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 우리 집에 경찰이 찾아왔다.

유퀴즈에서 본 그분

by Myriad

얼마 전에 유퀴즈를 보다가 멈칫했다. 그분의 직업은 하루 종일 온라인을 뒤져서 자살 암시 글을 찾아내고 경찰을 보내 생명을 구한다는 분의 이야기였다. 아이피를 추적해서 경찰을 보내주시는 분이었다, 잠도 못 주무실 때도 있다고 했다. 그런 글을 발견하면 골든타임이 있다고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는데 몇 년 전의 일이 떠올랐다.


밤늦게 벨이 울렸다. 그 시간에 아무도 올 사람이 없는데 나가보니 경찰이었다. 네이버에 자살 암시글이 있다고 신고를 받았다고 했다. 다행히 우리 아이는 집에 있었고, 의아한 나는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그때 아이는 학교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했다.


몇 년의 시간이 흘렀고 지금은 아주 오래전 일처럼 느껴지는 그때의 일들이 어떠한 사건이나 글 또는 매체에서 건드려진다. 잊고 있었던 기억, 그런데 유퀴즈에서 그분의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났다. 오늘도 웃고 말하고 있는 내 아이를 볼 수 없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그날 밤, 보이지 않은 곳에서 애쓰시는 그분들의 역할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나도 모르게 도움을 받고 있었다니, 어쩌면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 내 아이의 힘든 글들을 보고 연락해 주시고 찾아와 주신 경찰분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시는 '자살 예방심리학자'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세상엔 혼자 살 수 없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의 역할이 어떤 이에게는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걸 많은 이들이 아셨으면 좋겠다. 오늘도 웃고 있는 아이를 보며 방구석에서 게임하며 공부도 안 하는 아이를 보며 살아있어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수 없이 많은 곳에서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늘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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