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이 서사(敍事)를 만들 때 -버추어 파이터

일상을 리뷰

by Vintage appMaker

1.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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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갑자기 SBS 유튜브 채널에 아키라 키드 관련 동영상이 노출되었다. 순간 의심했다. 넷플릭스 맞아? 그리고 저 썸네일 사진이 정말 대방동 신의욱 맞나? 그러면서 과거의 기억을 검색해보았다.

1995년도인가? 그 때 신촌 연대 앞에서 같이 게임(Virtua Fighter 2)하던 사람들이 꼬마 아키라의 존재를 이야기 했었다. 그리고 그 실체를 보려고 대방동에 가서 중학생의 게임경기를 보려고 했었다. 나 또한 대방동에 가서 플레이를 봤다. 말로만 듣던 “천발펀치”를 보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1995년 많은 사람들 대방동에 찾아오게 만든 아키라 꼬마의 등장


그 때 내 나이는 26살이었고 같은 학년인 4학년 모두는 취업준비 또는 취업을 했을 시기였다. 그럼에도 내게 그 시기의 추억이 취업이 아니라 중학생 “꼬마 아키라”의 [천발펀치] 였을 정도로 강력한 이펙트의 사건이었다.


[�‍️#달리GO] 1995년 대방동에 나타난 아키라 꼬마, 그가 게임계에서 사라진 이유는? #1997세계최강아키라키드 #달리 #DALI


2. Virtua Fighter 세대


먼저 Virtua Fighter를 기억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를 말해야 한다. 30대는 거의 없다고 단언코 말할 수 있다. 30대 격겜 매니아들은 80%~90%는 철권이다. 반면 40대 중반만 넘어가도 철권을 비하하는 듯한 말을 하는 격겜 매니아들이 있는 데, 바로 진성 Virtua Fighter 유저들이다. 그들이 10대 20대에 광분하며 영혼을 불사렀던 게임은 버파(한국에서는 그렇게 부른다)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초의 3D게임이었고 게임성도 시리즈 3까지는 철권따위(철권 3이전 버전)가 넘볼 수 없는 훌륭한 게임이었다.


그래서인가?


SBS 유튜브 채널에서 댓글은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는 농담이라고 여겨질 정도의 과도한 감정몰입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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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버파유저로써 평가하자면 저 댓글은 진심이지 농담이 아님을 알고 있다. 나 또한 보면서 피가 끓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튜브를 보면서 신의욱 말고도 유명한 게임플레이가 더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신주쿠 재키, 이케부쿠로 사라, 붕붕마루는 우리나라 게임잡지에서 분석할 정도로 유명한 일본 게임플레이어였고 “대참사”로 불렸던 “맥시멈 배틀”을 기획(일본홍보)한 일본에서는 저 3명의 플레이어들을 두각시킬 목적이었지만 우리나라의 꼬마 아키라가 계획을 망쳐버렸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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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님에게 격투게임이란?


내가 최초로 경험한 격투게임은 karate champ(1984 - data east)였다. 당시에도 학계에서는 난치병으로 분류했던 중2병 2기 환자있던 내게 karate champ는 무엇인가 성인으로서의 깨달음(인생의 목표와 노력, 그리고 지켜야 할 도의)을 주었던 인생게임이었다. 이 게임으로 인해 좀 더 인간으로 성숙해지기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Arcade Longplay [606] Karate Champ


그 이후 Street Fighter 1(1987)을 하면서 내가 이런 장르의 게임에 재능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다가 1991년 전세계의 Street Fighter 2의 광풍으로 인해 [진정한 대전격투 문화]가 형성되면서 도장깨기 느낌으로 서울시내 오락실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이 동네는 누가 잘하나? 하면서 기웃거리기).


아마도 1992년 이후부터 아랑전설, 용호의 권, 사무라이 스피리츠, 호열사 일족, 월드히어로즈 시리즈에 많은 동전을 투자했던 것 같다. 가끔 모탈컴뱃도 했지만 너무 양키센스가 강해서 잔혹한 면이 많이 나와 자주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다가 어느시점부터, 내게 맞는 주종(주요종목)을 선택하여 스킬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바로 버추어 파이터2가 첫번째 게임이었다. 그 이후에 소울 칼리버나 길티기어를 번갈아가면서 주종게임으로 선택하고 집중해서 게임을 했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소울칼리버, 길티기어, 버추어 파이터는 “진심”의 자세로 게임에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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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만 따진다면 헤비메탈과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리쉬 게임인 “길티기어”가 원탑이다.


특히 버추어 파이터의 경우. 십수년간 하지 않았던 게임을 작년에 구매하고 랭매(랭크매치)에 신경써서 모든 캐릭터를 기본이상의 중수랭크(열사 이상)로 만들어놓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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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구매한 이 게임을 12개월 반 동안 했는 데, 762.8시간을 했다.


4. 정리


가끔 서사(敍事)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한다.


여기서 맥락 상 오류가 있는 데, 서사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내가 좋아하지 않는 서사는 흔한 레퍼토리인 불우한 환경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흙수저 부자되기, 공부못한 애가 최고의 학벌로 성장, Nerd에서 최고 사업가로 성공, 등등의 유형이다. 공통점은 “사람에 집중된 따라하기 식” 목적 -재처럼 해야 되, 나도 할 거야-을 가진 서사(敍事)라는 점이다.


바로 “나(인간중심)의 서사”이다.


반면, 내가 좋아하는 서사는 나(인간)가 아니라 “사건(Event)중심”이다. 역사의 한 순간, 그 사건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그 속의 인간관계의 역학에 대한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자면 스타워즈 시리즈는 대체체적으로 “영웅위주”의 서사가 기본이지만 그 외전인 로그원은 “데스스타”라는 사건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역학관계를 그린다. 그래서 내게는 본시리즈보다 외전인 로그원이 명작일 수 밖에 없었다.


이번의 Netflix 다큐멘터리도 그런 점에서 명작이다. 꼬마 아키라 신의욱에 대한 서사가 아니라 Virtua Fighter라는 게임의 탄생과 그 게임이 만든 서사(인간관계가 만든 생태계)에서 감동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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