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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nyourself May 19. 2022

퐁타방의 메밀수확

#8 프랑스의 작가 Emile Bernard


오늘 이야기해줄 작품은 프랑스 화가인 Emile Bernard 가 그린 Buckwheat Harvesters at Pont Aven 이란 그림이에요. 우리말로 하면, Pont Aven 이란 곳에서 메밀을 수확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말이에요. 아래 그림을 보면, 메밀이라고 하기에는 단순화된, 우뚝 솟은 흙기둥을 뽑고 있는 듯한 사람들이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베르나르의 그림을 보다보면, 문득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화가의 화풍이 떠올라요. 바로 폴 고갱이에요. 사실 베르나르는 폴 고갱과 같은 시기를 보냈던 친구이고, 폴 고갱에게 많은 영향을 줬던 프랑스 화가에요. 아래 그림을 보면 베르나르의 화풍과 비슷한 느낌이 느껴지지 않나요?


베르나르의 그림의 특징은 바로 윤곽을 두르고 있는 검은 선이에요. 검은선 안의 물체의 형태를 평면화시켜서 표현한 게 특징이죠. 베르나르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광경을 단순화해야 한다' 고 믿었어요. 그래서 검은 선으로 형체를 표현하고, 단순하게 물체를 표현한거죠. 아래 고갱의 그림을 보면 마치 베르나르가 단순화한것 처럼 평면화된 물체를 여기저기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이러한 베르나르의 그림의 특징을 Cloisonnism (클루아조니즘) 이라고 불러요. 조금 어려운 단어처럼 느껴지는데, 어원은 클루아종(Cloison) 이라는 프랑스어에 어원을 두고 있어요. 클루아종은 색과 색 사이를 경계선을 뜻하는 말이에요. 베르나르가 검은 선을 통해 물체와 물체, 색 사이의 경계를 명확하게 나눠 그리는 것에서 이러한 기법이 탄생하게 된거죠.


사실 이렇게 구분을 지어서 표현하는 것은, 베르나르의 시대 이전에도 있었어요. 베르나르 역시도 이전에 사용된 예술 기법에서 영향을 받은거죠. 아래 사진을 한번 살펴볼까요? 아래 사진은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 있는 중세시대의 Adam and Eve 라는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이에요. 위에서 봤던 베르나르의 그림처럼 검은 선으로 색과 색 사이의 구분을 명확하게 해주고 있어요. 다양한 색의 빛을 투과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스테인드 글라스는 형형색색의 유리를 붙이게 되면서 색과 색 사이의 구분을 명확하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에밀 베르나르가 만든 클루아조니즘은 폴 고갱에게 이어져서 종합주의라는 양식을 만들게 되었어요. 종합주의는, 그림을 그릴 때 나에게 보이는 풍경, 대상 뿐 아니라, 내가 가진 생각과 상상까지 더해서 그림을 그리는 양식을 말해요. 그림에 내가 받은 인상을 담기 시작하던 인상파의 움직임(빛을 따라가던 모네, 면과 형태에 주목하던 폴 세잔)에서 점점 더 강하게, 화가가 가진 주관적인 생각과 느낌을 담는 방향으로 이동하게 된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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