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남은 찰나

사라지지 않는 건, 기억 속의 따스함

by 나리솔


마음에 남은 찰나



어떤 순간들은 유리와도 같다.
투명하고 가늘며 영원할 것 같지만,
조금만 거칠게 닿아도
부서져 기억의 조각으로 흩어진다.

우리는 그런 순간들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들은 작은 것 속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스쳐 지나간 사람의 미소,
우연히 마주친 눈빛,
창가로 흘러들어오는 따스한 빛.
별것 아닌 듯 보이지만
사실 우리의 삶은 바로 그것들로 짜여 있다.

시간은 너무도 빨리 흐른다.
오늘 곁에 있는 것이 내일은 기억 속에 머문다.
그 사실은 때로 서글프지만,
동시에 아름답다.
순간의 여림이야말로 그 순간을 더 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붙잡을 수는 없다.
그러나 조금 더 주의 깊게,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볼 수는 있다.
그렇게 할 때 비록 짧은 순간이라도
마음속에서는 영원이 된다.

어쩌면 삶의 의미란,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것들을
소중히 안아주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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