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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반 Jan 08. 2017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 가자!!

04-1. 트리베르크 폭포 / 시계박물관 (넷째날 오전)

여행을 며칠 앞두고 아빠가 이번엔 어디를 가느냐고 물으셔서 독일로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빠가 되물으셨다.

"이왕 가는 거 여러 나라를 좀 돌아보고 와야지 독일만 가면 너무 아깝잖아?"


다시 아빠에게 우리나라로 치면 전라도와 경상도의 주요 도시를 돌아보는 거라고 다시 설명했지만 해외여행 자체가 쉽지 않았던 시절에 살아오셨던 아빠에게 10일 동안 한국가만 여행한다는 건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빤 이번에도 저번 여행처럼 똑같이 말씀하셨다. 

"내가 여행 가면 너처럼 안 갈 거다."^^;;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경로


트리베르크
넷째날 여행일정


전날 알펜가도를 지나 안개가 짙은 숲길을 한참을 달린 후 저녁 8시가 넘어서야 도착한 트리베르크는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은 채 인적도 보이지 않는 조용한 시골 도시의 느낌이었다. 우리를 반기는 건 도로와 건물에 설치해놓은 크리스마스 불빛들이었다.^^;; 

트리베르크의 숙소


트리베르크는 퓌센에서 알펜가도를 따라 콜마르까지 이동 중 검은 숲이라고 불리는 슈바르트발트를 지나게 되어 1박의 장소로 선정한 도시이다. 슈바르트발트는 빼곡한 나무들로 인해 하늘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검은 숲'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동화 '헨델과 그레텔'의 배경이라는 점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빼곡한 나무들로 인해 하늘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검은 숲'이라고 불린다.


'로마인 이야기'에 보면 카이사르가 게르만족과 싸우기 위해 빛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빼곡히 솟아있는 나무들을 일일이 베어가며 길을 만들어 이동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아마도 그때 그곳이 슈바르트발트였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트리베르크에는 독일에서 가장 높은 트리베르크 폭포와 함께 나무가 가득한 도시이다 보니 목재를 이용해 만든 뻐꾸기시계가 유명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트리베르크 폭포

숙소에서 폭포까지는 10분 정도 거리에 있어 우린 아침 일찍 움직여 독일에서 가장 높다고 하는 트리베르크 폭포 주변을 산책 후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기로 계획하고 일찍 움직였다.


트리베르크 폭포 안내서는 관광객들을 위해 트리베르크 폭포를 산책하는 3가지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Cascade Trail (45분) : 간략히 폭포만 보고 오는 코스

Culture Trail (60분) : 폭포와 교회 등 문화재 주변을 산책하는 코스

Nature Trail (90분) : 폭포와 주변의 숲을 산책하는 코스

트리베르크 폭포 산책 코스


우린 폭포와 함께 산림욕을 할 수 있는 Nature Trail 코스로 선택하고 산책을 시작했다. 겨울이어서 7시인데도 불구하고 해가 뜨지 않아 어둑어둑했다. 폭포 입구에 들어서니 입장권 판매소가 있지만 출입을 차단하는 장치도 없고 아직 출근 전인 건지 매표원도 없어 그냥 들어갔다.

매표소에 붙어있는 입장료 안내서


입구에서 약 10분 정도 걸어가니 바로 폭포가 나타났다. 트리베르크 폭포는 7단으로 떨어진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도 많은 폭포를 봐서 그런지 독일에서 가장 높은 폭포라고는 하지만 큰 감흥은 없었다. 하지만 엄청난 유량으로 인해 폭포 소리는 너무나 우렁차고 시원해서 폭포 소리를 계속 듣고 싶어 오랜 시간 머물러 있었다. 조카들이 빨리 가자고 보채지 않았다면 한참을 더 머물렀을 정도로 폭포 소리는 매력적이었다.


