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log #91
1.
미친 듯이 뜨거웠던
그제와 달리
어제는
비가 왔다.
더위를 식혀주는 것
같긴하지만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창 밖
비바람 어딘가에
후덥지근한 기운이 섞여있었다.
2.
창문을 모두 열어놓았더니
강한 바람에 흔들리는
책상 위의 메모지를 보았다.
그 모습에
선풍기의 나약함에
인내하지 못하고 쌓여간 스트레스를
바람의 힘에 대한 기대로 잠시 소멸시켰다.
그리고 바람 속 어딘가에
저 멀리 희미하게
비, 바람을 피하지 못한
새들의 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