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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반 Oct 02. 2017

스위스 여행 가자!!

04-2. 아레 협곡 (넷째날 오후)

일일 용돈 제안 이후 조카들은 사고 싶은 물건이나 먹고 싶은 음식이 나타나면 살지 말지를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했다. 물론 때때로 조언이 필요하긴 했지만 판단은 조카들에게 직접 맡겼다. 


물건을 구매할 때는 아는 단어를 꺼내가며, 그리고 몸 언어를 이용해 가며 각자의 용돈으로 직접 계산을 했다. 처음엔 판매하는 분에게 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 걱정했지만 옆에서 보니 어른들의 몸 언어와 별로 다를 것이 없었다.^^;;


만약 감정에 치우쳐 여행 와서도 게임만 한다고 다그치기만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일일 용돈 제안 결과 수동적인 모습에서 능동적으로 달라진 조카들을 보며 환경을 조성해주고 스스로 움직일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느꼈다.^^


스위스 여행경로


아레협곡으로 가는 길
넷째날 여행일정

 : 스위스 트래블 패스 이용



아레협곡을 가기 위해서는 MIB(Meiringen-Innertkirchen-Bahn)를 이용해야 한다. 우린 MIB를 타기 위해 겔머호수를 내려와 버스를 타고 다시 Grimseltor로 돌아왔다. 


MIB(Meiringen-Innertkirchen-Bahn)는 마이링겐과 이너트키르헨을 운행하는 작은 미니 열차이다. 우리나라의 경전철과 비슷한 크기이지만 노선은 훨씬 짧은 듯했다. 정거장 수는 7개밖에 안되고 그중 4개 정거장은 내리거나 타는 사람이 있어야 정차하는 역이다. 3개 역을 제외하면 그만큼 타고 내리는 관광객이 많지 않다는 뜻인데 과연 경제성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경전철의 경제성 문제를 이들은 어떻게 극복했을까 궁금해졌다.

4량의 MIB(Meiringen-Innertkirchen-Bahn)
MIB(Meiringen-Innertkirchen-Bahn) 노선도


아레협곡을 가려면 MIB를 타고 아레슐츠(Aareschlucht) 역에 내리면 된다. 아레슐츠역은 동역과 서역이 있는데 아레협곡이 동쪽 입구와 서쪽 입구가 있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 내려도 상관없다. 동역에서 내리면 아레협곡 동쪽 입구로 들어가서 서쪽 입구로 나와 서역에서 MIB를 타면 되고 서역에서 내리면 아레협곡 서쪽 입구로 들어가서 동쪽 입구로 나와 동역에서 MIB를 타면 된다. 


Innertkirchen Grimseltor 역에서 MIB를 타면 아레슐츠 동역에서 내려 동쪽 입구로 들어가면 되지만 우린 MIB를 타고 터널을 지나가 보고 싶어서 한정거장을 더 이동해 서역에서 내려 서쪽 입구로 들어갔다. 


아레슐츠 동역과 서역은 모두 열차 내에 있는 하차벨을 눌러야만 기차가 정차한다. MIB는 종점인 마이링겐역과 이너트키르헨역, 그리고 Grimseltor 역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역은 모두 하차벨을 눌러야만 정차하는 역이므로 내릴 곳을 잘 확인해야 한다. 

MIB 노선과 아레협곡 구간


아레슐츠 서역에서 내려 안내판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기찻길과 아레강을 건너가야 하는 방향이다. 

아레슐츠 서역에서 내리면 아레협곡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있다.


하지만 아레강을 건너는 좁은 다리를 건너자 안내판이 없어 조금 당황했다.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라 하더라도 길안내 표지판 정도는 있었으면 했는데.. 스위스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지도를 보고 방향감각에 의지해 이동했다. ^^;;

아레협곡을 가려면 기차에서 내려 기차길과 아레강을 건너야 한다.


