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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Jun 23. 2024

연봉 1억을 포기하는 중입니다

시작하는 말

이 글은 이미 한 번 브런치에서 되새김질된 글입니다.

작년 여름 글쟁이가 되기로 결심하고 무작정 브런치 공모전에 뛰어들면서 하나의 책을 만들었는데, 그 책의 이름이 바로 '연봉 1억을 포기하는 중입니다'였죠.


네, 맞습니다. 저는 연봉 1억이었습니다. 자랑처럼 들리시겠지만 사실이었어요. 다만 한 가지를 말씀드리면, 저는 입사한 지 4년이 안 돼서 연봉 1억을 받았습니다. 150만 원으로 시작한 곳에서 겨우 4년 만이었어요. 제가 태어나서 여태까지 받아본 가장 높은 연봉이었습니다. 어쩌면 남은 생에도 이만한 연봉은 받기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5명밖에 되지 않았던 초기 스타트업에서의 다사다난했던 제 서사를 써본 게 작년이었습니다. 공모전에 멋지게 탈락하고 나서 한동안 제가 쓴 글을 보지 않았다가 올해 겨울 오랜만에 글을 다시 읽어봤습니다. 제가 봐도 조악했어요. 그냥 제 푸념들을 멋들어진 척하면서 글을 썼더라고요.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간 골똘히 생각했어요.


왜 나는 연봉 1억을 '포기하는 중'일까?


그러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저는 제 연봉의 고점에서 한참 밑으로 내려간 지 3년이나 지났음에도, 나약한 한 인간일 뿐인 저는 여전히 그때의 제 자신에 연민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다시 입사해서 그때의 그 시간을 고스란히 온전히 나의 시간으로 다시 이어가라고 한다면, 저는 결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곳에서의 모든 것에는 제 진심이 희석되어 사라지고 퇴사할 즈음엔 결국 사라져 버리고 말았으니까요. 진심이 담기지 않은 것에 제가 해낼 수 있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연봉 1억을 '포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내로라하는 스타트업 씬의 유명인사들처럼 성공담을 말할 있는 사람은 결코 아닙니다. 감히 그래서도 안 된다는 다짐이 마음속에 가득하기도 하고요.


다만,

저도 분명 얻은 것이 있었습니다. '성공자'는 아니지만 '성장자'입니다.

이 글은 저의 지난 5년 간 초기 스타트업의 초기 멤버로 시작해 연봉 1억을 받기까지의 투박한 경험 속에서 얻은 지혜를 담았습니다. 아쉽게도 업무를 잘할 수 있는 실무적인 팁이나 성공적인 연봉 상승, 그리고 커리어를 잘 쌓기 위한 글은 아닙니다. 저는 그런 멋진 '성공'을 담아낼 수는 없는 사람이니까요.


대신에 저는 스타트업을 퇴사하고 나서 그 5년 간의 시간을 곱씹으며 뒤늦게 알게 된 '성장'을 담았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우당탕탕 둔탁한 소리를 내며 성장하던 지난날을 투영해서 앞으로는 조금은 그때보다 더 성숙하고 설레는 성장을 하기 위해 지난날을 고스란히 이 글에 담았습니다.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성공'이란 무엇인가요? 


적어도 저는 아직 이 질문에 답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삶은 걸어가는 것뿐이니까요. 적어도 제가 걷고 있는 삶은, 내가 가고자 하는 '성공'의 목적지에 다가서면 결국 또 다른 '성공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그걸 쫓다 보니 어느새 저는 진심을 잃고 있었죠. 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성공'이 목표라면 '성장'은 과정이다.

하나의 성공을 이뤄낸 그 순간은 성장의 한 순간에 지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 속세의 한 인간인지라, 지난날 '성공'이라 생각했던 그 연봉 1억이 여전히 눈에 선한 날이 많습니다. 포기해야 하는데, 포기하지 못하고 있네요. '성공'에 눈이 먼 사람이 아니라 '성장'을 추구하는 행복과 나란히 걷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제는 연봉 1억을 포기하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을 누군가를 위해 그 누군가가 초기 스타트업에서의 '성장'을 얻는 공감을 단 하나만이라도 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이 책은 매 챕터의 막바지에 당신에게 물음을 던질 예정입니다. 이미 저에게는 느낌표로 바뀐 삶의 지혜를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네요. 제가 던진 물음표가 여전히 물음표여도 괜찮습니다. 마침표가 된다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네요. 느낌표로 바뀐다면 더할 나위 없겠고요.


자, 이제 저의 연봉 1억을 포기해 보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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