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없는 인형의 춤

예술가의 눈에 비친 생명

by 나리솔


줄 없는 인형의 춤



오래된 나무 가게 한구석,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작고 예쁜 나무 인형 하나가 앉아 있었어. 부드러운 나뭇결로 섬세하게 깎인 인형이었지만, 팔다리에는 움직임을 위한 줄이 없었지. 그저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이 인형의 하루였다고 해.



인형은 매일 창밖의 세상을 보았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 그리고 서로 손을 잡고 걸어가는 사람들... 그들을 볼 때마다 인형의 나무 가슴 한편이 왠지 모르게 저릿했어. '나는 왜 움직일 수 없을까? 저들처럼 춤추고, 걷고, 날아다닐 수는 없을까?' ㅠㅠ


다른 인형들은 모두 줄에 매달려 움직이는 법을 배웠지만, 이 인형에게는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았거든. 스스로를 '줄 없는 인형'이라고 부르며, 슬며시 한숨을 쉬곤 했지.

어느 날 밤, 밤하늘의 별들이 인형의 눈동자에 반짝였어. 그 빛을 바라보며 인형은 생각했어. '만약 내가 움직일 수 없다면, 다른 방식으로 나를 표현할 수는 없을까?' 인형의 가슴에서 아주 작은 깨달음이 피어났어. 몸이 움직이지 않아도, 마음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잖아? 줄이 없다는 건, 오히려 누구에게도 묶이지 않는 '자유'가 아닐까?

그 순간부터 나무 인형은 매일 밤 꿈을 꾸었어. 밤하늘의 별빛을 친구 삼아, 바람의 노래에 맞춰 온몸으로 춤을 추는 꿈을 말이야. 잎사귀처럼 가볍게 나풀거리고, 새처럼 높이 날아오르며, 사람들처럼 서로의 손을 잡는 꿈을... 비록 몸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인형의 마음은 세상 어떤 춤꾼보다도 격렬하게, 아름답게 춤을 추었어.

해가 뜨면 인형은 다시 창가에 앉아 있었지만, 더 이상 슬퍼 보이지 않았어. 인형의 눈동자에는 전보다 깊고 밝은 빛이 감돌았지. 그리고 이 빛은 우연히 지나가던 한 예술가의 눈길을 사로잡았어. 예술가는 인형에게 줄이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인형의 눈빛에서 강렬한 '생동감'과 '이야기'를 읽었지. "이 인형은... 정말 살아있는 것 같아!"

예술가는 나무 인형을 데려와 자신의 작업실 가장 빛나는 곳에 두었어. 그리고 그 인형에게서 영감을 받아 수많은 그림과 조각을 만들어냈지. 나무 인형은 여전히 줄 없이 앉아 있었지만, 그 존재 자체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영감, 그리고 '진정한 자유'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되었어.

작은 나무 인형은 이제 알게 되었어. 몸이 움직이는 것만이 춤이 아니라는 것을. 마음으로 추는 춤이야말로 가장 아름답고, 줄에 묶이지 않은 채 자기만의 방식으로 빛나는 것이 진정한 자유이자 의미 있는 삶이라는 것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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