트리베르크 폭포


이른 시간 이어서 그런지 우리 외에는 산책하는 사람을 전혀 만나지 못했다. 폭포 주변은 구간마다 표지판이 있어 안내가 잘 되어 있지만 폭포를 벗어나니 안내 표지판이 없어 길을 헤매었다. 안내서에는 갈림길이 없었는데 갈림길이 두어 번 나타나 안내표지판이 나올 때까지 앞으로만 걸어갔는데 벌목현장이 나타나 다시 다른 길을 찾아야 하기도 했던 것이다. 더구나 나무가 빼꼭한 숲 속인 데다 인적도 없다 보니 살짝 겁도 났다. 이런 곳이라면 '헨델과 그레텔'의 소재가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산책로인줄 알고 갔더니 벌목 현장이 나타났다.
길을 헤메자 다시 되돌아가자며 불만을 터트리는 조카들


다시 길을 찾아 폭포를 따라 내려오니 어느새  90분이 훌쩍 지나있었다. 트리베르크 폭포는 독일에서 가장 높은 폭포라는 거창한 타이틀에 비해 규모와 관리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뻐꾸기시계

트리베르크 폭포 입구 근처에는 1,000개의 뻐꾸기시계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뻐꾸기시계 상점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들른다고 하여 우리도 아침식사 후 상점을 방문했다. 원래 이 도시가 뻐꾸기시계로 유명하다 보니 뻐꾸기시계를 판매하는 상점은 많이 있다. 하지만 1,000여 개나 되는 뻐꾸기시계를 판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상점에 들어가 보니 정말 다양한 뻐꾸기시계를 판매하고 있었다. 뻐꾸기시계뿐만이 아니라 나무를 조각해 만든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관광객들의 구매욕을 충분히 자극할만했다. 하지만 가격이 상당해 선뜻 구매하기가 쉽지는 않을 듯하다. 선물용으로도 개인 소장용으로도 마음에 드는 시계가 많았지만 한국까지 가져가는 것도 쉽지 않고 가격도 만만치 않아 결국 구경만 하고 푸르트 방겐으로 이동했다.



시계박물관

시계박물관은 트리베르크에서 약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푸르트방겐에 있다. 트리베르크에서 푸르트방겐으로 가는 길에는 집보다 키가 큰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자연 풍경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이어서 속도를 늦춰 경치를 감상하며 천천히 이동했다.


지나가다 보니 친환경을 위한 것인지 나무가 풍부해서인지 목재 연료를 사용하는 듯 나무토막들을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쌓아놓은 집들이 간간이 보였다. 그동안 몇몇 관광업자들이 개발을 해야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논리로 마구잡이 개발도 하고 규제도 풀어왔지만 지금은 오히려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을 찾아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보면서 한국은 그동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처럼 거위의 배를 가른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다. 한국의 갯벌과 산양, 야생화를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모이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우리가 그동안 거위의 배를 가른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내비게이션이 길을 잘못 알려줘 푸르트방겐에서 길을 좀 헤매긴 했지만 시계박물관은 도로변에 있는 데다 건물이 눈에 띄어 찾는 데는 어렵지 않다. 박물관 관람객을 위한 주차장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도로변에 있는 유료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시계박물관 가는 길



시계박물관(측면)
시계박물관 입구


박물관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18세 미만 어린이의 경우 어른과 함께 관람을 할 경우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어린이를 위한 복지제도가 매우 잘되어 있는 점이 부러웠다. 


시계박물관 운영시간 및 입장료


박물관에는 고대부터 현재까지의 시계들이 설명과 함께 전시되어 있어 조카들도 호기심 있게 관람했지만 모든 설명이 영어와 독일어로 되어 있다 보니 호기심이 오래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정말 다양하고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시계들이 전시되어 있어 시계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러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도 물시계와 해시계를 발명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단순히 해시계 물시계만 전시하지 말고 관련 변천사와 실물을 함께 전시하면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획의 아쉬움이 느껴졌다.



여행 참고

1. 트리베르크 폭포 관광안내(http://www.triberg.de/index.php?id=278)


2. 시계박물관 관광안내(http://www.deutsches-uhrenmuseum.de/no_cache/en/star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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