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의 잊혀진 계절(..10월의 마지막밤으을~~~)을 즐길 연배는 아니었다. 그 노래가 히트가요로 불려질 때, 국민학교에서 중학생으로 올라가는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40년넘게 10월의 마지막 날만 되면 “잊혀진 계절”은 할로윈 데이만큼 긴장되는 날이었다. 뭔가 의미를 부여해야 할 듯했고 생각없이 지나가면 “허전한 마음”이 생겼었다. 마치 쓰잘데 없는 행운의 편지처럼 “잊혀진 계절”은 잊혀지지 않고 꾸준히 무엇인가를 하게끔 요구했다.
그래서 올해도 10월의 마지막 밤 무엇이 기억에 남는 지 생각해보았다.
“Something wrong”
지난 몇 년간 괴이한 일들이 이 땅을 삼키고 있었지만, 이번 달만큼 논리 밖의 해괴망측한 일들이 많았던 것 같지는 않다. 닝겐들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메신저로 여기저기에서 “I’m 신뢰”를 보내고 있다. 저 [한영 조합어]는 무엇인가 엑조틱하며 페이소스가 깔린 이데아 넘어의 아방가르드함을 담은 단어이지만 자조적인 현실에 신용문객잔의 주방장처럼 절대비공을 시전하려는 의지가 보인다(단어를 유행시킨 사람의 목적이나 지금 내가 적은 헛소리나 비슷한 수준인 듯하다).
여하튼, 10월의 밤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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