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주인의 필사노트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도무지 내가 무엇을 좋아할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 역시나 그랬다. 난 잘하는 게 하나 없었다.
그래서 선배들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면서 애완하기 시작했다.
"선배님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나요?".
"선배님처럼 되고 싶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누군가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누구나 상대에게 좋은 것을 주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상대에게 고개 숙이면 내게 떡하나라도 더 줄 것이다. 그게 사람이다.
선배에게 책을 권유받았다. 난 그 책을 받자마자 속은 이럼 마음을
했다. "뭐야 또 책이야" 그렇다 난 책을 마지막으로 읽은 적이 생각나지 않았다.
한 10년 아니 15년도 지난 것 같다.
생각해 보니 고동학교를 졸업하고 , 아니 3년간 학교를 다니면서도 책은 잠을 자기 위한 도구였다.
난 대학도 나오지 않았다.
이번만은 한번 선배의 조언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래 죽었다 생각하고 무조건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책을 보기로 말이다.
전 언제부턴가 강철로 만든 갑옷을 껴입기 시작했다. 이 갑옷을 입고 있으면 다른 사람의 시선도 쌓여가는 불안함도 동시에 막아 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무거운 몸을 세워 한발 한 발 앞서 갈 때마다 칭칭 감긴 사슬은 제 발목을 단단하게 묶어 버렸다.
아무리 앞으로 나가려 해도 제대로 시작 한번 해보지 못하고 늘 나가떨어졌다. 체력은 충전 안된 배터리처럼 늘 바닥을 보였다.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어둡고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모든 것을 탓하며 하늘에 대고 소리를 질러 됐다. 남들을 씹어 됐다. 세상을 원망했다.
축 처진 어깨, 깡마른 외모, 늘 우울한 표정을 을 담고 사는 내가 정말 싫었다. 전 강아지처럼 꼬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주인을 따르는 사람이었다. 30대 중반을 넘길 때까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남들을 따라 하며 이게 좋으면 이것을 하고 “이게 좋더라!”라고 말하면 이것을 따라 했다. 식당에서도 남이 시키는 걸 따라먹었다. 내 허리는 세우처럼 늘 굽어 있었다. 하루하루 쌓여가는 나이는 더 불안하고 캄캄하게 만들었다. 그 무게에 짓눌려 나쁜 기분이 늘 따라다녔다.
“희망이 있을 거야” 이렇게 기대하며 하루하루 살아야 했다. 늘 엉뚱한 곳에서, 어두운 곳에서 헤매며 찾아 나섰다. 이번에도 우주까지 한번 날아가보려고 했다. 비행기가 뜨면 내려와야 하듯 출발 지점으로 다시 돌아왔다. 전 어디든 끝가지 가본 적도 없다. 전 식당에서도 주문조차 하지 못하는 소심하고 잘하는 게 하나 없는 찌질이였다. 아무 곳에도 필요 없는 쓸모없는 사람말이다.
선배가 제게 책을 읽어보면 어떻겠냐고 말씀해 주셨다. 전 그분 허벅지를 잡고 애원했기 때문이다. 바꾸고 싶었다. 더럽고 썩은 내 올라오는 칙칙한 인생을 흔적 없이 맑끔히 씻겨내고 싶었다. 무거운 갑옷을 맵피 벗듯 홀라당 벗어던지고 싶었다. 그래서 전 게임기와 TV를 꺼버리고 책을 들었다. 글만 보면 배를 탄 것처럼 울렁 꿀렁거렸다. 늘 키미테[멀미약]를 붙이고 다녀야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것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이것 말고 갈 수 있는 길은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글이 쉽지 정말 책을 읽기까지 3년을 매달렸야 했다.
우연히 커피의 마법으로 책 반권일 읽을 수 있었다. 그 이후 하루 3끼 식사하듯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어 나갔다. 잠이 오면 커피를 마시고 직장에서도 일을 하다 눈꺼풀이 떨어지면 또 커피를 들이켰다. 12시간씩 자는 제가 수면시간을 줄였고, 책을 읽어 나갔다. 책 속에 내용 중 무가 좋다면 무를 갉아먹었고, 바퀴벌레가 좋다면 먼지 쌓인 농장 아래 바퀴벨레를 찾아 나섰다. 그 이후 각종 비염과 스트레스 상태가 찾아오고 말았다. 일도 엉망이 되어 버렸다. 책에 길이 있다고 하니 전 그 길을 다시 찾아 나섰다. 그리고 내게 필요한 책 한 권이 손 위에 올려졌다.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것은 메모와 글쓰기였다. 이제야 눈앞에 딱딱하게 덮여 있는 것을 양파껍질 까듯 한 장 한 장 벗 꺼나가기 시작했다. 칭칭 감긴 쇠사슬도 무거운 갑옷도 함께 벗어던질 수 있게 되었다. 얼마 후 지금까지 보지 못한 세상 속을 들려다 볼 수 있는 눈과 가벼운 몸을 되찾게 되었다.
30 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메모 글쓰기를 시작했다. 오늘도 눈을 뜨자마자 제 기분을 메모장에 숫자로 표시한 다음 자동차 시동을 걸듯 입꼬리와 기분을 다시 부른다. 한 시간을 메모와 오늘 할 일들을 정리한 다음 지금까지 알고 깨달은 내용을 노트북 위에 이렇게 내려놓는다. 지금은 그 분량이 1,000 페이지를 넘겼다. 얼마 전 작은 사업도 시작했다. 연수입은 1억 원을 넘겼다. 직장에서 인정받으며 큰 성과도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즐거워졌다는 사실이다. 미래 불안함도, 과거에 나쁜 습관도 함께 던져버렸다. 건강하고 웃음도 많고 잠도 편안하게 잘 수 있다. 더 벌고 싶으면 글을 더 쓰거나 책도 내고 추가적인 생산품도 만들 수 있다. 아주 천천히 내가 원하는 길, 원하는 걸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날 만났다는 사실이다.
저처럼 무겁게 입고 있는 갑옷을 뱀피 벗듯 홀라당 벗어던질 수 있도록, 축 처진 어깨 다시 지켜 세울 수 있도록 용기를 주려고 한다. 책 한 권이 제 인생을 통째로 바꿔 주었듯. 누군가에게 저의 경험담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분명 나도 해냈으니 당신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당신 안에 쌓여있는 불안함들과 걱정거리들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릴 것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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