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전 책을 보고, 다시 꿈을 꾸다

일상을리뷰

by Vintage appMaker

중고마켓에서 25년전 책을 발견하다


내가 25년전 기획 및 집필관리(하나의 원고로 리라이팅하는 작업)를 했던 책이 어제 우연히 중고마켓에 업로드 된 것을 발견했다. 퍼블리셔는 영진출판사로 그 당시에는 가장 큰 대형출판사였다.


200650143이라는 서브Path를 보고 그 때 올린 상품인가를 의심했지만(개발자라면 공감한다) 번개장터의 창업일을 검색해보니 2010년도였다. 그러므로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한 매물이 아닌 어제 누군가 올린 것이 맞는 것으로 판단된다. 내가 놀랐던 것은 가격이다.


”10만9천원”


무려 25년전보다 10배나 높게 팔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내가 아는 책 중에 오래된 중고책이 10배 이상 더 비싸게 팔리는 책이 어떤 것이 있었지? IT에서 그런 책이 있긴한가?” 그러면서 혼자 벅찬 감동을 받았다. “드디어 이 땅에도 게임의 가치를 이해하는 문명인(?)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는 메시지일꺼야..”라고 과한 추측을 하기 시작했다. 불후의 명작게임 모음집 2 - 예스24


이 책에 애착을 가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출판사가 의뢰한 책 (당시 히트작인 프로그래밍 바이블 시리즈)을 지인들에게 넘기고 내가 쓰고 싶은 책을 역제안해서 탄생한 책이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출판사에 책내는 로망”을 가진 지인들이 출판에 대해 물어볼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아주 심플하게 대답한다. “니가 책을 쓰겠다고 들이밀어도 개네들은 관심없다. 반면 개네들이 원하는 기획을 쓸 필자면 이야기가 달라져” 그만큼 출판은 “필자가 들이미는 서적”은 출판되기 힘들다.


지난시절 출판한 십수권의 책들은 대부분 출판사가 기획하고 내게 외주를 준 서적들이었다. 작가 필자라는 말보다 “외주용역 인력”이라는 말을 즐겨하는 데, 그 이유는 책 출간과정에서 집필은 외주제작이기 때문이다. 출판은 출판사의 기획이 핵심이고 글은 외주일 뿐이다. "외주"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야 "작가"에 대한 판타지가 사라지기에 지인들에게 자주 사용하게 된다. 대형 출판사는 작가나 작품이라는 말에 그닥 관심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획을 만들어 줄 다양한 필자 네트워크가 갖추어져있기 때문이다(물론 의미있는 매출지표를 가진 출판사들에게 해당한다. 소규모 출판사는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


그 당시, 출판사의 업무-“필진서칭 및 기획(델파이 프로그래밍, 기타등등)”-를 지원해주면서 내가 원하는 책을 퍼블리싱했다. 20대에는 “만들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게임에 대한 이해”관련 서적이었다. 그러다보니 1996년도부터 2000년까지 하루 평균 3시간을 잤다. 낮에는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했고 저녁에는 쓰고 싶은 게임 및 프로그래밍 기술관련 문서를 작성했다.


그 하드코어한 시절을 회상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저 책이었다.


당시에는 DOS용 한글이 많이 사용되었다


저 책을 집필할 당시, 출판쪽에서 사용해야 하는 워드프로세스는 무조건 DOS용 HWP였다. 윈도우로 하면 안되었다. 출력(충무로)시 무엇인지 모르게 깨짐현상이 있어서 필림 출력 후, 루페로 편집자와 필자가 숨은그림 찾기놀이를 하며 밤샘을 했던 기억도 있다. 그렇기에 당시 원고를 찾아보니 Dos용 HWP 포멧이고 몇가지 비호환 되는 구간이 발생했다.

찾아보니 1998년도 원고가 있었다.
어셈블리 프로그래밍(한컴)-한글과 컴퓨터- 원고는 rar로 압축했을 때, 2M였다. 당시에는 큰 사이즈였다.

당시 압축은 RAR도 많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이미지들은 PCX가 많았는데, RLE 압축을 기반으로 한 그래픽 포멧이다. PCX를 기억한다면 40대 중반이상일 것이다. RLE 압축을 기억한다면 프로그래밍 공부를 열심히 한사람일 것이다. C/C++ 공부를 하다보면 잘난척하면서 공부했던 부분이 RLE 알고리즘이였던 시기였다.

