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그랬을거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기서 거기니깐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역량이라는 게 어느정도 한정이 되어있다. 아무리 환경에 따라변하고 적응하는 동물이 인간이라해도 타고난 유전적 성질과 하늘이 주신 천성은 내가 발현하는 재능이 진정 나의 것인지, 잠깐 흉내내기에 불과한지... 냉철히 가려낼 수 있게 해준다.
최선을 다한 것 같지만 맞지않는 옷을 입고 우격다짐으로 버텨낸 것이라면 내 길이 아닌 것이다.
신데렐라의 언니처럼 유리구두를 신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 구두를 신기위해 뼈아픈 감각만 도려낼 수 있다면 더 큰 성으로가서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한 게 아닐런지... 내게는 이런 게 욕심이다.
가고 싶지 않았던 길을 아픔을 견뎌내며 가야한다고 여겼을 때... 그건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선택이지 않았을까? 혹은 갈팡질팡하는 불확신의 다리에서...
가고 싶다고 갈망하였으나, 현재를 외면하고 과거를 묻으면서까지 나아갈 수는 없던 그 어떤 내 역할에 대한 책무감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여겼던 일들은 도저히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그런 불만족에서 비롯된 단순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거기서 거기다.
이왕이면 그것이 필요없다고, 소용없다고
내치는 환경보다는 ..,
괜찮다고,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받아들여주는 환경에 있어야 사는 것 같다.
숨을 쉴 수가 있는 것이다...
너무 아프지 않아도 갈 수 있는 길이 저마다 있다.
그런 길이 여기가 아니라면 먼저 가야할 사람들을 위해 비커주어야 하지 않은가? 나에게도 조금 수월하게 갈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다. 수월하다는 것은 쉽거나 나태하게 간다는 뜻이 아니다. 나만이 해야하는, 굳이 억지쓰지 않아도 잘할 수 있는...자연스러운 길을 찾아내야한다는 뜻이다.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일보다는 꽉막힌 미로속에서 탈출구를 찾는 편이 빠르고 가능성 있는 작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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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굳이 힘을 들여야만 한다면 사람들을 보라. 그런 나로인해 행복한지, 더욱 잘 살게 되고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