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울음소리
작가 : 하수정
출판사 : 웅진주니어
상자를 열면 책 표지를 대신하는 표지 그림이 담긴 엽서와 이 책을 읽는 방법이 그려진 안내서가 들어있습니다.
하늘 아래 아파트만 있는 것 같습니다. 아파트는 깊은 산맥처럼 끝없이 이어집니다. 사람이 살지만 사람의 흔적이 없는 아파트.
잠깐만, 조용히 해봐.
아파트 주위로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골프장과 헬스장 등 편의시설이 있는 건물들이 있습니다. 그 건물들 외곽에 낮은 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한 집들이 있습니다. 그 집들 너머에는 식물들이 사는 숲입니다. 높다랗게 세워진 아파트에서 어떤 신호가 잡힙니다.
방금 저 소리 들었어?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치는 아파트 정문입니다. 외부 차량은 방문 확인 후 들어갈 수 있는 차단기가 있습니다. 그 옆에는 아파트에 살지 않는 사람이 아파트에 들어가는지, 수상한 사람이 아파트에 들어오는 건 아닌지 확인하는 관리사무소가 있습니다. 차단기와 관리사무소의 보호를 받고 있는 아파트 한 곳에서 신호가 잡힙니다.
무슨 소리?
아파트라고 해서 모두 같은 아파트는 아닙니다. 오래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지금의 아파트와 많이 다릅니다. 현대적이지는 않지만 사람의 흔적이 잔뜩 묻어 있습니다. 그곳에서도 신호가 잡힙니다.
잠깐만.
낮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도 신호가 잡힙니다. 세탁소와 이발소 사이 어디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어디쯤.
또 들렸어.
아파트라는 건물의 벽은 두껍고, 단단하고, 견고해 보입니다. 그 벽 안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모를 만큼. 그곳에서도 신호가 잡힙니다.
울음소리 같지 않아?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가면 정교하게 설계된 구역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도, 차도, 주차장, 정원. 그것들이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게 높고 커다란 아파트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층부터 꼭대기층까지 똑같은 모양의 창문들이 창문 위에 창문, 창문 위에 창문, 창문 위에 창문. 그곳에서 커다란 신호가 잡힙니다.
어린애 소리 같은데…….
모양이 똑같은 수많은 창문 중 하나에 한 여인이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인이 쳐다보는 방향에서 신호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동이지만 입구다 다른 또는 옆동일수도 있습니다.
여인은 신호가 잡히는 동을 찾아 안으로 들어갑니다. 입구를 들어가면 똑같은 창문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우체통이 호실별로 반듯하게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곳인 것 같습니다. 신호의 발원지 말입니다.
확실해. 우는 소리야.
여인은 신호가 흘러나오는 곳을 향해 계단을 오릅니다. 사람이 지나가지 않는 아파트 계단은 어둡습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계단을 따라 구부러집니다. 누군가는 흘러나오는 신호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남의 집 일에 뭘 신경 쓰고 그래. 애가 울 수도 있지.
기다란 복도를 따라 똑같은 모양의 문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보통의 누군가처럼 어떤 신호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여인이 그렇습니다. 신호가 점검 가까워집니다.
그렇긴 하지만……. 왜 계속 우는 거지?
굳게 닫혀 있는 문이 보입니다. 누구의 침입도 허락하지 않을 만큼 무겁게 느껴지는 문입니다. 바로 그 안에서 신호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상하지 않아?
이제 신호의 진실을 마주할 시간입니다. 접힌 책을 펼쳐 하나로 이어봅니다. 그곳에는 한 어린 소녀가 슬픈 눈망울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가녀린 몸에 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입술도 바싹 말라 있습니다. 그리고 얼굴 곳곳에 파란 상처가 보입니다. 소녀는 당신에게 외칩니다. 하지만 외치는 소리가 너무 작아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도와주세요.
이 그림책은 상자 안에 들어있습니다. 여러 장면의 그림이 모여 하나의 그림으로 모이고 이 모든 것이 한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울음소리는 한 장으로 된 그림책입니다.
이 책의 사용 연령은 4세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