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너무나 시끄럽게 느껴지는 날이면, 나는 아무 말 없이 바다를 찾아간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수평선 앞에 서면, 답답했던 마음이 거짓말처럼 뻥 뚫리고, 모든 근심이 저 멀리 사라지는 듯한 기적을 경험하니까. 그곳은 메마른 나에게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가장 진실한 위로의 공간이다.
밀려왔다 부서지기를 반복하는 파도 소리는 그 어떤 음악보다도 감미로운 리듬으로 내 귓가에 속삭인다. 규칙적이면서도 변치 않는 그 소리는 마치 최면이라도 거는 듯, 불안으로 흔들리던 마음의 틈새를 메워준다. 걱정과 잡념이 가득했던 머릿속은 파도 소리에 맞춰 서서히 고요해지고, 잔물결처럼 일렁이던 감정들도 어느새 평온의 바다 위로 잔잔하게 가라앉는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얼굴을 부드럽게 스치고 지나갈 때면,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마음 깊숙이 스며들어 영혼까지 깨끗하게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 모든 감각들이 합쳐져 나를 온전히 '지금 여기'에 존재하게 만든다. 복잡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바다는 그 자체로 명상이 되고, 깊은 치유가 된다.
특히 해 질 녘, 수평선 너머로 태양이 천천히 몸을 감출 때면, 바다는 황금빛으로 물들며 장엄하고도 감동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붉고 노란빛이 뒤섞인 하늘과 반짝이는 바다를 보고 있으면,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한곳에 모인 듯 눈물이 핑 돌 때도 있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영원처럼 느껴지는 그 장관은 나에게 한없는 평화와 함께, 내일의 희망을 속삭여준다.
바다는 아무 말 없이 나의 모든 고민을 묵묵히 들어주는 따뜻한 존재다. 울적한 마음을 토해내면 파도가 모든 것을 삼켜버릴 것 같고, 슬픔에 잠겨 있어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주는 듯하다. 이 넓고 깊은 바다가 나를,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존재를 너그럽게 품어줄 것만 같은 온기로 가득 찬다. 그렇게 바다는 오늘도, 그리고 언제나, 우리 모두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영원한 위로의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