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문, 추석, 9월의 메모

일상을리뷰

by Vintage appMaker

추석이었던 29일 마트에 마실 것을 구매하러 가고 있을 때 동네에서 어떤 가족들이 하늘을 보며 소리를 쳤다.


”추석 둥근달이다!", ”소원을 빨리 빌어봐…”


이런 달만 보면 정신없이 처다보게 된다. 어린시절 올클리어했던 "아르고스의 전사"를 상상하게 된다.


그 소리를 듣고 하늘을 보았다. “보기드문 멋진 달무리와 슈퍼문을 볼 수 있었다”. 생각해보았다.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것이 맞지?”. 그러면서 내 소원은 무엇일지 고민해보았다. 막상 고민하니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고 추석이 지난 다음날이 되어서야 9월의 메모를 보며 “무슨 생각으로 살았나?”를 Tracing 하기 시작했다.


평소 메모보다 3배는 많이 쌓였다


14개월 전부터 아날로그 메모의 Main DB를 Notion으로 전환했다.

14개월 전인 작년 7월부터 Notion으로 메모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1달 평균 30~40개의 메모를 백업하는 데 9~10월달이 되면 2.5~3배의 메모량이 백업된다. 이번 달은 91개의 메모를 저장했다.


예상대로 정성적 사고가 넘쳤다


평소에 정성적 사고의 메모는 하지않는 편이다. 부정확한 데이터 메모를 보면 내가 쓴 메모라고 할 지라도 시간이 지난 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의도적으로 도식화 하지 못하는 메모는 기록하지 않고 머리 속에서 삭제하는 버릇을 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절번식동물”처럼 호르몬 분비의 변화로 영혼이 바뀌게 되는 가을이 오면 정성적 메모들이 넘쳐나게 된다. 다행이라면 “정성적 메모”라도 “도식화”가 가능한 것들이 나오기에 나중에 보게되더라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머릿 속에 아무말 대잔치가 발생할 때가 있다. 그 때는 (1) 일단 적고 (2) "삭제", "수정"의 과정을 거치고 (3) Archive 할 지 결정한다.
이것은 무슨 말이지? 갑자기 어린 시절 인사동 할배님의 라임이 나왔다.


추석이라는 시점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의 삶이 보였다. 추석에도 미친 듯이 일손을 구하려고 연락하는 자영업자가 있었고 "무엇이 되고자 열망"하는 사람들이 써놓은 글들이 보였다. 그리고 아무생각없이 하늘만 쳐다보는 내가 보였다. 가끔 무엇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질적인 감정을 느낀다. 그들에게서 "하고 싶은 것보다 되고 싶은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본질은 무엇일까?라는 자문을 하게된다.


가을이되면 가족과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Lenovo Y700의 시세도 분석할 정도로 아버지의 사고력은 나보다 훨씬 스마트하다. 단지 말이 느릴 뿐이다.

가을만되면 여유로워진다. 금전적으로 여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삶이 루즈해진다. 그러다보니 세상을 보는 눈이 "나에서 우리"로 변하는 시점이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주위사람을 생각하며 반성이 많은 계절이 가을이기도 하다. 내게 금전적으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기회가 온다면 마누라에게 작은선물로 "듀카티 베이비 몬스터"를 사주고 싶다.




남들에게 잘나 보이려 디스걸며 훈장질 하는 중딩래퍼가 넘치는 사회가 되었다. 이럴 때는 수 백년전 선배들의 글을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가을이오면 인간과 자연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다. 그러면서 무의식적으로 찾게되는 곳은 어린시절 자라왔던 종로와 북촌이 된다. 평범함에서 소중함을 찾고 싶기에 익숙한 환경을 꾸준히 쳐다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가을을 4글자의 중국어로 표기하자면 안분지족(安分知足)이라고 쓴다. 그냥 지금 이대로를 받아들이는 계절이 가을이다.


10월은 글보다는 그림과 사진이 넘칠 것이다


10월은 볼거리가 많은 계절이다. 불필요한 글따위를 쓰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글보다는 도식화 그림에 심취하게 될 때가 많다. 아마도 이번 10월도 그림과 사진이 넘쳐나게 될 것임이 확실하다.


이 맘때가 되면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 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글이나 프로그래밍이나 초보때도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단지 "같은 품질"을 "꾸준히 생산" 가능한가?에 따라 시니어(경력자) 또는 프로페셔널이 되는 것이다. 결국 결과물을 만들었다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언제라도 "찍어낼 수 있어야 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그림을 십수년간 그려봤지만 "꾸준한 생산과 같은 품질"이라는 점에서는 형편이 없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초교육"없이 그려댔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만간 그림그리기 스타일도 reboot을 하려고 한다. 누군가를 보고 따라해야 한다는 것에 절실함을 느낀다. 저번 달부터 몇몇 유튜브 채널을 보며 "생활 속의 드로잉"같은 것들을 연마하고 있다.

기초없는 결과는 우연일 뿐이다. 그것은 글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몇 권의 책을 냈다고 작가로써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글을 쓰는 구상력과 사고방식 그리고 컨텐츠의 오류검증능력이 없다면 생산자(크리에이터)로서 미흡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책 몇권 내고 함부로 깝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경험상 그렇다. 그런 책들이 절판되기까지 오랜시간이 흘러갔다.


눈에 보이거나 머리 속에 지나가는 것들을 핵심만 요약하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감성을 이해못하는 아빠:

어제 아침, 사춘기 늦둥이 딸내미(마흔 중간에 얻은)가 친구 생일 파티를 가기 전에 대화를 하다가 무심코 던진 말이 있다. “아빠는 감성이 하나도 없어, 동심파괴왕이야…”. 반론을 하고 싶었지만 특별히 할 말이 없어서 넘어갔다. 딸내미와 나의 감성 유니버스가 다를 뿐, 어디 인간으로 태어나 감성이 없을까? 그것을 증명하기위해 나중에 딸내미가 성인이되면 Notion 메모백업을 공유해줘야 겠다.


즈그 아버지도 가을의 감성인 첼로음악을 즐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느그 고모나 할아버지만 클래식 듣는 거 아니다!). 이름부터 가을답게 Apocalypca(아포칼립스와 메탈리카의 합성)이다. 개인적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유일한 첼로그룹이다.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이다. 락스프릿과 녹턴을 섞은 듯한 괴랄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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