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일 뿐(광화문에서 중앙회화대전 까지)

일상을리뷰

by Vintage appMaker

가끔은 평범한 하루를 기록하며 지금의 문제점을 한 순간에 알게 될 때가 있다. 남을 평가하는 것은 쉽지만 자신이 자신을 평가하는 것은 쉽지않다. 객관적 자료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평소 생각을 실시간 기록(메모)하는 습관은 데이터가 쌓이고 시간이 지난 후에는 "객관적 분석"이 조금이나마 가능해진다. 그런 점에서 "하루메모 습관"은 인생템 중에 하나이다. 30년가까이 해왔다. 그로 인해 "나와 내삶의 수정할 것"들을 TODO로 만들어 유지보수하며 살아왔다.


어제의 메모를 정리하다보니 하나의 흐름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에게는 흔치않은 만연체 + 에세이 비슷한(???) 글을 만들어보게 되었다.



11:00AM


직장선배 C(동료)를 남대문에서 만났다. 원래 비지니스 이야기를 하려고 했건만 담당 회사가 샌드위치 데이였다고 한다. 단지 그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서 서로의 일정이 꼬여버린 것이다. 1달에 1번정도는 보게 되는데 친목과 비지니스를 겸하게 된다. 일상과 지인, 사업이야기를 하다가 선배 입에서 한마디 나왔다. "우리 M사 출신들 보면 임원급들은 매각 후 어느정도 사는 것 같은데, 팀장급들은 너무 힘들게 살아...K도 그렇고 L도 그렇고 너나 나나 ..." 그 말을 듣고나서 내가 한 마디 했다. "형, 벌써 16년전 이야기야. 형이랑 나랑도 그만큼 늙은거고 그 닝겐들도 다 늙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지금까지 편하게 못살아...물가가 얼만데.."

그러면서 선배에게 위로아닌 위로를 했다. 그리고 내용을 달리해서 대화를 이어갔다. "근데 형, 지금 SNS광고를 보니까 P사가 크몽에서나 볼 듯한 허접한 [모든 하겠습니다 라는 식의 광고]를 하더라고 개네들이 직원도 수백명 되는 회사가 왜 그래?" 그랬더니 선배가 말했다. "요즘 관공 외에는 대기업 프로젝트 반토막에 반토막이야. 개발자 월급을 줄 수 있는 회사가 그렇게 많지 않을꺼야.."



생각정리:

코로나 이후 엄청나게 팽창한 IT 사업의 여파로 개발자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갔었다. 그 모습을 개발자를 포함한 업계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았다. 노동의 댓가가 올라갔다면 강도는 쎄진 것이고 강도가 쎄진 것이라면 조만간 터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2022년 9월부터 IT 한파의 하강곡선은 곡선이 아니라 직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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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30 ~1:20pm


선배와 헤어진 후, 서울시 도서관을 가볼까 생각했다. 그래서 웨스턴 조선호텔을 거쳐가며 서울시청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부터 애들(?)이 넘쳐났다. 요즘 뉴스에 화자가 되고 있는 잼버리. 며칠 전에는 판교역 [카카오 아지트]에서 무리로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다. 그러다가 오늘은 광화문에서 한 무리를 보았다. 그들과 어쩔 수 없는 동행(?)을 하며 서울시청 광장으로 가는데, 거기에는 스피커 뿜뿜대며 알 수 없는 공연의 리허설이 준비중이었다. 자세히 보니 양손에 국기가 들렸는데 그 중 하나가 이스라엘 국기였다. 순간, 지금 나랑 같이 가는 친구들이 그 나라 출신들인가?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했지만 바로 얼굴이 붉혀졌다. 종교공연과 이스라엘 국기의 콜라보. 자국인인 나조차도 생소한데 어린친구들은 얼마나 생소했을까?


그래서 방향을 바꾸어 무리하게 정독도서관으로 향했다.

잘못된 정보이다. 40분도 안 걸렸다. 요즘 애들 키가 얼마나 큰 데...

정독도서관에 도착하니 휴관이었다. 그래서 다시 발걸음을 돌려 종로로 향했다. 그런 와중에서도 여기저기 보이는 것은 잼버리 대원(?)들이었다. 다양한 국적으로 서울투어를 하고 있는 듯하다.


생각정리:

내 눈에도 보이는 것이 문제점 투성이었는 데, 해외 언론들은 얼마나 욕을 했을까? 그리고 욕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잼버리) 측은 얼마나 불쾌하고 괴상한 추억을 가지고 갔을까? 특히 서울시 광장에서의 아스트랄한 퍼포먼스는 화룡점정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유튜브를 보니 이스라엘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닝겐의 역사와 지성을 너무 높이평가한 나님의 문제를 깨달았을 뿐이다. 나라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가 있는 인간이 어느나라에나 많을 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FSCUOVXxGGQ

아저씨! 울 할아버지들이 그런 국기 들면 억울해서 화내요. 원산지 표기는 재대로 해야지..


2:00 ~3:00 pm


밥도 먹지않고 걸어 내려오다보니 지쳐갔다. 그러다가 우연히 중앙회화대전 전시회가 열린 전시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문제는 내가 들어간 시간에 "시상식"을 했다는 점이다. 시상식을 하면 당연히 편하게 작품을 볼 수 없다. 높게 평가된 작품들이 연사 근처에 있기 때문이다.

일단 자의반타의반으로 연사가 말하는 동안, 랭킹은 되지 못했지만 인정(?)을 받은 작품들을 둘러보았다.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드는 그림들이 많았는데, 이것은 작품이다보니 SNS에 올려서는 안될 듯해서 안타깝다. 그림 하나하나가 내게 주는 울림이 컸다. 단지 상패를 받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아니었다. 그런 작품들을 10여분간 둘러보고 연사가 말하는 곳으로 가보니 누군지 모르는 교수 아저씨께서 명언을 해주셨다. "여러분들의 작품은 평가를 받았지만, 여러분들이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닙니다. 작품은 작품이고 여러분들은 여러분이니 너무 순위에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합니다."라는 말이었는데 무엇인가 비슷한 상황을 최근에 주위에서 본 것 같다. 그리고 주최측인 누군가 나와서 이번 대전의 성향을 말하기를 "브라인드 평가였다. 학벌, 기타 시상이력 등등을 모두 브라인드처리하고 했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어떤 트렌드가 느껴졌다.


생각정리:

가치가 변하고 있다. 그리고 모두가 자격을 원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만 그런지 아닌지도 관심없다. 모두가 "딱지"에 열광한다. 물론, 순위권 상을 탄 작품들이 훌륭했을 것이다(개인적으로는 대상, 은상 모두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순위에 없던 작품들도 발걸음을 멈추는 경우가 많았다. 만약 모두에게 순위가 없었다면 내가 원픽할 작품은 순위권 작품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여하튼 대한민국에서 딱지장사를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은 "딱지를 따기보다 파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생각 뿐이다.


아무렇지도 않았던 평범한 일상에서 3개의 생각이 정리가 되었다.



가끔 그림에 대한 알 수 없는 집착을 보면 내게도 환쟁이 집 안의 피가 남아있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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