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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tage appMaker Aug 12. 2023

개에 끌려다니는 사람들

digilog #102

드로잉 툴: infinite painter - android

마누라 지인이 맡긴 개를 며칠 동안 보호하다보니 강아지가 아기처럼 다루어진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 때 개들은 하드코어하게 생존했는데 요즘 개들은 자신의 선조들이 어떻게 학대당하고 살았는 지 모르고 상전처럼 바라는 것이 많다.


그래도 귀여우니 받아주게 된다.
어찌 나님보다 너님이 더 우아해 보인다.


개의 식사, 용변, 산책을 하루종일 생각하는 것이 상식인 세상이 되었다. 이런 사회풍토가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어리시절 학대당했던 개들을 생각하면 차라리 과한 것이 좋아보인다. 70년대 동네 공터에서는 잔혹한 개살육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개패 듯 팬다” 라는 말은 보지않은 사람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 뜨거운 물과 몽둥이로 하는 엽기고문이었다. 그런 것을 본 어린이들(지금의 50대 이후)은 트라우마가 생겼을 것이다. 나 또한 그 것을 지나가다 보고 평생 개고기라는 것을 입에 대 본적이 없다(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짐승에 대한 도리를 넘어선 행동이었다). 가끔 개에 유난떠는 것이 못마땅하게 생각나다가도 어린시절 우연하게 보았던 공터의 살육현장이 생각나 마음을 바꾸게 된다.  인간이 개에게 잘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해주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 2주 후, 이별 -
2주동안 같이 뛰고 돌봐주며 정들었기에 원래 주인집으로 떠나보낼 때는 마음이 좋지 못하다. 그러나 주인집으로 도착하자마자 마누라와 딸내미는 처다보지 않고 주인만 바라본다는 말을 듣고 배신감을 느꼈다. 인생사가 원래 그런 것이지 뭐를 외쳤지만 쿠키가 있어야 할 빈자리를 무심코 바라보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쿠키가 잘 살기를 바란다.
삼촌이 어제 꿈에서도 너를 봤다.
아직도 쿠키 눈망울이 아른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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