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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는 방법

상상과 명상의 힘

by 스무디

글을 쓴다는 건 나만이 생각하는 세계를 드러내 형식화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가만히 있으면 남들이 말해주는 대로, 이미 누군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별 새로운 기대 따윈 할 필요가 없을듯이 세상은 돌아간다. 비슷한 느낌의 풍경들과 무덤덤하고 무뚝뚝해 보이는 사람들 틈에서, 나 자신의 색깔은 그 속에 미세먼지처럼 뒤엉켜 묻힌 황토색에 가깝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그렇지만 내면까지 묻히길 바라는 건 아니다. 의식은 명확히 남들의 기준이 아닌 나 자신의 삶을 향해 존재하기에, 그건 언제 어디서든 문자화하여 꺼내도 타인과 구분될 만큼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오묘한 색깔을 꿈꾼다. 그런 마음이 동기가 되어 글을 쓰지 않으면 하루는 그저 나이듦을 한탄하듯 어둡고 칙칙한 노동의 일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 삶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땀과 눈물어린 회한과 희노애락이 있는 건 인간 삶의 마땅한 순리일진데, 어찌 사랑스럽지 않겠는가? 다만, 여기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저 자연스레 묻어가는 일상이 아닌, 그보다 나 자신의 존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생각의 카테고리다. 혼자서 명상을 하듯이 지그시 눈을 감고 떠올려 보자. 지금 그려지는 가장 이상적이고, 나에게 힘을 주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그것을 잊기 전에 표나 그림, 또는 간단한 메모나 캡쳐 등의 편리한 방법대로 저장해 두자. 언제라도 혼자 있을 때 그 이미지를 떠올리면, 간혹 힘들고 슬플 때 그러하듯 온갖 복잡한 심경들이 페이드 아웃되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마치 나를 위한 음악이 온 세상에 울려퍼지듯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은은한 파스텔톤 안개 속에 당당히 고개들고 서있는 내가 오늘은 그 이미지 속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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