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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tage appMaker Jan 21. 2023

카카오는 브런치를 왜 만들었을까?

개발자의 생각 #27

드로잉 툴 : sketchbook (autodesk) - android

브런치를 시작한 지
두 달 좀 지난 듯하다.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는 

플랫폼이 추구하는 B.M(Business Model)에

관심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게 브런치 포스팅의 목적은 출판이 아니다.

 

카카오가 브런치 유저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서비스 UX를 운영하는 지에 대한

필드수준의 경험을 얻고자 함이었다.


그럼 점에서 2달간 브런치를 사용하면서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카카오는 브런치를 어떻게 홍보했을까?


- 최초 런칭

브런치를 언제 서비스했는 지 궁금했다(2015).그래서 검색을 하니 플래텀에서 런칭에 대한 기사가 있어서 참고를 했다.



예상대로 미디엄을 벤치마킹했다. 미디엄은 블로그의 기능보다는 1인 미디어를 추구하는 전문가들을 위한 플랫폼이다. 소통보다는 "전문가 미디어"의 형태로 서비스 제공되었으며 UX도 "소통"이 아닌 "출판"에 유리하게 만들어져있다. 그러다보니 "전문가 영역의 컨텐츠"가 압도적이다. 그렇기에 유료회원을 통한 "구독"이 가능해졌고 수익창출은 생산자와 플랫폼이 컨텐츠를 읽은 횟수와 박수로 수익분배를 할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미디엄 컨텐츠는 프리미엄 이라는 느낌을 받게된다.


문제는 한국에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구독도 수익분배도 쉽지 않다(불가능 한 것으로 안다).


브런치 런칭과 관련된 위의 기사의 제목에서 참고할 것이 있다. 바로 "소셜마케팅의 새로운 채널"이다. IT 상품기획자의 시각으로 본 브런치 서비스는 소셜마케팅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브런치는 홍보를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이라는 문장을 사용했다. 플랫폼의 방향성을 위해 유저타게팅을 미디엄과 다른 방향으로 했다.


개인적으로는 왜?라는 의문이 들었다.


- 베타 서비스 4년 후, 정식 서비스

베타 서비스가 왜 4년이나 걸렸을까? 기술적인 문제? 설마.. 그럴리는 없다. 사실 브런치 정식서비스가 왜 늦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대신 억측을 하려고 한다면 BM에 대한 확신이 없었을 것 같다. 대외적으로는 새로운 출판 플랫폼이라고 말을 하지만, "기업은 수익을 만들어야 하는 집단"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없더라도 "미래 가치"에 대한 벨류에이션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광고주이던 구독자이던 돈을 지불할 사람들이 동의를 해야 한다.


단순히 출판 플랫폼만으로 수익을?

출판을 모른다면 몰라도 그 말을 쉽게 믿기는 힘들다.

  


- 예상과는 다른 비지니스 홍보


2022년 기사를 보면 "브런치 작가 5만명 돌파"를 홍보했다.  왜 저런 기사를 냈을까? 정말로 브런치가 출판 플랫폼에 포커싱을 둔 것인가? 국내 출판 시장의 유통구조와 파이를 생각해보면 대기업이 여기서 얻는 수익모델은 납득하기 힘들었다(내겐 십수권의 출판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컨텐츠에 대한 유통마진을 만들기에는 종이책 시장은 매우 왜소하다. 1쇄도 소진못해 서점에서 "니네 책 빼겠다고 연락"오는 책들이  부지기수이다.


"잘 팔리는 종이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부분의 서점 반품은 85%가 판매부진의 이유로 판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는 분명 "출판 플랫폼"으로 브런치를 운영하고 있다. 어찌되었건 그것만은 확실하다고 판단된다.


2. 모든 브런치 유저가 작가를 꿈꾸는 것은 아니다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인 만큼 "작가"를 꿈꾸는 유저들이 대다수라고 판단된다. 글을 읽다보면 "글에 진심"인 사람들이 넘쳐나고 "전문성, 비전문성"을 떠나서 "문장의 수준"이 훌륭한 포스팅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에 관심없는 포스팅"도 쉽게 보인다.


바로 "컨텐츠"에 집중한 포스팅인데 이런 포스팅은

"문장력"보다는 "정보전달"을 효율적으로 하기위해 집중을 한다.

그래서 핵심내용 설명, 요약 및 레퍼런스 링크와 같은 "논리적 글쓰기"에 집중되어 있다.


이런 포스팅의 목적은 "소셜 마케팅(브랜딩)"이다.

미디엄과 유사한데, 자신의 전문 도메인에서 브랜딩 또는 홍보목적으로 포스팅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디엄과 다른 점이라면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홍보목적의 포스팅은 SEO의 백링크 기법으로 사용된다. SNS나 전문분야 영역의 커뮤니티에서 "브런치 포스팅"을 링크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개인 경험으로,  IT의 기획자나 디자이너들이 자주 모이는 곳에서는 2019년 이후부터 브런치의 백링크가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1인 미디어라면 SEO의 메카니즘은 이해해야 한다.


3. 브런치는 소통 플랫폼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가지 듯, 브런치는 댓글스레드(댓글에 댓글이 달리는)가 불편하다. 그리고 브런치 유저가 다양한 글을 검색하여 읽을 수 있는 환경도 열악하다. 책과 유사한 UX로 가는 것은 좋은데, 덕분에 책과 유사하게 단뱡향 커뮤니케이션의 구조로 되어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견을 공유하기 보다는 "좋아요"를 눌러주는 것이 암묵적 예의로 되어있는 곳이다. 이런 UX와 환경을 제공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소통이나 글쓰기 플랫폼이 아닌 출판 플랫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소통과 글쓰기 플랫폼은 브런치 이전부터 강력한 것들이 존재했다.


네이버 까페에서 글쓰기 모임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 수준도 생각보다 다양하고 전문 분야의 필자들이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그곳에서는 서로의 글쓰기를 피드백 한다. 소규모 전문 그룹에 속해 느낄 수 있는 만족도는 브런치보다는 legacy 서비스인 까페가 더 만족스러울 수 있다. 그리고 고품격 쓰기, 읽기, 커뮤니티, 휴먼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서비스 역시 만만치 않은 강력한 것들이 많다.  



브런치는 누군가와 교류하며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보다는 "내 글을 편하게 출판할 수 있는 장소"로 발전하고 있다.그래서인지 독자에게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면 브런치가 아닌 "백링크가 있는 SNS나 블로그"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 예로 페북에 브런치 글을 링크하면 그 페북에서 해당 포스팅에 대한 피드백들이 이루어진다.    


4. 주저리 주저리 잡설.....


2012년부터 친한 출판사 몇 군데와 술자리를 하게되면

"지식컨텐츠의 변화", "소비층의 이동". "유통의 디지털화"

라는 키워드로 내 의견을 피력했었다.


"너네들 조만간 게임체인저가 들어와서 먹거리가 힘들어진다."

가 주제였다.


그럴 때마다 "술이나 먹어라"라고 핀잔을 받았었다.


물론 그들이 나보다 모르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출판이 비록 영세하기는 하지만"지식 유통업"이기에 주위 인프라들은 나름 배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책의 상품성을 위해서라도 트랜디한 셀럽 전문가를 필자 섭외하기에 그들과 대화하다보면 "세상물정"을 모를 수는 없다.


단지, 업계 현실에 대한 불가항력을 느꼈을 뿐이라고 믿는다.  


그나저나
출판 친구들에게 브런치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물어본 적이 없다.

그들이 어떤 시각으로 브런치를 보는 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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