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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드반 Jul 08. 2018

오키나와 여행 가자!!

01-3. 추라우미 수족관 (첫째날 저녁)

"알아봤어?"

출발 4일 전.. 오키나와행 항공편을 예매 후 전화로 각자 찾아본 정보를 확인했다.


"오키나와에 고래상어를 볼 수 있는 수족관이 있다는데?"

친구는 1순위로 추라우미 수족관을 선택했다.


"난.. 가서 찾아보자^^;;"

일을 핑계로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은 나로 인해 우린 추라우미 수족관만을 목적지로 정한채 여행을 떠났다.


오키나와 여행경로


추라우미 수족관
첫째날 여행일정


추라우미 수족관은 현존하는 가장 큰 어류인 고래상어와 가오리 중 가장 큰 종인 만타가오리를 수족관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 최대 규모라는 친구의 강력한 추천으로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사전 계획된 여행지였지만 기대보다는 수족관 속의 고래상어를 편안하게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더 컸다.


인간의 호기심 충족을 위해 자유가 박탈된 그들과의 너무나 불공평한 만남.. 그저 방관자일 뿐이지만.. 어쩌면 호기심 충족의 혜택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방관자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어쨌든 동물원이든 수족관이든 갇혀있는 그들을 보고 나면 결코 즐겁지만은 않다.


자유가 박탈된 그들과의 불공평한 만남이
결코 즐겁지만은 않다.


만좌모에서 출발한 우린 약 40분여를 이동해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추라우미 수족관에 도착했다. 4시 이후에 추라우미 수족관에 도착하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었기에 4시 전까지 충분히 시간을 활용해야 했는데 생각보다 여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추라우미 수족관은 4시 이후 입장하게 되면 입장료가 할인되는데, 이런 정보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렌터카를 빌릴 때 이 사실을 알고는 우린 자연스럽게 추라우미 수족관 관람일정을 첫째 날 오후 4시로 정했다. 한국에서 할인 입장권을 미리 구매하려다 귀차니즘에 빠져 놓쳤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추라우미 수족관 입장료


수족관 관람을 4시에 시작해도 폐장까지 2시간 이상 관람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족관을 탐구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면 관람하는 데는 충분하다.


추라우미 수족관 운영시간


수족관 관람

수족관 입구에 들어서면 수족관을 대표하는 고래상어 조형물이 눈에 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조형물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고 있었다.

수족관  입구와 조형물


추라우미 수족관은 오키나와 해양엑스포공원(OCEAN EXPO PARK) 내에 있으며 수족관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에메랄드 비치 전경이 장관이다. 바다가 너무 예뻐서 더 가까이 가서 보고 싶었지만 폐장시간을 의식해 발걸음을 억지로 수족관 쪽으로 돌렸다.

수족관 입구에서 바라본 에메랄드 비치 전경


해양엑스포공원은 추라우미 수족관을 비롯해 해양 문화관과 야외 시설들을 갖추고 있었는데 수족관처럼 실내 시설들에 대해 입장료를 받고 야외는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한 것 같았다. 수족관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4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아쿠아리움 입구


들어가는 입구에 한국어 안내도 있어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안내 내용 중 입장권을 정상 가격으로 구매했어도 4시 이후에 입장할 경우 차액을 환불해 준다는 내용이 있는데 정상 가격으로 미리 구매하더라도 손해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수족관 입구 안내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수족관 매표소가 나와 이곳에서 표를 구매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사람들이 많아 매표소가 많이 붐빌 줄 알았는데 대부분 표를 미리 구매해서 오는지 매표소는 한산했다. 우린 4시 이후 할인 입장권을 구매하고 동선을 따라 천천히 이동했다.


추라우미 수족관의 하이라이트인 고래상어는 가장 마지막에 있어 천천히 동선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어느새 커다란 수족관이 나타난다.

수족관 구조도


처음 만나는 수조엔 독특한 모양의 물고기들이 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첫 번째 수조를 지나 다음 공간으로 넘어가서 눈에 띈 건 다양한 해파리 종류들이었는데 빛을 내고 있어서 평소 생각하던 해파리의 이미지와는 달리 친근하게 느껴졌다. 각 어류 옆 화면에 한글과 영어, 일본어로 번갈아 가며 설명이 나타나 한국사람들도 지루하지 않게 관람할 수 있다.

빛을 내고 있는 다양한 해파리


독특하고 귀여운 모습의 정원장어는 가장 흥미롭게 본 어류였다.

정원 장어류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수조와 고래상어

작은 물고기들을 구경하며 이동하다 보면 어느새 눈앞에 초대형 수조가 나타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수조 앞에 가까이 서서 수조가 결코 크다고 느낄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고래상어를 찍고 있다.


거대한 수조와 함께 그 안에서 유유히 수영을 하고 있는 거대한 크기의 고래상어는 충분한 볼거리였다. 특히 고래상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만타 가오리와 다양한 어종들이 함께 어울리고 있어 외롭거나 허전해 보이지 않았다.

추라우미 수족관 초대형 수조


잠시 동안 수조 안의 거대한 고래상어에 감탄하던 나의 감정은 어느새 안타까움으로 바뀌어 있었다. 초대형이라며 자랑하는 수조를 보며 거대한 수조 앞에 붙어있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과연 수조가 크다고 느낄 수 있었을까?..


수족관 안의 고래상어는 2마리가 있었는데 2마리 모두 한쪽 방향으로만 계속해서 돌고 있었다.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정도.. 그들에게 수조는 분명 만족스럽지 않은 공간일 것 같았다.


고래상어에게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수조는
만족할 수 없는 공간일 것 같았다.


의식주를 해결한 사람들은 행복을 위해 락(樂)을 삶의 조건에 추가하고 있고 사람들이 누리고자 하는 즐거움이 다른 무언가의 불행을 동반하는 걸 꺼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자 친구는 수조 안의 생물들이 불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다른 생각을 얘기했다.


"험난한 바다에서 먹을 것 찾느라 고생할 필요 없고 천적 때문에 늘 경계할 필요 없이 안전한 수조 안에서 편안하게 보내는걸 더 좋아할 수도 있잖아?"


다양한 추측이 있을 수 있고 그들과 대화를 할 수 없는 이상 정답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추라우미가 자랑하는 초대형 수조 앞에서 난 편안하게 고래상어를 만나지는 못했다.



여행 참고

1. 추라우미 수족관 정보(https://churaumi.okinawa/kr/)


2. 추라우미 수족관 맵코드(MAPCODE) : 553 075 768*42


3. 추라우미 수족관 리플렛 & 프로그램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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