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장 창문 없는 집, 내 안의 창문을 열다
우리 집은 작고도 옹색한 공간이었어. 삐뚤어진 벽과 위태롭게 기운 지붕을 가진 벽돌집. 겉으로 보기에는 견고한 벽돌 덕에 단단해 보였지만, 그 속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마룻바닥은 삐걱거리며 비명을 질렀고, 천장에서는 오래된 회벽이 하얀 가루처럼 부스러져 내렸어. 겨울에는 뼈 속까지 스며드는 한기가 벽을 타고 올라와 축축한 습기와 얼음 같은 냉기를 온몸으로 뿜어냈어. 그 차가움은 단순한 추위가 아니라, 마치 집 자체가 슬프게 숨을 쉬는 것처럼 느껴지곤 했지.
우리는 식구들이 모두 한 방에 모여 잠들었어. 아침에 눈을 뜨면, 하얀 입김이 연기처럼 피어오르던 그 차가운 공기가 아직도 생생해. 방 구석구석에서는 오래된 나무와 눅진한 습기가 뒤섞인 쿰쿰한 냄새가 맴돌았지. 가끔은 '이 집도 나와 함께 숨 쉬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것은 편안한 숨결이 아니었어. 마치 집조차도 그 안에 담긴 삶의 무게를 버텨내기 힘들어하는 듯, 힘겨운 숨을 몰아쉬는 것 같았지.
집 안에는 목욕시설은커녕, 제대로 된 화장실조차 없었어. 삶의 모든 중요한 기능은 집 바깥에서 이루어졌지. 손을 씻거나 몸을 씻으려면 외딴곳에 있는 작은 목욕간으로 가야 했어. 그 목욕간은 늘 준비되어 있는 공간이 아니었어. 먼저 연못에서 물을 길어오고, 땔감용 나무를 톱질해 패고, 그 모든 나무를 아궁이에 넣어 불을 지펴야만 비로소 따뜻한 물 한 줌을 얻을 수 있었어. 그 모든 힘든 일을, 엄마가 홀로 감당했지. 매일 새벽, 나는 엄마가 무거운 도끼를 들고 뻣뻣한 나무토막을 팰 때마다, 지친 팔이 힘없이 흔들리는 것을 보았어. 엄마의 손은 늘 거칠었고, 어깨는 축 처져 있었지만, 그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 아니 때로는 그보다 더 드물게 몸을 씻을 수 있었어. 어린 나에게 그것은 그저 당연한 일상이었지.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세상이 얼마나 다른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 깨달았어. 다른 아이들은 집 안에 욕조를 가지고 있었고, 언제나 깨끗하게 빛나는 머리카락과 예쁜 옷을 입고 있었지. 그때서야 깨달았어, 내가 살았던 그 삶이 결코 ‘정상’이 아니었구나. 우리는 비누 한 조각조차 귀했을 정도로 모든 것이 부족했어.
집 안에는 오래된 난로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지. 차가운 겨울밤, 난로 속에 타닥타닥 타들어가던 장작불 소리는 내게 유일한 위안이었어. 그 소리는 꽁꽁 언 손과 발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듯했고, 그 곁에 모여 앉아 이불로는 막을 수 없는 한기를 피할 수 있었지. 나는 타오르는 불꽃의 소리를 사랑했어. 그것은 삐걱거리고 스산한 집 안에서 유일하게 따스한 위안과 아늑함을 전해주었으니까. 하지만 장작은 늘 금방 떨어졌고, 엄마는 또다시 그 무거운 도끼를 들어야만 했어.
마을에는 가게가 단 하나뿐이었어. 그곳은 온갖 잡동사니를 파는 곳이었지. 빵 몇 조각, 소금 한 줌, 시든 야채 몇 개, 아주 가끔은 달콤한 사탕도 눈에 띄었어. 우리는 가진 돈이 거의 없었기에, 늘 가장 필요한 것만을 살 수 있었어. 때로는 엄마가 작은 동전 하나를 주며 빵을 사 오라고 심부름을 시키곤 했어. 나는 가게 진열장에 놓인 알록달록한 사탕들을 오랫동안 바라보았지만, 그것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지. 그 작은 사탕조차 사치였으니까.
나에게 그 집은 흔히 말하는 '집'이 아니었어. 안락함이나 편안함을 느끼는 장소라기보다는, 그저 바람과 비를 겨우 막아주는 초라한 '피난처'에 가까웠지. 그곳에는 포근한 아늑함도, 즐거운 장난감도, 순수한 어린 시절을 만들어 줄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았어. 모든 것이 결핍된 공간이었지.
지금 그 집을 생각하면, 나는 깨달아. 그곳은 나에게 처음으로 '생존'을 가르쳐 준 학교였다는 것을. 좁고, 차갑고, 불편했지만, 바로 그곳에서 나는 인내하는 법을 배웠어. 불평 대신 견디는 법을, 그리고 삶이 어떤 모습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결핍 속에서 귀한 것을 찾아내고,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내면의 굳건함을 키우는 법을 배운 곳이었지. 그 시절의 고난과 아픔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 이제는 어렴풋이 이해하게 돼. 그 어둡고 창문 없던 집은, 내 안에 비로소 희망이라는 새로운 창문을 열게 한 공간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