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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반 Mar 07. 2018

스위스 여행 가자!!

09-2. 슈텔리 호수 / 라이 호수 (아홉째날)

스위스 여행경로


Murmel 길 (Marmot Trail)
아홉째날 여행일정

 : 스위스 트래블 패스 이용



체르마트 하이킹을 대표하는 5개의 호수길 중 첫 번째 호수에 해당하는 슈텔리 호수는 블라우헤르드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로트호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면 블라우헤르드와 슈텔리 호수가 한눈에 보여 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슈텔리 호수


브라우헤르드에 내려 밖으로 나오면 여러 목적지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다. 우린 로트호른에서 느꼈던 황량함으로 인해 5개의 호수길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데다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아 5개 호수를 모두 돌아보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그리고 5개의 호수길(11번 코스)의 대안으로 Murmel길(8번 코스)을 선택하기로 했다. 

블라우헤르드에서 여행 표지판


Murmel길(8번 코스)은 5개 호수 중 처음과 마지막 호수인 슈텔리 호수와 라이 호수를 만날 수 있는 하이킹 코스이다. 5개의 호수길이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데 비해 Murmel길은 1시간 10분 정도만 소요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할 경우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5개의 호수길(11번)과 Murmel길(8번)


Murmel 은 다람쥐과에 속하는 동물인 마모트(Marmot)의 독일어 표현이다. Murmelweg는 마모트의 서식지를 지나가기 때문에 이 길로 가면 마모트를 만날 수도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물론 행운이 따라야 하겠지만..


Murmel 길은 대부분이 내리막길이기 때문에 하이킹에 부담은 없다. 

Murmel 길 하이킹 정보


슈텔리 호수(Stellisee)

블라우헤르드에서 슈텔리 호수까지는 걸어서 약 15분이면 도착한다. 고도가 높아서 가을이 빨리 찾아온 탓인지 풀이 모두 갈색인 데다 나무도 없어 길이 예쁘지는 않다. 우린 5개의 호수길에 대해 가장 스위스답고 예쁘다고 표현한 안내책을 떠올리며 정말 이 길이 맞는지 의심하기도 했다.  

슈텔리 호수로 가는 길


슈텔리 호수는 로트호른에서 내려오면서 볼 때는 작아 보였지만 막상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넓었다. 우린 호수 근처에서 마테호른을 바라보며 가져온 간식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슈텔리 호수에서의 점심식사


점심을 먹으며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호수 건너편에서 쉬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호수와 마테호른 사이에 앉아 쉬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마테호른와 호수를 함께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제야 건너편 쪽이 뷰포인트 임을 깨닫고 자리를 정리하고 건너편으로 이동했다.


호수 위에서 반짝이는 햇빛의 영향일까? 호수를 따라 걸어가며 호수가 생각했던 것보다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슈텔리 호수


건너편 쪽에 다다르니 많은 사람들이 풍경을 보며 쉬고 있었고, 또 몇몇은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고 있어서 이곳이 뷰포인트 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풍경을 즐기기 위해 마테호른을 바라보니 그제야 슈텔리 호수가 왜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슈텔리 호수의 풍경은 로트호른에서의 아쉬움을 잊을 수 있을 만큼 멋있었다.


슈텔리 호수와 함께한 마테호른은 전혀 외로워 보이지 않았고 우리가 사진 속에서 보았던 아름답고 경이로운 모습 그대로였다. 슈텔리 호수에서의 풍경은 로트호른에서의 아쉬움을 충분히 잊을 수 있을 만큼 멋있었다.


블라우헤르드에서 출발할 땐 그냥 호수나 한번 돌아보자는 심정이었지만 우린 다른 여행객들처럼 한참 동안 풍경을 보며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다 다시 길을 나섰다.

슈텔리 호수와 마테호른


라이 호수(Leisee)

슈텔리 호수를 한 바퀴 돌아 우린 라이호수로 가기 위해 Murmelweg 표시판을 따라 하이킹을 했다. Murmel 길은 융프라우에서의 하이킹 길만큼 예쁘지는 않았다. 융프라우에서는 녹색의 초원과 설산이 잘 어울려 멋진 풍경을 보여주었지만 이곳에선 설산 아래로 보이는 풍경이 황량한 느낌을 주었다. 


하이킹 길은 대부분 내리막인 데다 시간을 지체할 만큼 우리의 시선을 끄는 풍경을 만나지 못해 수네가에 금세 도착했다. 혹시나 마모트를 만날 수 있을까 기대를 했지만 행운이 따라주지 않았는지 마모트를 만나지는 못했다. 

Murmelweg


라이 호수는 수네가에서 바로 보이는 거리에 있을 만큼 가깝다. 우린 수네가에서 푸니쿨라 시간을 확인한 뒤 라이 호수로 내려갔다.

수네가와 라이 호수


라이 호수로 내려가니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와 이름을 알 수 없는 처음 보는 동물이 있어 조카들이 매우 즐거워했다. 아이들에게는 슈텔리 호수보다는 즐길거리가 있는 라이 호수가 더 흥미로운 것 같았다. 


라이 호수는 규모면에서는 슈텔리 호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작은 호수이다. 하지만 늦은 오후 마테호른과 함께한 라이 호수는 잔잔하고 은은한 풍경으로 우리를 나른하게 만들었다. 처음엔 '호수가 작네?' 라며 시큰둥했지만 언뜻언뜻 보이는 풍경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면서 '여기 예쁘다!!'라는 감탄사로 바뀌었다. 마치 나의 감성이 풍경에 서서히 스며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라이 호수는 잔잔하고 은은한 풍경으로 우리를 나른하게 했다.


슈텔리 호수가 멋진 풍경으로 우리를 즐겁게 했다면 라이 호수는 휴식 같은 편안함으로 한참을 이곳에 머무르게 했다. 

라이 호수와 마테호른


라이 호수에서 조금 더 쉬고 싶었지만 수네가에서 출발하는 푸니쿨라 시간 때문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움직여 푸니쿨라를 타고 체르마트로 내려왔다.


체르마트의 주인공은 마테호른이기에 마테호른을 보았다면 분명 만족해야 하는 여행이었다. 하지만 슈텔리 호수와 라이 호수에서의 마테호른이 잊을 수 없을 만큼 멋진 풍경을 연출해 내었음에도 불구하고 체르마트에서의 여행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아마도 체르마트 여행에서 기대했던 자연 그 자체의 경이로움 보다는 순간적인 장면에 만족해야 했기 때문인것 같았다.


우린 반나절의 짧은 체르마트 여행을 마치고 스위스 여행의 마지막 숙소가 있는 몽트뢰로 이동했다. 



여행 참고

1. Murmelweg(Marmot Trail) 정보 (https://www.zermatt.ch/en/Media/Planning-hikes-tours/Marmot-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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