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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반 Feb 04. 2017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 가자!!

05. 스트라스부르 (다섯째날)

"너희들 독일 가면 밥도 김치도 못 먹고 빵만 먹어야 하는데 괜찮겠어?"

여행을 며칠 앞두고 식사에 대해 조카들에게 미리 주의를 주었다.


"괜찮아!! 우린 빵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10일 동안 빵만 먹을 수 있어. 삼촌 걱정이나 해!!"

녀석들은 아주 당당하게 자신했지만..


결국 5일째 되는 날 조카는 항복하고 말았다..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경로


스트라스부르 대성당
다섯째날 여행일정


우린 전날 맛보기로 본 스트라스부르 크리스마스 마켓을 본격적으로 경험하기 위해 아침을 먹자마자 체크아웃을 하고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을 향해 움직였다.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은 스트라스부르의 가장 유명한 건축물이자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첨탑의 높이는 142m 에 달하며 19세기까지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 

성당 내부에는 '천사의 기둥'과 스위스 장인들이 만들었다는 천체 시계가 있는데 매일 12:30이 되면 인형극이 진행된다. 내부의 332개의 나선형 계단을 통해 첨탑에 오르면 스트라스부르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로 갈 수 있다. 

[다음 백과] 참조


우리의 계획은 

오전 - 대성당 앞 크리스마스 마켓 관광

점심 - 천체 시계 퍼포먼스를 관람

오후 - 구시가지 관광 유람선 탑승

저녁 - 클레베르 광장 크리스마스 마켓 관광

이었지만 여행이 늘 그렇듯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다..;; 


전망대를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300여 개에 달하는 계단을 오르다가는 전망대에 오르기도 전에 지칠 것 같아 전망대는 포기했다.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리는 구시가지 지도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으로 가기 위해 전날과 마찬가지로 주차를 한 후 구시가지를 감싸고도는 강을 건너 구시가지로 들어갔다. 구시가지는 이미 오전부터 관광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대성당은 엄청난 높이로 인해 구시가지 어느 곳에서도 눈에 띄어 쉽게 찾아가기가 쉽다.


거리엔 분장을 하고 마임을 하고 있는 사람도 만날 수 있다. 마치 동상처럼 서있다가 사람이 다가오면 반응을 해 깜짝 놀라곤 한다. 기념사진을 찍으려면 앞에 놓여있는 작은 통에 돈을 기부하는 거리공연이다. 다만 일부 사람들의 경우 이런 게 익숙하지 않아 사진만 찍고 그냥 가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눈짓으로 동전통을 가리키며 신호를 준다.^^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은 유명세만큼이나 규모도 엄청났다. 전체를 찍으려면 한참을 뒤로 물러서서 찍어야 전면을 겨우 찍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규모뿐만 아니라 건물 외벽을 가득히 메운 수많은 장식만 보더라도 눈길을 끌만큼 화려함과 섬세함이 느껴졌다.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라스부르를 방문할 가치가 있었다.


착공부터 완공까지 3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 공을 들인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런 아름다운 건축물을 소유한 이들이 부럽기도 했다.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라스부르를 방문할 가치가 있었다.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정면)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측면)


스트라스부르 대성당 천체 시계 타종

대성당 앞쪽으로는 마켓이 열리고 있어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우린 천체 시계 타종행사를 관람하기 위해 성당 입장 티켓을 사려고 티켓센터를 찾았다가 고민에 빠졌다. 12:30에 종을 치고 11:30부터 입장이 가능한데 입장하기 1시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성당 입장을 위해 입구 앞에 줄을 서있다(사진 오른쪽 아래)
성당 입장을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사진 왼쪽 길게 줄서있는 사람들)


우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려고 하는 것은 분명히 볼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판단하고 오전 크리스마스 마켓 관광을 포기하고 줄을 서서 기다리기로 했다. 약 1시간여를 기다려 들어가니 티켓센터가 있고 그곳에서 입장료를 받는다. 카드는 안되고 현금만 가능하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니 거대한 규모만큼 내부 역시 천정이 높고 넓었다. 유리창은 서양의 대부분의 성당과 마찬가지로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다.


사실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경고 표시가 있긴 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마도 기도하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 것을 우려했던 것 같다. 다행히 우리가 들어가는 시간엔 관광객들을 위한 시간인 듯 기도하는 사람은 없었다.


12시가 되면 대성당에 대한 영상을 틀어주며 영어와 불어로 설명해준다. 한국어 외에는 그저 소리로만 이해하는 우리는 아마도 대성당에 대한 역사와 천체 시계 인형극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만 가능했다.^^;; 


영상은 약 15분 정도 상영이 되며 영상이 끝나자 우리를 비롯한 모든 관광객들이 천체 시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길 기대하며 시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혹여나 놓칠까.. 그리고 기념으로 간직하기 위해 카메라와 휴대폰도 모두 시계를 향하고 있었지만 12:30분이 될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의 천문시계


그리고 12:30분이 되자 천문시계 앞에 종을 들고 앉아있는 천사가 종을 치고 이어서 천문시계 위쪽에 있는 작은 인형이 종을 치고 돌아가는 그런 인형극(?)이었는데.. 약 5분 동안 진행된다. 그리고.. 끝이다..


