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ntage appMaker Feb 01. 2023

북한산 맷돼지

digilog #42

드로잉 툴: infinite painter - android


인왕산에는 호랑이
북한산에는 맷돼지


1.

오래 전, 대학생 때(90년대 초)

삼청동 근처에서 술을 먹다가

창밖에 맷돼지 같은 것이

지나가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며칠 후 같은 과의

강남출신 후배들에게

나의 신기한 경험을

이야기 해주었는데


"강북은 시골이냐? 말도 안돼!"

라면서 하늘같은 선배에게 막말을

했었다.


그 때,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낚시터와 풀밭만 가득했던 곳이

잠실과 강남이었거늘..

어디 감히 사대분 밖의 것 들이!!

사대문안을 시골이라 논하느냐~

이 뿌리없는 것들아~"


라며 같지않은 사대문 출신 농담을

해댔던 기억이 난다.


설마

이런 농담에 상처받은

후배가 있었을까?


강남 8학군의 광풍은

80년대 중반부터

사회문제였다.

그래서 농담을 들었을 때

비웃었을 것이다.


2.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북악산, 인왕산 사이에 있던 "우백호" 지역이라
몇 대를 이곳에서 살았던 우리집과
동네 주민들은

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는 품격을

자녀들에게 요구하며 교육을 시켰었다.


그러나 80년대 키드에게는

강남의 롯데월드가 더 대단하게 느껴졌었다.


명동, 광화문, 종로, 신촌 정도만 흥미가 있었을 뿐

다른 지역은 매우 조용했던 기억이 난다.


[특집]서울의 '우백호' 명당 중의 명당


그래도 가끔 익사이팅한 것이 있었으니


"맷돼지" 출몰이였다.

"북한산" 등선을 타고넘어와


민가에서 먹이를 뒤지다가 도망치는 모습이

흡사 무장공비와 비슷하기도 했다.

(북악 스카이웨이 입구에 김신조 동상이 있었던 것을
맷돼지로 바꾸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3.

맷돼지는 야수다.

출몰하고 조용히 돌아가면 좋겠지만

배고파 내려온 야수가

조용히 돌아갈 것을 바란다면

무리가 아닐까 한다.


가끔 뉴스를 보면

종로에 나타난 맷돼지가

가게를 박살내고

달려오는 차를 공격하여

훼손시켰다는 내용을 보게된다.


내려오면 반드시

무엇인가 부시고 돌아간다.


외모와 힘도 결코

무시못할 정도로

공포스럽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산 자락의 맷돼지는

근절되지 않는다.


심지어 강북구 아파트에 사시는

어머니 집에서도


지난 주에 산책길에 나타났다고 한다.


검색을 해보니

서울시에서 한 해 포획하는 맷돼지 수가 적지않다.

갑자기 엽사(사냥꾼)는 어떤 식으로 라이센스를 얻지?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


Far Cry Primal을 생각났다. 스팀에서 받아놓고 아직까지 해보지 못한 게임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