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문을 열고: 나의 새벽을

8장. 마른 라면 한 그릇

by 나리솔



8장. 마른 라면 한 그릇


삶의 고통 속에서 피어난 나의 의지
마침내, 나만의 작은 방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나는 비로소 자유롭게 숨을 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벽은 허물어졌고, 침대는 몸을 뒤척일 때마다 비명을 질렀지만, 그곳은 온전히 나만의 '구석'이었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든 것이 누추하고 가난했지만, 오직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내 마음을 울렸다. ‘이 모든 것이, 나의 것이다.’ 그 깨달음은 나에게 처음으로 내 존재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듯했다.

하지만 홀로 사는 삶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혹독하고 무거웠다.

방에는 수도 시설조차 없었다. 목마른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매일매일 우물가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그곳은 왕복 사 킬로미터, 멀고 먼 길이었다. 아침 일찍 빈 양동이를 들고 먼지 쌓인 길을 걷고 또 걸어, 차가운 물을 가득 채운 양동이를 들고 돌아올 때면 나의 손은 아려왔고, 어깨는 마치 불에 타는 듯한 고통에 신음했다. 때로는 너무나 지쳐 길 한가운데 멈춰 서서 무거운 양동이를 바닥에 내려놓고 한숨을 몰아쉬어야 했다. 하지만 물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다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나는 이를 악물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물 한 모금, 그것은 생존의 유일한 상징이었다.

음식은 또 다른 고통이자 전쟁이었다. 아르바이트로 겨우 몇 푼을 벌었지만, 그 돈은 나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저렴한 음식을 사는 데도 턱없이 부족했다. 나는 주로 라면을 사 먹었다. 하지만 내 방에는 가스레인지도, 심지어 라면을 끓일 냄비 하나도 없었다. 나는 그저 라면 봉지를 뜯어 딱딱한 면발을 한 조각씩 부수어 입에 넣고 씹었다. 차가운 물을 들이켜 위장으로 넘겨보았지만, 그 맛은 비릿했고 목구멍을 긁었다. 바삭거리는 라면 부스러기들이 내 무릎 위로 쏟아져 내렸다. 나는 스스로를 속였다. '이것이 나의 식사야. 나는 먹고 있는 거야.' 그 고통은 마치 매일매일 나 자신과의 전쟁 같았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하루, 이틀, 간신히 버텨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자 내 몸은 거짓말처럼 무너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희미하게 느껴지던 뱃속의 통증이 점점 더 심해져, 밤이 되면 칼로 도려내는 듯한 날카로운 고통으로 변했다. 나는 그 고통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 방황했고,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절망감에 몸부림쳤다. 삐걱거리는 침대 위를 뒹굴며 배를 움켜쥐고 생각했다. '이대로 이 방에서 죽는 걸까? 이대로 차가운 바닥 위에서 모든 게 끝나는 걸까?' 그 두려움은 나의 어린 마음을 공포로 가득 채웠다.

어느 날, 나는 물을 길러 가던 길에 힘없이 다리가 풀려 길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무심하게 나를 스쳐 지나가거나, 불편하다는 듯 시선을 돌렸다. 나는 차가운 땅바닥에 쓰러진 채, 차가운 시선들 속에서 서서히 의식을 잃어갔다. 간신히, 아주 간신히 누군가의 도움으로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게 되었다.

의사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십이지장염이 심하게 진행되었고, 마른 음식을 너무 오래 먹어 생긴 감염 증세가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의사는 싸늘하게 말했다. "너무 오랫동안 라면을 건조하게 먹었군요. 당신의 위장은 더 이상 견디지 못했습니다." 그 말은 마치 나를 향한 준엄한 심판처럼 들렸다.

나는 그렇게 한 달 동안 병원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다. 그곳 역시 쉽지 않았다. 딱딱한 병원 침대와 잿빛의 거친 시트는 내 몸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음식은 맛도 향도 없는 밍밍한 것들이었지만, 적어도 따뜻했다. 뜨거운 국물 한 모금, 혹은 아무 맛도 없는 죽 한 숟가락. 그것만으로도 나는 눈물을 흘렸다. 음식의 맛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이 뜨겁다는 사실, 그리고 한 모금 마신 후에도 더 이상 구역질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내게는 커다란 행복이자 기적이었다.

첫 일주일 동안은 음식을 거의 먹을 수 없었다. 위장은 완강히 모든 음식을 거부했다. 나는 점점 더 말라가고, 힘없이 약해져만 갔다. 마치 나의 몸이 스스로를 포기하려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간호사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나의 손을 잡고 아주 작은 목표를 주었다. "한 모금만 더, 한 숟가락만 더." 그 작은 발걸음들이 모여 나는 서서히 음식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병실 안은 약품과 오래된 병원 린넨 냄새로 가득했다. 밤이 되면 옆 침대의 환자들이 고통에 신음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병원 마당의 앙상한 나무 위에서 바람이 낙엽을 흔들고 있었다. 나는 오직 한 가지 생각에만 사로잡혔다. '나는 반드시 다시 일어서야 한다.' 그 결심은 나의 몸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유일한 불씨였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마치 일 년처럼 길고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나는 그 병원을 나올 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여전히 마르고, 약해진 몸이었지만, 나는 '살아남았다'는 굳건한 의지와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나의 작은 방은 여전히 나를 그 허름한 모습 그대로 맞이했다. 벗겨진 벽과 텅 빈 공허함은 변함이 없었다. 우물도 여전히 이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알았다. 내가 이미 병원의 고통과 수많은 고난들을 이겨냈다는 것을. 나의 몸은 약해졌지만, 나의 마음은 이전보다 훨씬 더 단단해지고 강해졌다. 마른 라면 한 그릇과 지독한 고통 속에서, 나는 나의 생존 의지라는 가장 큰 힘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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