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갑자기 마누라가 카톡으로 “엘리멘탈”을 보자구 우리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딸내미는 신나했고 나는 시간상 문제가 없기에 저녁시간을 가족용으로 할당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극장에서 관람을 했다.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기에 처음 [10분]간 보여주었던 말하는 개 영화가 엘리멘탈인 줄 알았다. 그러나 영화는 “원소”들이 모여사는 사회이야기였다. 원소를 의인화 했을 뿐…
이민 1세대와 2세대
이야기였다.
줄거리만 보면 “다른 종족간의 사랑”이야기 같지만 메시지는 사랑이야기가 아닌 “다문화 사회”에서의 갈등과 성장을 말하고 있다. 전형적이지만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불종족의 “이민 라이프”에 “몰입”을 했다. 매운 맛 음식, 고향부모의 이민 불만, 그리고 큰 절의 의미 등등이 낯설지 않았다. 알고보니 감독이 한국계 미국인 2세였다.
이민 사회에 대한 시각변화
수 십년동안 이민관련 컨텐츠에서 주된 맥락은 “한민족의 뿌리”였다. 민족의 순수성(?)을 지키는 모습에 가치를 두다보니 한국인의 피를 찾는 2세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는 엔딩이 주류였다. 그러나 그것은 컨텐츠일 뿐 현실은 달랐다. 주위의 이민자들을 보더라도 민족의 피가 문제가 아닌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움이 급선무였다. 뿌리를 박은 나라에서도 편견, 떠나온 나라에서도 편견. 그러다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고립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주류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1세대들은 한인사회에 모이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 좋은 일보다 나쁜 일로 서로를 미워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특정국가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40년 미국살며, 느끼는 한인사회 사람들-구독자 사연 6번째 ). 이것을 보더라도 "우리는 융화 또는 더불어 사는 것"에 많이 미숙함을 보이고 있다.
같이 사는 사람과 장소가 다른데? 어떻게 한국적인 것을 강요하지?
이런 질문을 어린시절부터 주위사람들에게 말하면 “광적인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 “민족”을 “종교”처럼 떠받치는 사고방식이었다. 이민 2세에게 1세의 문화를 강요하는 것을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이상한 것인지 내가 이상한 것인지 고민한 적도 있었다(국내거주 외국인들이 그들의 문화를 고수하고 따로 집단생활을 할 경우라면 그들은 반대로 이야기 했다). 그러다 어느순간 깨달은 것은 “그들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본 적이 없구나?”라는 것을 깨닫고 대화를 하지않았다. 물론, 미국이나 중국도 “타민족에 대한 편견”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그들은 다민족 국가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민족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것이 “진상짓”임을 교육받았을 뿐이다.
문화는 섞이고 발전하는 것이다.
영화 엘리멘탈에서 보았던 결론은 뻔하디 뻔한 결론이었다. 단지 우리나라 영화가 아닌 해외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결말이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민족의 뿌리를 찾아 파이어랜드”로 돌아가는 엔딩을 보여주었을 것이다. 반면 엘리멘탈의 엔딩은 “변화”와 “공존”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래서 서로가 변화에 대해 긍정을 하며 미래를 그리는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개인적으로 매우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딸내미도 팝콘을 한 통 순삭할 정도로 재미있게 보았다고 한다. 단지 영화를 보자고 먼저 말한 마눌님은 “코를 골며”잤기에 딸내미가 5번 정도 깨웠다. 영화가 재미없었다기 보다는 삶이 고단해서 그런 듯해서 미안했다. 불의 종족 아버지의 모습이 전형적인 한국이민자의 아버지였다. 그래서인지 지친 마눌님의 모습을 보며 영화 속 아버지 정도는 아니더라도 좀 더 파이팅하면서 살았어야 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토깽이 같이 귀여웠던 마누라가 수십년이 지나가니 캘바로스로 진화하고 있어 안타깝다.
영화를 보니, 가족과 삶과 공존에 대한 고민을 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