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ntage appMaker Dec 03. 2023

새벽산행- 삼성 Penup, mintpad

digilog #120

삼성 Penup


드로잉 툴: Samsung penup


PENUP - Share your drawings - Apps on Google Play


위의 그림은 핸드폰에 수년간 봉인되고 사용되지 않았던 Penup으로 그려본 것이다. 그 동안 Penup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삼성 것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이 만든 소프트웨어에 대한 강한 거부를 가지고 살았었다. 삼성은 하드웨어를 잘만드는 회사이지 소프트웨어를 잘만드는 회사가 아니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00~2010년간 삼성전자에 들어가는 USB Driver, 통신 어플리케이션(PCManager) 업그레이드 솔루션(USB Downloader), 게임OS 및 SDK(ADSLoader)를 개발했었다. 그만큼 삼성이 소프트웨어 업무를 어떻게 하고 있는 지 알고 있었다. 


삼성은 일을 잘한다(적어도 90년대 말, 2010년 까지의 직원들 한함). 판교의 회사들과도 협업을 해보고 국내 포탈과도 협업을 해보았지만 삼성만큼 체계적으로 일을 잘하는 조직은 보기 힘들다. 예전의 이통사들은 갑질에 익숙하고 자기 커리어에 집중하는 직원들이 많았고 지금의 판교역시 자신의 브랜딩에만 집중할 뿐 과제의 성공에는 관심없는 이기주의자들이 넘친다. 반면 내가 삼성에 있을 때나 자회사로 넘어갔을 때나 삼성직원들은 거래처 동료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이유는 삼성의 직원들은 “동료”라는 느낌이 들정도로 협업에 능숙했기 때문이다. 목표를 정하면 그 목표를 향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남들에게 지원할 것이 무엇인지 상세하게 파악하려고 한다.  그들에게는 과제를 통해 “우리”라는 개념을 만들 줄 아는 능력이 있다. 문제는 삼성은 “관리의 삼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창조관에서 그리 외쳤던 “업의 목적”이 뼈속까지 박히다보니 “소프트웨어 조차 공장자동화의 공정”처럼 프로세싱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그것만큼 최악은 없었다( ADS[Anycall Download Service]를 버리고  Bada[OS], Tigen[OS]에 투자했지만 실패한 이유는  철학에 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사용해보니 나름 물건이다. 지난 12년간 삼성도 많이 변했나보다. 유저들의 반응이 꽤 괜찮아 보였다. 물론, Autodesk Sketchbook이나 InfinitePainter에 비하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저와의 호흡면에서는 나름 선방을 하고 있어보인다. 


민트패드


민트패드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IT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아이리버의 신화” 양덕준 사장이다. 이 분도 삼성의 임원으로 있다가 창업한 사람이다. 양사장이 2009년도 아이리버를 나와 만든 디바이스가 “민트패드”였다. 여러가지 이유로 몰락을 했지만, 나름 팬덤이 있었고 그 중 하나가 나였다.


손바닥보다 약간 작은 화면에서 WinCE 기반의 감압식 터치펜으로 확대축소 없이 그리는 그림이었다. 그래도 툴이 주는 감성과 특징이 있었기에 꾸준히 사용했다. 어찌보면 지금의 안드로이드와 맥, 윈도우 기반의 강력한 드로잉툴보다 더 절실한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디바이스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능이 열악하니 그 안에서 다른 방안을 찾게되며 업그레이드가 되는 경우가 많았었다. 12년전 그림이지만 지금보다 더 많은 생각으로 그렸던 것 같다.

12년 전 내 일을 시작하겠다고 생각하면서부터 산행은 시작되었다.
산길을 걷다보면 깨달음을 얻을 때가 있다. 누군가의 행적을 보며 반면교사하게 된다. 
절벽 끝에 있는 산사를 보게 되면 "불가의 철학"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개인적으로 종교에 대한 거부감은 크지만  철학은 흥미로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쥐의 낙원” 실험을 보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