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잃지 않는 법

세상이 아닌, 내 마음에 귀 기울이는 순간

by 나리솔



나를 잃지 않는 법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넌 누구냐?”
예전의 나는 그 질문이 두려웠다. 대답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동료로만 존재했다.
정작 ‘나’라는 이름은 어딘가 뒤로 밀려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너무 지쳐서 모든 걸 내려놓고 혼자 걸었다.
휴대폰도 두고, 음악도 끄고, 오직 발자국 소리만 들으며.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아, 내가 이렇게 조용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우리는 종종 세상이 요구하는 모습에 맞추어 살아간다.
잘해야 하고, 이겨야 하고, 잊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된다.
내가 찾은 해답은 거창하지 않았다.
아침 햇살을 온전히 느끼는 것, 좋아하는 책 한 페이지를 소리 내어 읽는 것,
마음을 아프게 했던 사람을 용서하는 것.
그 작은 순간들이 모여 나를 다시 나로 만들어 주었다.
삶은 여전히 복잡하고, 내일은 알 수 없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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