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말투, 미소, 경청
얼마 전 카페에 혼자 앉아 있었는데 옆 테이블 어떤 4-5살 되어 보이는 아이와 엄마가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엄마는 얼굴이 붉게 변했고, 아이는 떼를 쓰고 있었다. 엄마는 아이에게 무섭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아주 작은 아이는 계속해서 징징댔다.
아이들 어렸을 때가 떠올랐다. 나도 저렇게 작고 귀여운 아이들한테 화를 냈었는데, 내가 기운이 좀 있으면 때로는 감정을 읽어주기도 하고 그러다 체력이 떨어지면 받아주지 못해 화를 내기도 했다. 이래서 책 육아가 무섭다는 건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내 체력 이슈로 감정까지 컨트롤하지 못하는 때도 있었다.
나는 차가운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처음 보는 사람들도 그렇게 느꼈을 것 같다. 미소도 없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도 없고, 말투도 따뜻하지 않다. 문득 주차장에서 차를 대고 있는데 주차장 사장님이 오시더니 차를 뒤로 더 넣으라고 하셨는데 "바퀴가 뒤에 걸려서 멈춘 거예요."라고 그 상황을 이야기했는데 순간 내 말투가 귀에 들렸다. '왜 이리 차갑지?' 나는 그냥 상황을 말한 건데, 내 말투가 좀 차갑구나를 처음 느꼈다.
아이들이 사춘기 오면서 미운 말만 할 때, 나도 모르게 감정적이거나 말투가 쌔게 나갔고, 어릴 때부터 누군가 나에게 쌔게 쏘아붙이면 나도 모르게 말투가 공격적이 되었다. 그것을 의식을 하는 데도 그런 말투가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 남편이 말투 좀 고치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는데 남편의 말투조차 직설적이어서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 오늘 갑자기 내 귀로 내 말투를 들으니,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이란 뱉은 사람은 잊어버려도 들은 사람의 가슴속에 남아 평생을 따라다닌다 했는데, 몇 마디 말이 40년 동안 쫓아다녔다.이제 아이들에게도 어른의 말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투를 바꾸려면 내면의 나와 마주해야 한다
말투는 오랜 습관이고 내가 들은 것들과 경험들이 쌓이고 내 말이 쌓여서 지금은 내 말투가 되었다. 그것을 알고 나니 더 늦기 전에 바꿔야겠다 아이들이 성장해서 이 집을 떠나기 전에 엄마의 진짜 말을 들려주고 싶었다. 밤늦도록 컴퓨터 하는 아들에게 컴퓨터를 끄고 자라고 얘기했다가 몇 번 말해서 안 들으면 언성이 높아져서 화를 냈고 밤마다 그렇게 사춘기 아들과 싸웠다.
사실은 걱정이었는데, 불안이었는데. 네가 아침에 일어나서 피곤해서 학교 가기 힘들까 봐, 밤늦게 자서 키가 안 클까 봐. 그런 걱정 불안들이 내 감정을 압도했다. 내 마음속에 숫자를 정해 놓고 3번이 쌓이면 화가 너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어릴 때는 이런 일은 상상도 못 했어서 그런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어릴 때, 내 감정을 읽어주는 사람이 없었고, 6살 때 친구가 괴롭힌다고 엄미한테 얘기했는데 엄마가 '그러면 엄마가 그 엄마랑 싸울까?'라고 한 한마디 때문에 다시는 엄마에게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도 나를 엄청나게 괴롭힌 남자아이가 있었는 대도 엄마는 안 들어줄 걸 아니까.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걸 받아보지 못해서였을까 나는 애들한테 엄마와 반대로 해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똑 닮아버린 내 모습에 더 이상 아이들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금부터 조금씩 변화한다면 몇 년 뒤에는 나아져 있겠지 생각하면서 내면의 나를 들여다보고 그리고 감정의 이름을 붙여주고, 상태를 이해하고 조급하거나 불안한 마음이 들면 그것을 설명으로 해봐야겠다. 지금 감정이 이렇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2026년 12월이 되면 지금 보다 조금은 더 다정한 사람이 되어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