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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음 Mar 19. 2023

이단과 사이비 종교의 기준, 그리고 범죄.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화제가 되면서 요즘 이단과 사이비 종교 문제에 관한 관심이 많다. 여기저기 이단과 사이비 종교를 비판하며 그들을 구분하는 기준을 말한다. 세상이 말하는 기준을 보고 있자면 본질은 감추고 겉표면만 말하고 있는듯하다.

이단(異端)은 한자를 풀이하면 '끝이(端) 다르다(異)'라는 뜻으로, 사전적 의미로는 정통 이론에 어긋나는 사상 및 방식을 칭한다. 종교적 의미로는 기성 종교의 정통 교의에서 많이 벗어난 교리, 주의, 주장 등의 조작을 총칭하는 말이다.

그런데, 기성 종교와 그 정통 교의는 누가 정의하는가?

실제 어원은 사시이비(似是而非)의 준말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주 다른 것을 뜻하는 고사 성어로, 한자를 그대로 풀어보면 "비슷하지만 아닌 것"이다. 다시 말해 단순한 가짜가 아니라, 의도를 가지고 "진짜인 척하는" 가짜여야 한다는 것이다.

가짜나 '진짜인 척하는 가짜'는 오직 진짜가 정하는 것인데, 그럼 진짜는 누가 정하는가?


다음은 CTS 기독교 TV 사이트에서 가져온 이단과 사이비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이단"이란?

'이단성'을 넘어 성경과 기독교 정통 교리에서 벗어나 파당을 이뤄 기독교 신앙의 기본 교리이자 일치의 공통분모인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 삼위일체, 성경, 교회, 구원에 대한 신앙 중 어느 하나라도 부인하거나 현저히 왜곡하여 가르치는 주장이나 단체, 사람


 "사이비"란?

해석의 차이나 견해의 차이가 아니라 기독교를 배경으로 하여 기독교의 이름으로 존재하고 활동하지만 탈 기독교적 반사회적인 주장이나 단체, 사람


위의 정의는 한 기독교 종파의 주장이다. 아마 대부분의 종교와 그 종파가 이와 비슷한 정의를 내리고 있는듯하니 이 정의를 보편적인 개념으로 보고 살펴보면 될 듯하다.


위 주장에서 핵심 키워드는 "정통 교리"와 "탈 기독교적"이다. 그럼 중요한 것은 누가 "정통"을 정의하고 "기독교적"인 개념을 정의하는가이다. 누가 '진짜'를 정의하고 '진짜인 척'하는 것을 구분하는가이다.


정의하는 이는 바로 '내'가 믿는 종교와 종파'다. 당신이 믿는 종교나 종파가 바뀌면 그 정의도 바뀐다. 이단과 사이비를 결정짓는 기준은 '나'다.


누구든 다른 이를 "이단이다", "사이비다"라고 비판하는 사람은 거꾸로 "나는 이단이 아니고 사이비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종교는 정통이다."라는 가정을 바탕에 깔고 있다.


세상의 종교 가운데
한때 이단이 아니었던 종교가 있을까?

세상의 종교 가운데
지금 이 순간 어떤 누군가에게 이단이 아닌 종교가 있을까?


이단을 말하는 이에게 묻고 싶은 말이 있다.

세상의 종교 가운데 한때 이단이 아니었던 종교가 있는가?

세상의 종교 가운데 지금 이 순간 어떤 누군가에게 이단이 아닌 종교가 있는가?


이단이나 사이비라는 말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공격하기 위한 표현이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주장이다.

정해진 정통이나 교리는 없다. 오직 정해진 정통이나 교리라고 주장하는 주장만 있을 뿐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믿음이 있다. 다른 이의 믿음을 존중하면 이단이나 사이비라는 말을 쓸 까닭이 없다.


나는 모든 이의 믿음이 존중받기를 바란다. 믿음 그 자체로 공격받거나 무시당하거나 차별받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단'이나 '사이비'라는 어떤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 범죄는 막아야 하고 처벌받기를 바란다.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의 본질은 범죄다. 그래서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라는 말보다 '범죄'라는 말을 쓰고 싶다. 굳이 종교라는 말을 써야 한다면 그냥 '종교 범죄'라는 말을 쓰고 싶다. 그저 종교를 이용한 범죄일 뿐이다.


이 문제의 본질은 범죄다. 그저 범죄이고 사회는 범죄를 예방하고 단죄하면 된다.



사족 (P.S.)

그런데, 

정해진 범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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