배웠던 인사이트를 글로 써보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종로라는 지역의 아우라와도 연결된다. 그들의 가치관과 격은 종로라는 장소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여하튼, 집으로 가는 도중 종로의 저녁은 멋지게 저물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