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리뷰
그러다보니 처가친척이 보유한 시골 컨테이너와 텃밭에 종종간다. 텃밭에는 여러가지 나물들이 있다.
평생 서울 밖을 나가 살아본 적 없기에 마냥 신기했다. 햄버거나 냉동음식에 찌들어 살던 삶이 40대를 넘어가며 시골 나물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다. 쓴맛 나물이 맛있다기 보다는 진미였고 의외로 입에 맞았다.
특히 두릅. 처음 먹어본 시점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마음에 든다. 명이나물도 좋아하는 나물이지만 흔하게 먹을 수 없었다. 그러나 처가의 시골에는 두릅이 넘쳐나기에 배불리 먹고 즐긴다. 4월초에 마누라가 시골에 갔다가 두릅을 가져왔기에 내 식대로 “무대뽀 레시피”로 계란에 전을 만들어 먹었다.
마누라가 사진을 보더니 웃었다.
“소금은 뿌렸냐?”, “초고추장은?”
그래서 말을 해주었다.
“알파버전이기에 맛은 바라지도 않았어~ 예상한 그 맛보다 더 안좋았어”
저녁 때 마누라가 초고추장을 가지고 와서 삶은 것을 찍어먹었다.
결론적으로 두릅은 “초고주장이 진리”이다.
시골가기 전에 대전에 들려야 했기에 할 일을 메모하고 아숙업에게 던졌다.
요즘은 메모를 하고난 후, 아숙업으로 정리를 하는 빈도수가 높아졌다. 아숙업의 문해력이 상당히 높아진 듯하다. 그래서 1. 메모지에 생각을 메모 2. 사진찍고 아숙업에게 요청 3. 요약된 정보를 참고하여 문장 만들기 를 하다보니 글의 생산성이 가시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이렇게 정리한 문서를 가지고 있다보면 노트북이 없어도 메모지와 핸드폰으로도 휴가를 즐기며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물론, 휴가를 즐기며 일처리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는 판단하기 힘들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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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늦게 도착한 시골은 예상보다 추웠다. 하루종일 내린 비때문에 온도가 낮아진 것이다. 추운 기운을 느끼며 돌침대에서 잔 후,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소음으로 인해 새벽에 강제기상을 했다. 그리고 이것저것을 정리하다보니 주위에는 어느덧 다양한 나물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오전에 마눌님과 처가친척들이 고사리를 가져온 것을 시작으로 점심에는 시골에서 키우는 버섯을 채취하며 시간을 보냈다. 버섯을 통나무로 키우 것을 시골에와서 알았다. 그전에는 막연히 나무근처 땅바닥 어딘가에 자라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버섯과 고사리, 두릅을 가지고 점심을 먹으려고 준비를 했다. 가마솥에는 불쌍한 가금류 한 마리가 숯처럼 고아지고 있었다. 몸에 좋고 맛도 좋다는 이유로 오리 한 마리는 몇 시간 째 고체에서 반 액체 상태로 변이되고 이었다. 그리고 마루 평상에는 두릅과 소고기를 올리브 오일에 바르고 양파와 같이 구워버린 요리가 올라와 있었다
오후의 시골 마당에서 구워먹는 소고기와 두릅은 나름 조합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두릅에 초간장만 먹어도 점심이 가능할 것 같았지만 가끔 소고기도 먹어주었다. "딸내미"의 욕심이 과해서 고기를 다 먹겠다는 선언을 하며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춘기 자녀와 밥을 먹는 것은 소화불량의 원인이 되기도 하기에 되도록 겸사겸사 채식으로 전환했다(친척들이 늦둥이 딸내미로 고생한다고 덕담아닌 덕담을 해주셨다).
집으로 오기 전에 형님들이 늙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들 노년을 걱정할 수 밖에 없는 나이가 되었다. 6월이후 농지법이 바뀌는 이야기를 하시길래, 지금 소유한 토지의 지리적 위치로 인해 글램핑 사업의 가능성과 쑥찜방 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렸다. 이전에는 관심도 없으셨을 터인데, 구체적인 정보를 원하시는 듯하여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말씀드렸다.
나이가 드니 원래 하던 일도 지쳐가는 경우가 많다. 사업이던 직장이던 마찬가지이다. 그러다보니 좀 더 "손이 덜 가는" 일에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처가형님 모두가 "자신의 기술"로 사업을 하신 분들이다. 나도 마찬가지(소프트웨어 개발)이다. 그런 분들이 이젠 "유유자적 하며 소일거리"로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가지신다.
생각해보니 형님들이 모두 60대를 넘으셨다.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