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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반 Dec 25. 2016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 가자!!

03. 노이슈반슈타인 성 (셋째날)

"삼촌! 독일에 가면 디즈니 성이랑 똑같은 모양의 성이 있대"

"디즈니가 이 성을 보고 디즈니 성을 만든 거래"

인터넷으로 독일에 대해 검색하던 조카가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는지 나를 불러 디즈니 성 얘기를 한다.


"우리 거기도 한번 가볼까?"

조카가 하고 싶은 말을 먼저 꺼내보았다.


"응!! 근데 삼촌도 보고 싶지 않아?"

얼굴에 미소를 한껏 내뿜으며 얼른 대답한다. 그러면서 마치 자기 때문에 가는 건 아닌 듯이 각색도 한다...ㅋ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경로


호헨슈방가우로 이동
셋째날 여행일정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퓌센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이자 디즈니 성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디즈니 만화를 접해본 사람들이라면 호기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보니 퓌센은 작은 도시임에도 많은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듯하다. 조카들은 이미 출발 전부터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퓌센 시내에서 차로 약 10분 정도 떨어진 호헨슈방가우 지역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호헨슈방가우에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보이는 위치에 많은 호텔들이 들어서 있다. 우리도 처음엔 호헨슈방가우에 숙소를 잡으려고 했으나 전망이 좋은 호텔은 이미 예약이 다 차서 예약이 불가능했다. 사실 우리처럼 잠만 자고 이동하는 사람에겐 전망이 그리 중요친 않은데.. 늘 여행지에서 숙소를 정할 때는 전망을 우선순위에 두는 건 여행에 대한 기대 때문일까?..


시차 때문인지.. 설레어서 잠을 설친 건지.. 조카들이 먼저 일어나 아침 먹으러 가자고 난리다.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 시간이 되자마자 식당으로 내려가 아침을 해결하고 곧바로 호헨슈방가우로 이동했다.


호헨슈방가우에 다다르니 멀리 금빛의 호헨슈방가우 성과 흰색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보인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너무나 유명한 탓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호헨슈방가우에는 노이슈반슈타인 성과 함께 호헨슈방가우를 대표하는 또 다른 성인 호헨슈방가우 성이 있다. 호헨슈방가우 성은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지은 루드비히 2세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성 관람 시 제공되는 오디오 서비스를 통해 두 성의 역사와 의미를 알 수 있다.


두 곳 모두 입장료가 있고 기본적으로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도 제공이 된다. 오디오 서비스가 제공되다 보니 시간 간격을 두고 약 20여 명 정도가 함께 입장을 해야 하며, 대기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사전 예약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사전 예약 시에는 예약비가 추가된다. 다행히 한국 방문객이 많아서인지 한국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었다. 우리의 관심은 노이슈반슈타인 성이었기에 노이슈반슈타인 성만 관람 예약을 하고 시간이 여유가 있으면 호헨슈방가우 성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매표소에서 성까지 이동거리가 있다 보니 매표소 운영시간이 성 운영시간보다 1시간 빠르다. 우린 늦으면 붐빌 것을 우려해 좀 무리하더라도 첫 타임 관람시간으로 예약했다.

티켓센터 및 노이슈반슈타인성 운영시간


입구에 주차를 하고 매표소에 들어가니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사람들이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있었다. 사전 예매를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예약한 티켓을 찾으려는데 예약자에 이름이 없단다. 그럴리가!! 서둘러 출력해간 예약증을 확인해보니 전날 날짜로 예약되어 있었다...--;; 곧바로 입장 가능한 시간을 확인하니 우리가 들어가려고 했던 시간을 포함해 2타임이 벌써 매진이 되어 있었다. 결국 9시에 입장하려던 계획은 11시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고, 예약비와 시간은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우리가 들어가려고 했던 시간을 포함해 
2타임이 벌써 매진이 되어 있었다.


현장 구매 시 원하는 시간대에 구매가 불가능함을 체험하고 나니 성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린 계획을 수정하여 호헨슈방가우 성 주변을 먼저 둘러본 뒤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관람하기로 하고 호헨슈방가우 성으로 향했다.



호헨슈방가우 성

매표소를 나오니 마차가 성까지 타고 갈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손님을 기다리는 말이 불쌍해 보였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에겐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았다.


호헨슈방가우 성은 매표소에서 도보로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다. 마차를 이용해서 갈 수도 있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우린 가까운 길로 성까지 들어가서 마차가 다니는 알프제 호수 앞길로 멀리 돌아오는 코스로 성을 둘러보기로 했다.


호헨슈방가우 성은 가까이 있어 걸어서도 충분히 접근이 가능했지만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 약 40분 정도를 걸어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보통은 버스나 마차를 많이 이용하기도 한다. 버스와 마차는 모두 유료이며, 버스는 매표소 앞에 있는 정류소에서 타서 약 10분이면 도착한다. 우린 버스를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오는 것으로 계획하고 서둘러 호헨슈방가우 성으로 이동했다.

호헨슈방가우 지역 관광 지도


가까이 관찰한 호헨슈방가우 성은 우리가 상상한 고대 유럽의 성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성이었다. 비록 노이슈바슈타인 성의 유명세에 별로 관심을 받진 못했지만..  

우리가 성을 둘러보는 동안 관광객을 거의 만나지 못했을 정도로 외면받고 있는 점이 안타까웠다. 원래 호헨슈방가우의 주인은 호헨슈방가우 성이었는데..


