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다는 감정도 전기신호에 불과할까
요즘 나는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다.
큰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마음은 오래전부터 흐릿했다.
출세, 성취, 성공.
그런 단어들은 나를 전진시키기보다
그냥 피로하게 만들었다.
어릴 땐 열등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했고
그러다 보니 남을 이기고 싶다는 욕망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이게 좋은 일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욕망 없는 삶은 편안한 동시에 좀 심심하다는 점이다.
그렇게 무기력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상태로
적당히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상하게도
처음 해보는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영상에 나만의 감정이나 분위기를 입히는 작업.
내가 좋아하는 음악에 어울리는 비주얼을 직접 만드는 상상.
이건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 안에서 이상하게 자꾸 끌려오는 감정이었다.
전공도 아니고, 관련 경력도 없고,
엄청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걸 배우고 싶었다.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 건
오랜만의 일이었다.
한동안 나는 욕망이 없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고 생각했다.
실패에 덜 상처받고, 비교에 덜 휘둘리고.
그게 쿨한 삶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막상 욕망이 없으니,
열정도 같이 사라졌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마음이 너무 평온하니,
그 평온 속에 무기력이 자라고 있었던 거다.
영상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한 뒤로 나는 요즘 조금 다르다.
무언가에 빠져들고 싶다는 감정이 생겼고,
내가 만든 걸 누군가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든다.
이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오랫동안 흐릿했던 감정의 귀환이다.
어쩌면 나도 다시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건, 예전의 나보다 지금의 나를 더 흥미롭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