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는 분명 취향을 탄다. 나쁘다 좋다라고 말하기에는 모든 관점이 취향에서 시작되기에 결코 객관적일 수 없다.
작년에 “중년”들에게 핫했다는 “헤어질 결심”이라는 영화는 오픈된 커뮤니티에서 말 잘못했다간 집단 린치를 당할 것 같은 무시무시한 팬덤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작년 여름과 초가을에는 “헤어질 결심”에 대해 “내 취향 아니야, 별로임”이라는 말을 함부로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나의 준거집단에서는 반대였다.
대부분 무관심하거나 보았다고 한 들, 그닥 좋은 평가를 하지않았다.
나름 분석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감성 또는 복잡한 속내”에 대해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것보다는 논리적 난제를 해결하는 성취감과 미래기술에 대한 기대감으로 흥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IT 엔지니어 집단에게 명제가 불분명하고 각자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감성은 우호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논리 또는 개연성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각자 마음대로 해석하세요 식의 “감성의 복선으로 가득한 영화”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음은 물론 심할경우 거부감까지 느낄 수 있었다”
라고 잠깐 생각했지만…
진실은 단순하다. 그냥 재미가 없는 것이다. 재미없는 것에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그냥 재미가 없는 것일 뿐이다. 각자의 취향이 다른 것이고 내 주위가 비슷한 성향을 가진 것일 뿐이다. 나를 포함한 주위의 지인들 중에 주성치 광팬(파괴지왕, 월광보합, 쿵푸허슬에서 무슨 논리가 있겠나?)이 많은 것을 보아서도 논리적, 개연성 따위와는 무관하다.
2.
며칠 전 오스카에서 헤어질 결심을 선정하지 않았다고 엄청난 비난의 기사들이 나왔다. 물론 국내기사 밖에 보지 못했기에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로튼토마토의 넘사벽 점수를 보면 해외도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여하튼, 영화의 호불호를 떠나 노미네이트 되지 못했다는 것은 왠지 아쉽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단지 국내 영화가 해외에서 잘됬으면 하는 바램일 뿐이다. 그리고 내가 그 영화에 감흥을 못느낀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런생각을 가졌었구나라는 “검증”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깨달음을 얻게되었다.
”팬덤이 과하다면 다른 집단의 말도 들어보자…”
3.
가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일반화”하여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것은 팬덤의 오지랍이라고 생각된다. 요즘들어 K-문화에 대한 지나친 오지랍이 보인다. 취향은 취향일 뿐이다.
만약 “헤어질 결심”의 내용을 영화가 아닌 [jtbc 사건반장]에서 다루었다고 생각해보면 댓글에 어떤 단어들이 나왔을까? [미제연쇄살인, 불륜, 중국인 범죄, 불법노동자 추방] 등등의 혐오단어로 도배되지 않았을까?
유튜브 알고리즘은 언제나 이 채널을 보게한다.
“헤어질 결심”의 팬덤이 강하지만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고 미화하기에는 스토리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