아레협곡

아레강을 건너 기차를 타고 왔던 방향으로 약 10분을 걸어가니 아레협곡 입구가 눈앞에 나타났다. 입구가 보일 때까지 아무런 안내판이 없어 방향을 잘못 잡은 건가 싶어 되돌아갈 생각도 했다. 


입구 앞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갖춰져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니 식사와 간식류, 기념품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처음엔 이곳이 출구인가 싶었는데 동쪽 입구로 나가니 그곳에도 똑같이 기념품 판매점과 식당이 있었다. 하지만 놀이터는 서쪽 입구에만 있었고 식당과 기념품 판매점도 서쪽 입구가 규모가 더 크다.

아레협곡 서쪽입구에 마련된 놀이터


아레협곡을 들어가려면 입구에서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표를 끊고 들어가니 아레협곡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등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있다. 대충 내용은 석회암 지질에 빙하가 녹아서 생겨났다는 내용인 듯했다. 



아레협곡에 대한 과학적 기원을 대충 살펴보고 조금 더 들어가니 동굴처럼 보이는 협곡 입구가 나타났다.


선뜻 들어가기가 꺼려지는 동굴 입구로 들어가 어두컴컴한 동굴 속을 지나자 웅장한 협곡이 나타났다. 협곡은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지형이다 보니 눈앞에 보이는 독특한 바위와 절벽들이 신기했다.


협곡 안으로는 햇빛이 들지 않다 보니 시원했다. 만약 외투를 입지 않았다면 추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철 스위스 여행을 계획한다면 아래협곡을 여행 일정에 포함하면 좋을 것 같았다. 


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휠체어를 타고 오시는 분들도 있었다. 아직까지도 한국에서는 장애인의 사회활동을 위한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관광지에서 휠체어를 타고 여유롭게 관광을 하는 분들을 보면 우리나라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정책이 좀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약 1시간 정도 걷다 보면 어느새 협곡을 벗어나 아레협곡 동쪽 입구로 나오게 된다. 동쪽 입구에는 서쪽 입구와 마찬가지로 기념품점과 카페가 있지만 서쪽 입구와 달리 테라스가 있어 좋았다. 우린 테라스에서 기차 시간까지 맥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개인적으로는 아레협곡을 여행할 때 동쪽 입구에서 출발하는 것보다는 서쪽 입구에서 출발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쪽 입구에는 서쪽 입구에는 없는 테라스와 테라스의 가치를 높여주는 멋진 경치가 있기 때문이다. 협곡을 지나온 뒤 테라스에서 멋진 경치를 안주삼아 마시는 맥주 맛은 1시간 동안 걸어온 피로를 충분히 잊게 해줄 만큼 맛있었다.

아레슐츠 동역에서 바라본 풍경


휴식을 취하며 화장실에 갔더니 재미난 그림이 있었다. 아마도 아직 서양식 변기가 익숙하지 않은 아시아인들을 위한 변기 사용법인 것 같은데.. 어머니가 결혼 전 서울에서 화장실에 있는 서양식 변기 사용법을 몰라 그림처럼 사용하셨다는 얘기가 생각나 한참을 웃었다.


아레협곡 동쪽 입구에서 아레슐츠 동역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우린 시간에 맞춰 여유를 갖고 천천히 역까지 걸어갔다. 


역에 도착하니 정차 버튼이 있었다. 만약 깜박하고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다음 기차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타는 사람들은 정차벨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아레슐츠 동역의 정차벨


아레슐츠 동역은 특이하게 터널내에서 정차하기 때문에 열차가 도착해 문이 열리기 전까지 열차가 도착했는지 알 수가 없다. 열차가 도착하자 터널과 연결된 철문이 열리며 열차를 탈 수가 있었다. 


우린 아레협곡 관광을 끝내고 이날의 마지막 일정인 라이헨바흐 폭포 관광을 위해 다시 이동했다.



여행 참고

1. 아레협곡 관광 안내(https://www.aareschlucht.ch)


2. 아레협곡 안내서


3. MIB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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