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래지 마라 3

by 장주인

앞에서 얘기를 꺼낸 것처럼 이것은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아니, 그런 것까지 하나하나 알려줄 수 없다.

왜? 그 사람들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냥 살아가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의 모두 다 이 힘든 세상을 받아들일 준비도 시간도 없이 쓸려간다. 현재의 문제를 찾지도. 스스로 질문하는 몸만자란 성인으로 살아간다.


20대 초반 군대를 전역했다. 카드값을 메우기 위해서 딱 3개월만 직장을 다니자였다. 그것도 내 앞날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런 걱정도 생각도 없이 단지 넘쳐나는 카드값을 하루빨리 메우기 위해서였다. 당장 내 눈앞에 벌어지는 불만 끄기 위해서 직장에 발을 들였다. 내 직업도 남들이 하니까 행복해 보여서, 돈을 많이 번다니까 그래서 그냥 우선 주워 담았다.


남들처럼 하루빨리 안착하고 싶었다. 마음이 급했다. 이 세상에 누군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 속에서 생산품을 만들어내는 노동자가 되려고 애를 썼다. 지금도 어떤가! 세상 수많은 정보 늪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브랜드를, 데이터를 소비하고 상품과 영상들을 의식 없이 받아들인다. 그것을 사용하고 좋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소비하기 위해서 수입을 만들어야 하고 그들에게 돈을 지불해야 한다. 지금까지 마르지 않는 자산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없다면 평생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들을 소비하기 위해서 돈을 지불해야 한다. 소비해야 한다. 즐기는 시간보다 벌다가 인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소비하는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오래 앉아 있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12시간씩 가마솥 앞에서 죽치고 앉아 있다고 해서 진하고 뽀얀 곰탕 맛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곰탕 맛은 몇 번 해봐서는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정말 진하고 뽀얀 국물 맛을 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재료에서 나오는 불순물을 걷어내고, 적절한 온도에서부터 가마솥 두께까지 하나하나 신경 써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긴 근무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12시간씩 가만히 앉아만 있는다고 해서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 망해가는 곰탕 주인처럼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처럼 살게 된다면, 이렇게 시간만 소비하다가는 우리 인생도 결과는 폭망 하는 것이다. 곰탕을 끓이든, 책을 쓰든, 턱걸이를 하든 그 시간을 그냥 보낸다면, 보낸 시간만큼 후회라는 것을 하게 될 것이다.


저는 글을 쓰면서 이것을 깨달았다. 저 역시나 대부분 그 틀 안에서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을 말이다. 지금까지 지나간 흔적들 모두 포장지 비닐처럼 저를 칭칭 싸매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제가 보고 느끼는 감정들이 제가 아니었다는 사실도 그렇다. 저는 이제 양파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내며 저를 알아가고 있다. 지금도 이렇게 매일 쓰면서 저를 찾아가고 있다.


제글이 눈군가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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