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형 개발자의 생각 #121
지난 십수년간 개발외주만 컨설팅 하지 않았다. 스타트업, 공공기관 산하의 프로젝트 관련 컨설팅 알바까지 합치면 160회를 넘어간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알게되는 것이 있다.
“컨설팅을 하다보면 알게 되는 것”
의뢰자를 교육하지 말라. 강의가 아니다
의뢰자의 생각을 정리해주는 것이다
선택을 명확하게 해주는 것이다. - 해야 할 리스트, 방법의 장단점, 선택은 너님
이런 것이 가능하려면 “듣는 스킬이 중요하다”
의뢰자를 편하게 해주고
질문을 편하게 많이 할 수 있게 해야 하며
그 내용으로 핵심을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개인적으로 8분 컷을 원칙으로 한다).
특히 사업초기 진행에서 이런 식의 컨설팅은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만약 이런 과정을 무시하고 자기가 아는 내용만 중얼대는 컨설턴트를 만나면 빨리 자리를 뜨는 것이 좋다. 1~2시간 남짓한 시간에 할 수 있는 가치있는 행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업무상 컨설팅을 하기도 하지만 컨설팅을 받기도 하는 입장에서 보면 “사업컨설팅”은
고객 머리 속 흩어진 생각의 조각을
흐름이 끊기지 않게 정리 해주는 행위이다.
알려주는 것은
의뢰자가 “남들에게 질문을 해야 할 것들의 이유”만
알려줘야 한다.
지난 3년간 2000여개의 메모가 쌓여있다. 2000개의 메모가 OPP(One Page Proposal)의 형태도 있지만 여러 장인 것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어림잡아 하루에 1.8개 이상의 메모를 찍어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메모광적인 증세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10대부터 지금까지 고쳐지지 않는 질병에 가까운 습관이다. 결과적으로 쌓여있는 메모를 OCR로 스캔해서 보관하기 시작한지도 십수년이 넘었다.
최근 3년간 메모를 보면 대체적으로 사업관련 내용들이 많았다. 이것을 비지니스화 해보고 싶은 마음에 DeepSeek에게 의뢰를 했다. 1~2시간이면 적게는 15만원 많게는 40만원이 드는 것이 컨설팅 비용(수행기관과 연도에 따라 컨설턴트의 비용 차이가 존재한다)이다. 이것을 DeepSeek 무료버전으로 다음과 같이 진행했다.
DeepSeek에서 공유기능을 찾지 못했다(매우 치명적인 단점이다). 그렇기에 결과물을 캡쳐 후, Excalidraw로 프롬프트의 흐름으로 재구성했다.
Deepseek를 이용하여 시간을 벌었다. 물론 할루시네이션 비슷하게 무의미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Notion API는 개발자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중계서버, 블로그 별 API 등등 언급되지 않은 할 일이 더 많다). 물론 내가 개발자이긴 하지만, 적어도 프롬프트를 던질 때는 “사업기획”을 하고 싶은 사람의 맥락으로 던졌다. Excalidraw도 쌩뚱맞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용하는 툴이지만, Blog 사업기획에서 나올법한 제안은 아니었다. - Deepseek가 맥락(Context)을 잘못 잡은 것-이다.
Deepseek를 활용하며 결정한 것은 다음과 같다.
쉽게 쓰자 → 타게팅 명확
공식대로 집필하자(제목, 컨텐츠 구성, …)
가치를 만들자(읽어야 할 이유가 없다면 쓰지 말자)
그리고 인간기획자들과 크로스 채크 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SEO 측면에서 생성된 내용이 현실적인 방법인가?
스캐폴딩 기법이 블로그에 맞는 방법인가?(강의라면 효율적이라고 확신한다)
기존 나님의 브랜딩이 신규 Blog의 컨텐츠로 시너지를 낼까? 아니면 반대가 될까?
이런 요약이 된 상태이므로 “아는 기획자”들과 만나 조언을 듣는다면 빠르게 행동할 수 있을 것 같다.
AI는 완벽하지 않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완벽한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인간의 문제를 보강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아닌 다른 인간의 지혜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할루시네이션을 해결하는 기술적 방법은 없다. 그것보다는 검증을 할 수 있는 식견을 키우거나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컨설팅 인맥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런 점에서 “AI가 개발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듯 “AI가 기획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AI를 잘 활용하는 기획자를 만나서 결과물에 대해 컨설팅을 받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 감정적 시각:
15일날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DeepSeek를 내리며 “잠정중단”상태로 해놓았다. 참고로 마켓에 등록된 앱이 “삭제” 또는 “노출안됨”의 형태로 “잠시보류” 것은 “정말 흔하다” - 심지어 플레이 스토어는 하루매출 수십억 단위를 훨 넘는 아마존 앱도 내린 전적이 있다-. 최근 언론에서 말한 보안이슈는 DeepSeek의 이슈가 아니라 대부분의 고객정보를 활용하는 클라우드 앱 서비에서 종종 발생하는 이슈이기도 하다(생성 AI 솔루션 중에 고객정보를 활용안하는 곳이 있나? 그리고 중국에 개인정보를 넘긴 최악의 사건은 국내 이동통신사가 아니었던가?).
여하튼, 흔한 서비스 이슈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언론들에게 깊은 유감이 생긴다. 기술을 기술로 받아들이지 못하니 “오답노트”를 쓰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행태가 몇 백년 동안 이루어졌으니 “실학운동”이 실패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씁슬한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이 땅은 극동아시아 중에서 가장 공학과 과학에 무관심한 나라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