1998년도에는 PCX 포맷이 많이 사용되었다. DOS가 아직도 많이 사용되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원고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그때나 지금이나 “문맥”과 “어투”는 스탠다드 하지 못하다. 소위 말하는 “덕질”의 맥락을 가지고 있기에 매니아가 아니고서는 “오해”도 많이 할 뿐더러 “읽기도 불편”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게 게임이란


내게 게임이란 “인생의 일부”이다. 누군가는 “음악”, 누군가는 “그림”, 누군가는 “프로그래밍’이겠지만 내게는 “음악”, “그림", “프로그래밍”이 모두 “게임”과 부합되게 된다.


다 버리고 7개의 에뮬레이터 머신이 남아있다. 사실, 노트북을 개조한 것들도 몇개 존재한다.

지금 보유하고 있는 (남아있는)게임기는 7개 정도된다. 그리고 모두가 Programing한 디바이스이다. 오픈소스를 가져와 커펌을 한 후, 내게 맞는 드라이버와 UI를 입혀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7개의 디바이스는 어디서 파는 제품이 아니다. 내 입 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된 제품들이다. 게임보이의 경우, 케이스만 구매한 것이며 라즈베리파이 3와 Retroarch가 코어이다(저 책의 메인필자가 해줬다). 반면 NES를 닯은 하드웨어는 키트를 구매 후, 내가 직접 OS를 올려서 포트세팅까지 했다.


격겜(격투게임)은 고인물이 너무 많다. battle로 들어가기 전에 언제나 심호흡을 한 번 해야 한다.

격투게임 매니아다보니 패드가 6개 정도 사용된다. 이전에는 고가의 패드가 많았지만 조이스틱이나 패드가 좋은 것과 승률은 관계가 없다는 깨달음을 얻은 후에는 저가형만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게임을 소재로 한 서적도 매우 좋아한다.


몇 권 더 있지만, 너무 매니악해서 선택하지 않았다.

한즈미디어에서 나온 Tetris라는 책은 Tetris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만화로 보여주는 데 “명작 중에 명작”이다. 이 책은 게이머가 아니더라도 지루함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러시아 연구소에세 이 게임이 나오는 과정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게임은 과학”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과학이 감성을 만들 때 게임은 예술이 된다.


그리고 코지마 히데오(박찬욱이 서로 칭찬하는)의 책은 비추한다. 코지마 월드 매니아(메탈기어, 스네쳐, 기타 등등)들에게 팬심으로 읽는 책이다. 공감하기 힘든 모르는 영화와 책들 이야기가 많다.


게임의 역사라는 책은 정말 귀한 서적이다. 2006년에 저 책을 발견하고 벅찬 감동을 받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가장 아끼는 서적 중에 하나이다. 저런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수십년 째 하고 살아왔지만 먹고사는 것이 바쁘다보니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


I have a dream


https://www.kplctv.com/2019/08/28/th-anniversary-i-have-dream-speech/


이 땅에서 게임만큼 천대받고 이간질 당하는 문화가 있을까? 돈을 벌때는 게임이 미래사업으로 최고라고 말하는 정치인들도 사회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게임의 해악”을 탓하며 돌변하는 것이 어디 하루이틀이던가? 강력범죄는 게임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과몰입된 경쟁에서 발생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게임탓으로 돌리는 교육분위기가 더 큰 문제이다.



언젠가 게임과 사회에 대한 올바른 서적이 나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그런 서적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천천히 게임에 대한 글들을 모아놓기 시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이 땅에서도 게임을 문화로 받아들이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질 것을 믿는다.

스필버그 어르신은 "게임을 테마"로 한 영화를 자주 만드신다. 진정한 크리에이터들에게 게임은 최종 끝판왕이다.


전세계 매니아들에게 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영화 "레디 플레이원"에는 춘리, 오버워치, 헤일로, 기타등등의 수많은 게임 캐릭터가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이 데스오(만화 아키라)의 오토바이를 타고 나왔을 때부터 보통영화가 아님을 감지했으며 거의 끝자락에서 처키(악마의 인형)가 나왔을 때 소리를 질렀다. 이 영화를 생각하면 아직도 머릿 속에 반헤일런의 음악들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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