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형 개발자의 생각 #100
언제부터인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Console(터미널)의 존재를 모르기 시작했다.
업무상 작업자의 PC 업무를 지원해주다보면 console 화면 또는 도스창 또는 명령 프롬프트 창이라고 말을 하면 못알아 듣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 10년 전부터 이런 현상이 생겼는데 처음에는 “뭐냐?”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부지기수임을 알게 되면서부터는 “뭘까?”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런 질문을 하다가 내린 결론은 “써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당연한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또 한 번 내면의 나님과 대화를 했다. “어떻게 사용해 본 적이 없을 수가 있지? 컴퓨터 입문서적을 구매했어도 DOS 정도는 봤을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했다가 바로 깨달은 것이 있다.
”컴퓨터 입문으로 DOS를 배운 시절은 27년 전이었지….”
그러니 모르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지금 나이와 무관하게 30년전에 컴퓨터를 사용했던 사람들에게 CUI(Character User Interface)는 너무나 친숙한 환경이었다. 지금처럼 GUI가 일반화 된 시점에서 CUI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개발자와 시스템 관리자”외에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일반인들에게 console(터미널)은 미지의 영역이다. 그렇다보니 다음과 같은 괴상한 미신들이 전세계에 상식처럼 자리잡고 있다.
해커들의 먹이가 되는 보안영역
천재들의 놀라운 코딩능력
알 수 없는 “인공지능”들과의 대화
결국 영화에서 단골처럼 나오는 것이 “해킹장면” is “console screen”이었다.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그런 장면을 보면서 “도대체 저건 뭐지?”라는 생각을 할 떄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내용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에 대해서 비꼬는 마음으로 linux 진영의 개발자들은 hollywood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설치하고 사용할 때가 있다.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 프로그램”이다. 단지 헐리우드가 좋아하는 화면을 dummy(쓰레기) 정보로 계속 보여주는 프로그램인데 hollywood(헐리우드)를 비꼬는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위의 프로그램은 PC에 리눅스가 설치되어 있어야한다. 그러므로 일반인들은 추천하지 않는다. 만약 내 PC에 해킹화면을 보여주고자 한다면 더 훌륭한(?) 장면을 제공하는 웹페이지들도 즐비하다. 개인적으로 다음 페이지를 추천한다.
Fake 해킹 모습을 보여주는 사이트인데, 나름 Hollywood스럽게 보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CCTV를 보다보면 정말 “헐리웃 액션”같은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좀 더 멋진 화면(?)을 원한다면 youtube에도 쉽게 컨텐츠들을 찾아볼 수 있다. 아래는 그런 컨텐츠 중에 하나의 예제이다.
이러한 콘솔에 대한 미신에 가까운 팬덤 분위기는 “게임”에서도 보여지게 된다. 핵전쟁 이후 지구에 생존하는 사람들을 테마로 한 명작게임 Fallout에서는 Valut에 들어가 Console을 해킹하는 장면도 매우 중요한 재미로 자리잡고 있다.
심지어 이 게임의 터미널(console) 해킹에 대한 동영상 강좌도 적지 않다.
콘솔화면에 대해 과도한 판타지를 심어넣는 것이 불쾌하지 않다. 어떤 면에서는 즐겁기도 하다. 매일같이 바라보는 콘솔화면에서 “정성적”인 이유로 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단지, 너무 과도하다보면 일반 사람들이 잘못된 편견으로 콘솔환경을 “학습”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결국, “자신이 해야 할 작업”을 개발자들에게 부탁하게 된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적어도 cd, mkdir, ls(dir), del(rm) 정도의 명령어는
이해하고 있어야 "시스템 관리"적인 부분을
이야기 해 줄 수 있다.
무턱대고 모르겠다라고 말을 하게 되면
알려 줄 수 있는 것이 거의없다.
결국, 개발자 입장에서는
그들의 모습이 자신의 role을 포기하는 것 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