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심리, 현실주의**
모든 이야기는 그저 누군가의 일대기가 아니라, 모두에게 자신만의 진실과 아픔이 있고 그 '목소리'들은 우리 곁에 영원히 머문다는 작은 우화 같아.
그날 내 기차는 연착되었고, 나는 작은 간이역에 발이 묶였어. 승객들은 각자 편한 대로 앉아 있었지. 누구는 벤치에, 누구는 자기 여행 가방 위에.
대합실 한쪽 구석에서 나는 쉰 살쯤 되어 보이는 여인을 발견했어. 그녀는 낡고 닳은, 손잡이 없는 오래된 여행 가방을 꼭 끌어안고 앉아 있었어. 그 가방은 여러 번의 여행이 아니라 마치 한 인생을 다 겪은 듯한 모습이었지.
나는 다가가서 가방을 들어주거나 벤치에 놓아주겠다고 도와드리겠다고 했어. 그녀는 고마워했지만, 마치 아이를 안고 있듯 가방을 놓지 않고 꽉 붙잡고 있었지.
"손잡이도 없는데 그렇게 들고 다니기 불편하지 않으세요?" 내가 물었어.
"네, 불편하죠." 그녀가 대답했어. "하지만 버리기가 아까워요."
그녀는 말하면서 조용히 미소 지었어.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 그녀는 도시에서 시골에 있는 언니에게 가는 길이라고 했어. 이 여행 가방은 거의 삼십 년 동안 그녀의 동반자였다고. 남편을 떠날 때도, 새로운 삶으로 이사할 때도, 딸이 대학에 갈 때 짐을 날라줄 때도 늘 이 가방과 함께였다는 거야.
"아시겠지만," 그녀가 말했어. "이 안에는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 가치도 없는 것들이 들어 있어요. 하지만 저한테는 추억 같아요. 이 안에 냄새도, 소리도, 심지어 제 눈물 자국까지 천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것 같거든요."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했어. 이 가방이 바로 그녀 자신 같다는 생각이. 세월에 닳았지만 여전히 튼튼하고,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말이야.
"왜 고치지 않으세요?" 내가 물었어.
"손잡이를요?" 그녀가 나를 보더니. "아세요? 부서진 모든 것을 고칠 필요는 없어요. 때로는 그냥 있는 그대로 들고 가는 법을 배워야 할 때도 있답니다."
그녀의 말은 내 마음에 오래 남았어. 나는 그녀가 기차에 가방을 싣는 것을 도와주고 작별 인사를 했지.
기차가 출발하고 역을 떠날 때, 나는 창문 너머로 그녀의 모습을 봤어. 그녀는 여행 가방 위에 두 손을 포개고 앉아 있었는데, 마치 그 길이 단순히 다른 장소로만 이끄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간 속으로 데려가는 것처럼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어.
그때부터 나는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을 볼 때마다 — 그 짐이 손에 들려 있든 마음에 담겨 있든 상관없이 — 그 여인과 그녀의 손잡이 없는 여행 가방을 떠올려. 그리고 생각해. 우리 모두에게는 편해서가 아니라, 놓아버릴 수 없어서 들고 가는 무언가가 있다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