호헨슈방가우 성에서 보니 접근성이 가장 좋은 P4 주차장이 바로 옆에 있는 것을 알았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으로 가는 버스 정류소도 주차장에서 가까이 있었다. 우린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멀리 있는 P1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올라오는 수고를.. 어쩐지 주차장엔 차가 거의 없었는데 매표소에 사람이 많은 게 이상하더니.. 다들 P4 주차장에 주차를 했나 보다.

P4 주차장(접근성이 가장 좋다)


호헨슈방가우 성으로 올라가니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조금 더 잘 보인다. 멀리서 봐도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고급스러워 보였다.

호헨슈방가우 성에서 바라본 노이슈반슈타인 성


성을 둘러보고 알프제 호수 방향으로 이동하기 위해 성의 입구 방향으로 나왔다. 아마도 중세시대에는 이 길을 이용해서 말과 마차가 들어가고 나왔을 것이라 생각하니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말을 타고 성으로 들어가는 장면들이 연상되었다.


알프제 호수까지 가는 길은 말과 마차가 올라올 수 있도록 잘 정비되어 있다. 


호헨슈방가우 성에서 내려오니 바로 옆에 알프제라는 호수에서 백조들이 여가를 즐기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루드비히 2세가 게르만 신화 속 백조의 기사가 살게 될 성이라 여겼기 때문에 '백조의 성'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아마도 그런 의미에서 백조를 이 호수에 살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슈방가우성과 호수에서 백조와 놀다 보니 어느새 노이슈반슈타인 성 관람 시간이 다 되어 서둘러 버스를 타러 이동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버스, 마차, 도보 이렇게 3가지 접근 방법이 있는데 도보로는 약 40분이 소요되고 마차는 가격도 비싸고 승차감도 좋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버스를 이용한다. 우리도 버스를 타고 올랐다가 내려올 때 걸어서 내려오는 방법을 택했다. 매표소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마리엔 다리 근처에 내려 조금 걸어가니 디즈니 만화에서 연상되는 성의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이 성의 모습에 반해 사진 찍기에 바빴다.

노이슈반슈타인 성


원래는 이곳에서 내려 뷰포인트인 마리엔 다리를 갔다 와야 하는데 마리엔 다리가 공사 중인 관계로 접근이 금지되어 있어 아쉽게도 마리엔 다리까지는 갈 수 없었다. 

마리엔 다리


입구로 들어가니 우리와 같은 시간에 들어갈 관람객들이 문이 열리기만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화려한 성의 내부는 눈으로만 감상할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를 따라 성의 역사와 각각의 방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면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성 내부가 보존도 잘되어 있고 우리에겐 생소한 부분도 많아 관람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특히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가 제공되어 그저 디즈니 성으로만 알고 방문한 사람들은 물론 어린아이들까지도 성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관람을 할 수 있어서 좋다. 


관람이 끝나면 여느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출구에 기념품 판매장이 있었는데 기념품에 왕실이라는 브랜드가 붙어 가격이 좀 비싼 편이었다.


성 내부 관람을 끝내고 밖으로 나오니 확실히 멋있고 웅장한 모습이 디즈니가 반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비슷한 생각인지 성주변에서 성의 모습을 담으려는 사람들이 뷰포인트를 찾아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성의 역사에 대해 알고 나니 성을 짓느라 재정을 낭비하다 파산한 루드비히 2세가 당시에 했던 행동은 정말 무모한 행동이었지만 그 결과가 후세 사람들의 감탄과 관심을 받게 한 것을 보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호헨슈방가우 성이 햇빛을 받아 금빛으로 빛나고 있어 호헨슈방가우 성의 새로운 매력을 뿜어냈다. 호헨슈방가우 성과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보니 조용하고 아담한 도시에 이 성을 짓는다고 얼마나 시끄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이 성이 없었어도 충분히 좋은 도시였을 텐데.. 군주의 욕망이 백성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큰 교훈을 얻어가는 느낌이다.

호헨슈방가우의 알프제 호수와 호헨슈방가우 성


성을 충분히 감상한 후 우린 약 40분을 걸어서 주차장까지 내려왔다. 얘기하며 둘러보며 내려가다 보니 40분이라는 시간이 전혀 체감되지 않았다. 



알펜가도

우린 퓌센 관광을 끝내고 다음 목적지인 트리베르크로 이동하기 위해 알펜가도를 타고 이동했다. 알펜가도는 독일 관광청이 추천한 8개의 관광가도 중 하나로 독일 남쪽 국경을 따라 이동하는 도로이다.

독일의 관광가도(출처 : 바이에른 관광청)


알펜가도는 베르히테스가덴에서 린다우까지 연결되는 도로로 바이에른 지방의 알프스를 방문하기 쉽게 하기 위해 생겨난 도로라고 한다. 우린 중간지점인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에서부터 퓌센을 거쳐 린다우까지 알펜가도를 타고 이동했다.

알프스 가도(출처 : 바이에른 관광청)


알펜가도는 유명세만큼이나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마치 스위스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알프스의 설산과 푸른 초원이 계속해서 나타났다. 


린다우까지 알펜가도를 따라 기분 좋은 드라이브를 즐긴 후 휴식을 취할 겸 프리드리히스하펜에 들러 식사와 쇼핑을 겸한 뒤 목적지인 트리베르크로 향했다.



여행 참고

1. 노이슈반슈타인 성 관광안내 홈페이지(http://www.neuschwanstein.de/englisch/palace/index.htm)

노이슈반슈타인 성에 대한 역사와 관광을 위한 대한 정보가 나와있다.


2. 호헨슈방가우 티켓센터(https://www.hohenschwangau.de/430.html)

노이슈반슈타인 성과 호헨슈방가우 성 관광안내와 관람 예약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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