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이 모두 한결같이 다른 곳으로 떠나가게 된다면 이제 어디로 흘러 들어갈 것인가?
난 불안하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돈이 있는 곳에 직장도 사람도 쌓여 있는 법이다.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서울에 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2024년 4월 29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부업 인구는 50만을 돌파했다. 그럼 이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그 기간 동안에 턱걸이도 못하고 곰탕을 정성스럽게 12시간 끓이지 못하게 된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 때문을 것이다.
자동차 할부금, 아파트 월세, TV 시청료, 핸드폰 데이터 이용료부터 아이 학원비까지 줄줄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뒤처지면 절망에 빠질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 벗어나지 못한다.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는 것들과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가 무너지게 된다는 걸 충분히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걸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살아간다.
나이가 들면서 계속 노동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당연히 체력은 떨어지고 몸은 병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신없는 곳에서 살다 보니 그럴 여유도, 그럴 준비도, 그럴 만한 방법도 모른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을 함부로 바꾸지도, 건들지도 못하게 되었다. 추가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닌, 현재 가치에서 조금이라도 떨어지는 걸 하나라도 막기 위해 우리는 필사적으로 살아간다. 내가 지금 멈추게 되면 모든 것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건 내가 지금까지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그렇다.
누군가 내게 “새로 시작합시다”, “이제 그만 중단해야 합니다”, “잠시 멈춰서 생각해 보세요”라고 들은 적도 없었다. 그 이유와 답을 주신 분도, 질문도 충분히 생각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있다가는 더 깊은 늪에서 양발을 빼지 못해 방향을 틀지도,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 이 끔찍한 고통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할 것이다. 아주 편하고 안전한 곳에서 머무르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가면서도 내 옆집에 같은 곰탕집이 오픈하면 머리털과 수입이 반토막이 나고 내 꿈도 허공으로 같이 날아갈 것이다. 내 직장이 사라지거나, 내 급여는 올라도 물가가 더 크게 오르면 나이가 들면서 머무른 자리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지, 정말 힘들게 어렵게 살아왔으면서도 "왜 이렇게 잘 풀리지 않는 것인가?" "왜 이 모양 이 꼴인 거야!" 하며 이걸 안주 삼아 어금니와 함께 씹어대며 깡소주에 나발을 불고 다닐 것이다. 안전한 직장에서 근무하며 태풍이 불어도 끄떡없는 집채만 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시원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늘 찜찜하고 답답하고 속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 것들로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사람들은 계속 뛰어야 하는 허들이 없거나 도착해야 하는 정확한 목표 지점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넓은 바다 한가운데서 파도를 기다리다가 덩치 큰 누군가가 움직이게 되면 그 작은 물살에 타고 서핑을 즐기며 살아간다고 덧붙인다.
학자 집안에서 선생님과 교수가 나오고, 주변에 체육 시설이 많을수록 운동선수가 탄생한다. 분명 그것을 고마워하고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환경을 탓하기도 하고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 전혀 모른 채 온갖 것들을 자신에게 득이 된다고 착각하며 빨아들인다. 나같이 장점이 없는 사람, 당당함을 어느 순간 잃어버린 사람들, 늘 주변 사람들에게 밀치고 밀려난 사람들, 자신을 정확하게 잘 알지 못하거나 스스로 바꾸지도 그 자리를 옮기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늘 타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더 굽신거리는 이유. 늘 누군가에게 도움받아야 하고, 어렸을 적부터 자신의 일을 대신해 주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사람들 말이다. 벌여놓은 일들을 주변 사람들이 치워주고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 늘 주변 사람들에게 의지하고 혹여나 그것이 맞는지도, 그것이 틀렸는지도 모른 채 의식하지 못하고 바쁘게 살아가기 때문이다. 정말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 내 생각이 부족하거나 없을 때 타인에게 선택권과 주도권을 넘겨주어야 한다. 장담하지만 그 결정이 잘못되었을 때 부모님과 타인을 욕하며 주변 환경을 원망하며 이유를 찾게 될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5성급 호텔 직원처럼 말하면 "어쩌라고?"라고 말할 것이다.
"이거 뻔한 내용 아니야." 나무가 하늘 높이 자라기 위해서는 뿌리를 충분히 내릴 수 있는 넓은 토지와 질 좋은 흙, 그리고 충분한 물이 필요하다. 여기까지 동의하는가? 당연히 긴 시간도 필요하다. 경주말이 편의점에서 파는 인스턴트 음식을 먹고, TV 소리가 들리고 세상 시끄럽고 복잡한 곳에서 과연 훈련을 할 수 있을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어떤 환경, 어떤 주변에 놓여 있는지 주변을 한번 눈을 크게 뜨고 운전대를 처음 잡았을 때처럼 천천히 앞뒤 옆을 보며 다시 출발해 보자. 스스로 하나하나 그것을 바꾸기 위해서 턱걸이 수를 늘리듯, 곰탕을 정성스럽게 12시간 끓여내듯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얼마나 준비를 하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보자.
주변 환경, 부모님, 직장. 그 모두 좋고 나쁜 것들을 빨아들이게 된다. 그것이 내가 된다. 의식 없이는 그 환경에서 흡수되어 내가 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한 질문을 시작하게 되면 꼭 필요한 것들만 거르고 흡수할 수 있게 된다.
진짜 내가 만든 내가 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