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맑은 아침, 드넓은 초록 잎사귀 위에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여행자가 눈을 떴어. 갓 태어난 이슬 방울이었지. 밤새도록 차가운 이슬을 맞으며 웅크리고 있던 잎사귀 위에서, 아침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어.
작은 물방울은 주위를 둘러보았어. 자기보다 훨씬 큰 잎사귀들, 꼿꼿하게 서 있는 풀잎들, 저 멀리 웅장하게 솟아 있는 나무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까지. 이 세상은 온통 거대하고 멋진 것들로 가득했고, 그 앞에서 자기 자신은 너무나도 작고 보잘것없다고 생각했지.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작고 덧없이 사라져 버릴 텐데.' 물방울은 조용히 한숨을 쉬었어.
그런데 아침 햇살이 더욱 따뜻하게 내려쬐자, 물방울의 몸이 조금씩 간질거리는 것을 느꼈어. 톡톡 튀어 오르는 작은 몸짓들... 주위의 다른 물방울들도 마찬가지였지. 모두가 서서히 하늘로 올라가는 신비로운 변화를 겪고 있었어. 처음에는 두렵기도 했지만, 다른 수많은 물방울들과 함께 하늘로 떠오르자, 이상하게도 외롭거나 작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어. 뭉게뭉게 피어나는 구름의 한 부분이 된 거야!
구름이 된 물방울은 다른 물방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하늘을 둥실둥실 떠다녔어. 처음 보는 넓은 세상, 아래로는 알록달록한 들판과 반짝이는 강물, 그리고 개미처럼 움직이는 작은 마을들이 보였지. '이곳에서라면 내가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물방울은 두근거렸어.
시간이 흘러 구름은 점점 무거워졌고, 어느 순간 주르륵...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느꼈어. 비가 되어 다시 세상으로 내려온 거야. 하지만 이번에는 더 이상 '작다'고 느끼지 않았어. 땅속으로 스며들어 메마른 풀뿌리에 생명을 불어넣고, 목마른 꽃잎에 싱그러움을 전해주고 있었으니까! '아, 내가 다시 이 세상에 내려와 이렇게 귀한 일을 하고 있었구나!'
어떤 물방울은 강물이 되어 흘러가고, 어떤 물방울은 흙 속에 스며들어 씨앗을 키웠어. 또 어떤 물방울은 다시 잎사귀 위에 앉아 새로운 아침을 기다렸지. 가장 작았던 여행자는 비로소 깨달았어. 세상의 모든 존재는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각자만의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고, 자신만의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