인형극이 끝나고 나자 여기저기서 아쉬움과 허탈함이 섞인 웃음소리가 들렸다. 여기저기 웅성대는 소리도 함께 들렸는데 그 속에 아마도 '이게 다야?' 하는 말도 섞여있지 않았을까..


결론적으로 인형극은 기다린 시간에 비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선택이었다. 우리도 아쉬움을 안은채 '그냥 마켓 구경할걸..' 하는 생각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 인형극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지 못해 더욱 흥미를 느끼지 못한 것도 있었겠지만.. 의미를 알았다 하더라도 종교를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나에겐 오전을 모두 인형극을 보는데 시간을 소비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나 컸다. 



스트라스부르 바토라마 유람선

대성당을 나와 점심식사 후 타려고 계획했던 바토라마 유람선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선착장으로 향했다. 바토라마는 스트라스부르의 구도심과 주요 시설을 관람할 수 있는 유람선 이름이다.


바토라마 유람선은 2개의 코스로 운행한다. 구도심과 신도심의 주요 시설을 운행하는 코스(A)와 구도심을 한 바퀴 도는 코스(B)이다. 

바토라마 유람선 운행 코스


바토라마는 일반적인 유람선의 모습이 아니라 관람을 위해 지붕과 창문을 모두 투명하게 제작한 독특한 형태여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바토라마 유람선


하지만 선착장 티켓 센터에는 오전에는 볼 수 없었던 긴 줄이 있어 다시 한번 우리를 고민에 빠트렸다. 고민의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전을 기다리는데 시간을 소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한 결과를 얻은데 대한 두려움이 앞선 데다, 시장기를 해결하는 것이 더욱 급했던 우리는 결국 바토라마를 포기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바토라마를 타기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두리 식당

밥은 전혀 문제없다며 자신하던 조카는 밀가루 음식에 점점 지쳐가더니 김치, 고추장이란 단어만 들어도 침이 고인다며 한국음식을 찾기 시작했다. 우린 인터넷을 검색해 대성당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두리 식당'을 찾아갔다.

두리식당 위치


우린 김치찌개, 된장찌개, 불고기 백반 이렇게 3가지 메뉴와 밥 1 공기를 주문했는데, 양이 많아 4명이 먹기엔 충분했다. 오랜만에 맛보는 한국음식인데다 음식 또한 너무 맛있어 대화도 잊은 채 깨끗이 먹어치웠다.^^


한국인 사장님은 조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음료와 밥을 서비스로 주시며 한국인의 정을 느끼게 해주셨다. 요즘은 프랑스에도 한국음식이 인기가 많아 한국음식 동호회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먹으러오는 외국인도 있다고 한다. 아마도 이곳 음식이 맛있어서 외국인에게도 많이 알려진 탓이 아닐까?


프랑스이다 보니 가격은 생각보다 비싸긴 했지만 만족도는 그 이상이었다. 추운 날씨에 오전 내내 밖에서 머물고 여행 일정도 망가져 모두들 기운이 빠져 있었지만 점심식사 후 다시 생기를 찾을 수 있었다. 조카를 핑계로 한국식당을 찾긴 했지만 조카들만큼이나 누나와 나도 기운을 되찾을 수 있었다.

식사 후 너무나 밝아진 조카들


클레베르 광장

한국음식으로 활기를 찾은 후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기 위해 클레베르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으로 가는 길에 보니 알자스 지방의 독특하고 예쁜 건물들이 눈에 띄었다. 우리가 느끼기엔 콜마르보다는 스트라스부르가 더 볼거리도 많고 예쁜 건물들도 많아 콜마르보다는 스트라스부르가 여행지로는 더 적합해 보였다.


알자스 지역의 예쁜 건물들을 미니어처로 만든 관광상품들도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대성당 앞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 옆으로는 어린이들을 위한 조그만 놀이기구가 있어 아이들의 인기를 끌었다. 


오후가 되니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해 유럽 최대 규모의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말이 다시 한번 실감이 났다. 정말 유럽 관광객들은 모두 이곳으로 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클레베르 광장으로 가는 길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클레베르 광장에는 예상한 대로 많은 사람들이 마켓을 구경하고 있었고 우리도 이것저것 둘러봤지만 콜마르에서의 마켓 상품, 대성당에서의 마켓 상품들과 큰 차이가 없다 보니 크게 관심이 가지는 않았다.

클레베르 광장의 크리스마스 트리와 관광객들


우리의 관심을 받은 것은 버스킹 공연이었다. 우리처럼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고 자유로운 문화이다 보니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관광객도 있어 재미를 더했다.

클레베르 광장의 버스킹 공연


우린 야간에 이동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스트라스부르에서의 여행을 끝내고 더 많은 인파가 몰리기 전에 다음 목적지인 슈투트가르트로 이동했다. 



여행 참고

1. 바토라마 예약 안내(http://www.batorama.com)


2. 바토라마 관광 지도(http://www.batorama.fr/UserFiles/image/BATORAMA_plan_3D_KS.b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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