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자리를 맴돌다
현재를 만족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매번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마치 길을 잃어버린 배,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둥둥 떠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데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다. 그저 내가 처한 상황들과 나의 합리화 때문에 지금 현실에 와 있는 것이다. 현재는 과거 나의 선택의 산물이다
결국 돌고 돌아 제자리다. 매번 이곳이다. 마음만은 가득한데 결국 바뀌지 않는다. 일어나자마자 무엇 때문일까 고민하다가 아침부터 유튜브를 켠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유튜브에서 나에게 동기부여를 해준다. '뭐라도 해.. 제발..' '시작도 안 하면 아무것도 아니야''얼른 도전해봐''지금 시작해''작은 것부터 도전해보세요' 매번 반복적으로 나오는 말 들이다.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
여전히 나는 바보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하고 싶은 것도 모르겠고, 기록하라고 해서 매일 일기 쓰고, 블로그 쓰고 일어나면 이불 정리하고,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그리고 나 뭘 시작해야 돼?
뭘 자꾸만 하라는 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데 갈길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일기장이나 끄적거리고 있다. 사람들이 말한다 이렇게 살면 안 된다고 바뀌고 싶다면 변화해야 한다고,
내일의 나와 비교해서 나를 더 발전시키라고, 그런데 매일 돌아오는 것은 죄책감이다.
그리고 나중에 동기부여가 지겨워서 잠깐 드라마를 정주행 했다. 머릿속이 비어졌다 복잡한 생각들로 벗어나서 며칠은 즐거웠다. 그리고 다시 동기부여를 시작한다 마치 중독처럼.
그리고 생각한다. 뭐라도 해보자!!!
문득 10여 년 전 큰 아이 모유수유를 하려고 아기랑 둘이서 끙끙 대고 있을 때 모유수유는 무조건 아이한테 좋고 무조건 해야 하니 힘들어도 참으라고 했고 큰 아이랑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모유수유에 도전했다. 큰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먹는 것도 힘들구나 느꼈을 것이다. 나는 죄책감을 느꼈다. 모유수유가 잘 안돼서 아이한테 미안해서 몇 날 며칠을 슬퍼했다. 어쩌면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 동기부여가 독인지 약인지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