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가끔은 내가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아도,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아도
내 안의 작은 그림자가 나를 대신해 살아가는 듯하다.
창문을 열면 바람이 들어온다.
바람은 나를 스치고 지나가면서도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그 무심함 속에서 오히려安堵(안도)를 느낀다.
나도 언젠가 이렇게 조용히 지나가겠지.
그러나 아주 작은 순간들 속에서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안다.
따뜻한 찻잔의 온기,
낯선 길모퉁이에서 마주친 고양이의 눈빛,
밤하늘에 걸린 희미한 별 하나.
삶은 커다란 의미가 아니라
이렇게 미세한 숨결 위에 놓여 있는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나는 조금 덜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