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생각 #6
개발자는 질문에 답하며 우쭐대는 사람들이 아니다.
세상 모든 일에 왜?라는 질문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다.
최근에 개발 이야기와 Tech Writing에 관련된 글을 다시쓰게 되었는데, 이유는 단순했다. "고객과의 소통"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영업하러 갔더니 강의가 되어버리거나 의도하지 않게 발생하는 비매너 견적요청에 대해 사전에 방지하고 싶었다. "서로에게 시간은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개발문화와 외주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개발자 삶"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유는 고객 중에는 지인관계에 있는 선후배 개발자들도 있는 데, 그들과 업무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삶"에 대한 의문으로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개발자는 타 업종에 비해 "상대방에게 질문이 많은 사람들"이 많다. 그런 질문을 꾸준히 주고받다보니 한 가지 질문을 얻게 되었다.
왜?우리업종은 Technician으로 사는 법만 떠들어대고
인간으로 사는 삶의 질문에는 냉소적인 자학만 할까?
이런 말을 들은 후, 며칠 간 머리 속에 뭔가 무거운 것을 담고 다녔다. 왠지 가찮은 내 생존이야기를 공유해야 할 듯해서이다. 사실 "나"라는 컨텐츠로 글을 쓰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나 개발 이야기 포스팅을 쓰면서 "나"에 대한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분석할 대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잘하던 못하던 실행과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경험이 필요했다.
다음은 은퇴를 고민하는 직장개발자들에게 자영업 개발자인 내가 할 수 있는 몇 마디이다. 내 자신도 저 몇마디에 강한 확신을 하지않지만 반론도 가지고 있지 않다.
1.
주위 사람 대하는 것부터 배워라
나만 그랬을까?
지금 잘나가는 다른 개발자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좋은회사? 괜찮은 커리어? 나만의 스킬?
이것에 대한 자부심이 내 영혼을 지탱하지 않는가?
그런데 언제까지 유효할까?
자신감이 넘치다보면 사람에게 실수한다.
누구나 그렇다. 그런데 그런 사람, 모두가 싫어한다.
회사에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도
회사에 있을 때나 의미있는 것이다.
회사를 나갔을 때도, 불려지는 사람이 되라.
지금부터라도 동료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편한사람이 되라
은퇴후
나에게 일을 줄 고객은
직장동료일 확률이 높다
2.
사람을 얻는 것 이상으로 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의 중심이 "나"인 사람들이 있다.
어떤 판단에서
좋거나, 싫거나를 명확히 표현하지만
정작 중요한 정량적 근거를 제시못한다면
이번 생에서는 같이 가서는 안되는 사람이다.
중심이 "나"여도
모두의 이익을 위한
계산법이 존재하면
같이가도 무방하다
문제는 "나 외에는 알게뭐야"
식의 위험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 개발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먹여살려준다.
형제애(Brotherhood) 없이 생존은 불가능하다.
3.
꾸준히 기술교류를 해라
Tech Blog(github은 필수)을 운영하며
지금 시장에 필요한 기술을
꾸준히 포스팅하고
예제나 오픈 프로젝트로
공유해야 한다.
개발자의 상품은
"기술"이다
나라는 상품을
완성된 프로덕트나
오픈소스로
꾸준히 증명해야 한다
의외로 수백명의 개발자를 가진
Tech 대기업조차도 기술트랜드를
따라가지 못한다
일도 많고 규모도 크기에
위험성을 감수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는
대부분 아웃소싱을 한다
그런 시장을 노려야 한다
결국은 그런 회사의 직원과 지인관계를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소셜이던 오프라인이던 모임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가치있는 기술상품이 되어주어야 한다
4.
무엇보다도 심신이 중요하다
은퇴가 현실화되는 시점은 50대라 본다.
문제는 그때부터 갱년기 장애가 온다는 것이다.
경험하기 전에는
이해하지 못한다.
감정이 조절안되고
능력이 급속도로 저하된다.
결국, 내 현재의 능력을 감가상각하여
일을 계획해야 한다.
요즘 뉴스를 보면
묻지마 폭행에 50대가 많이보인다
남이야기 같지 않다
먼저 감정조절이 힘들어진다
별일도 아닌데 분노와 슬픔이 "순간"몰려온다
특히 거래처를 대하다보면
비논리적인 감정변화를 느끼게된다
내가 저런 것들에게 무시당해야 하나?
라는 현상인데 그 때는 자신이 노화현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늙었다는것은 효율이 떨어진다는것이다.
무시당했다고 느끼는 것의 대부분은 내가 정말 못한 경우가 많다.
5.
현실은 N잡러다.
개발자 연봉이 타업종에 비해 높지 않은가?
아쉽게도 나와서 그만큼 벌긴 힘들다.
그런데 외주용역은 월급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오래 못한다.
병원값이 더 들어간다.
중간중간 쉬어야 한다.
결국은 밸런싱이다.
1년에 과몰입으로 외주용역하는 개월수를 6~7개월로 잡고 나머지 기간을 개발 외의 직업으로 수익을 창출하면 연봉보다는 못하지만, 살만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워라벨까진 아니어도 개발하다 죽을지도 몰라라는 두려움은 사그러진다(열심히 한다면 말이다).
개발자가 되지 말고 자영업자가 되어야 한다.
영혼이 개발자라면생존이 불가능하다.
직장인때 기름기는거만한 기름기라면
자영업자의 기름기는
능글능글한기름기이다.
언제나 먼저 전화하고
이유없이 친해지고
서로를 아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리가 남이가!"는
자영업자의 기본자세이다
베이비부머, 인구감소, 노령화 문제는 전세계 트랜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K-노령화로 개코인의 아버지인 일론 머스크조차 걱정할 정도로 유명하긴 하지만 해외에서도 노령화는 만만치 않은 화제다. 그러다보니 늙은 개발자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유튜브 동영상도 종종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