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내 자신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성장통을 겪는 중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관계가 제일 어려웠다. 가족들과의 관계도 어려웠고, 직장에서 동료들이나 상사와도 어려웠다. 여러 가지 많은 일들 속에서 감정이 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감정보다는 부정적인 다양한 감정이 나를 휩싸고 돌았다. 좋아하는 사람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내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내가 뭘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잘 알지 못했다. 내가 해야할 일은 해내고 있었지만 내가 진정 원하는 삶에 닿지 못하고 있었다.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훨씬 많아지며 나는 나 자신에 대해 더 많이 발견하고 알아갈 수 있었다. 의무감으로 만나던 관계들도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정말 내가 만나고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로 내 주변을 채웠다. 산책, 악기 연주 등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들도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2021년, 2022년도 여전히 나는 어려웠고 감정적으로 고군분투했다. 겉으로는 별 문제 없이 보이는 종류의 사람일지라도 내 내면에서는 치열한 노력을 했다. 순간적으로 드는 강렬한 갈망, 분노나 슬픔을 포함한 다양한 감정들, 욕구들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직장에서도 가족들 사이에서도, 이성과의 관계에서도 매우 어려운 시간들이 이어졌다. 물론 계속 더 악화된 것은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고 나아지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다가 올해에 들어 내가 처한 상황이 달라지면서 많은 것들이 편해졌다. 자연스럽게 직장이나 가족들과의 관계가 안정을 찾았고, 나 자신에 대한 자존감도 많이 회복되었다. 그러면서 드디어 내가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완벽주의적으로 스스로를 많이 다그치고 혼내면서 탁월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삶을 살았었는데 이제는 '이 정도면 훌륭해. 많이 발전했어. 많이 좋아졌어. 이게 너의 최선이야.'라며 스스로를 격려하게 되었다. 낯선 관계에 있어서는 자연스럽게 방어기제가 올라와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인사라도 친절하게 하며 사회성을 회복하였다. 코로나 이후로 사회성이 뚝 떨어졌다가 올해 마스크를 벗게 되어 미소를 보여주며 인사를 할 수 있게 된 점이 큰 영향을 주었다. 사람들이 내게 미소로 인사를 건내줄 때 나도 행복한 감정을 많이 느꼈다.
지난 3년 간은 혼자 많이 애쓰고 분투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고, 올해는 자연스럽게 타인과 함께 하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나였다. 나의 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나를 낮게 평가할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나의 어려움과 처한 상황 등을 혼자 끌어안지 않고 솔직하게 나눌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혼자 잘 해보려고 애쓰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나의 성장에 더 많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성찰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시켜가는 마음가짐과 노력 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협력하고 서로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태도도 필요한 것 같다. 그래야 내가 더 건강하고 단단하게 더디지 않게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