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 쓸모없는 도움
어느 날 한 트레이너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느 여성이 그녀에게 간절히 찾아와 도움을 청했다고 한다.
“저는 체중이 많이 늘었고 허리에도 문제가 있어요. 특별한 운동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온라인 수업이라면 내일부터라도 당장 시작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 형편이 어려워서 수업료를 많이 낼 수는 없어요. 조금 저렴하게 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하지만 정말 꼭 필요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여성의 말투는 절박했고, 표정에는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 트레이너는 마음이 약해졌다. 그녀의 처지를 이해하며 값도 낮추어 주고, 심지어 개인적으로 동영상과 과제를 만들어 따로 보내주기 시작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운동 영상, 자세한 식단 조언, 생활 습관에 도움이 되는 작은 팁까지.
하지만 여성의 대답은 늘 비슷했다.
“아직 영상을 볼 시간이 없었어요. 내일은 꼭 볼게요. 오늘은 직장에서 상사가 또 심하게 화를 냈거든요. 너무 독설이 심해요. 하지만 일을 그만둘 수도 없어요, 집 근처라서요. 집에 와도 남편이 저를 속상하게 해요. 신경도 안 쓰고, 꽃 한 번 안 사 와요. 아이들도 별로 위로가 안 돼요. 큰아들은 아직 취직도 못 했고… 허리는 여전히 아프고, 체중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요.”
여성은 운동이나 식단 이야기를 꺼내기보다는, 늘 삶의 불평과 고통만을 쏟아냈다.
세 달이 지나고 나서야 진실이 드러났다. 그 긴 시간 동안 그녀는 단 한 번도 영상을 열어보지 않았던 것이다. 단 한 번도 운동을 시도하지 않았고, 식단도 바꾸지 않았다. 그저 매번 새로운 불만과 억울함을 늘어놓았을 뿐.
그제야 트레이너는 깨달았다. 이런 경우 도움은 전혀 쓸모가 없다는 것을.
도움은 평가되지도, 감사받지도 못한다. 결국 여성은 수업료 한 푼 내지 않았다. “효과가 없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효과가 있을 수 있었을까? 애초에 그녀는 아무것도 실행하지 않았는데.
이 일화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모든 도움은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도움은 그저 쓰레기통에 던져지고, 심지어 당신은 쓰레기통이 되어 누군가의 불평과 원망을 받아내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도움이 쓸모없을 때는 분명한 몇 가지 경우가 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이 남의 자원을 이용하려 할 때
그는 일할 능력이 있고, 변화를 만들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으름을 선택한다. 그러면서 “나는 돈이 없다”라고 하소연하며, 당신에게 무상으로 일해 달라고 요구한다. 때로는 당신의 돈을 달라고 한다. 그것은 도움이라기보다 강도질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만약 거절하면, 그는 당신을 세상에 “인색한 사람”으로 욕할 것이다.
도움이 아닌 ‘협박’과 ‘조종’으로 시작될 때
“교수님, 제가 당신 책을 샀습니다. 정말 훌륭하게 쓰셨더군요. 그러니 제 아들을 대학에 취직시켜 주세요.”
“선생님, 제가 SNS에서 당신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고, 당신을 ‘아름다운 사람’ 모임에 올려놨어요. 그러니 제 영상을 홍보해 주세요. 제발!”
이것은 진심 어린 도움의 요청이 아니다. 계산과 거래, 그리고 조작이다.
현실을 넘어선 ‘기적’을 요구할 때
“열 해 전에 떠난 남편을 돌려보내 주세요. 지금은 다른 도시에서 다른 가족과 살고 있지만요.”
“제 아들이 술을 끊게 도와주세요. 하지만 아들은 치료받을 의지가 전혀 없고, 제가 몰래 해주셔야 합니다.”
“제가 대출을 수억이나 받았는데, 다 여행과 사치에 썼어요. 이제 돈을 생기게 해 주셔서 빚을 다 갚고, 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세요.”
이런 요청은 도움의 이름을 빌린 환상일 뿐이다. 상대가 ‘불가능하다’고 말해도, 그 말은 들리지 않는다. 오직 원하는 것만을 되풀이할 뿐이다.
이 네 가지 경우가 공통으로 가르쳐 주는 것은 하나다.
그런 도움은 도움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검은 구멍에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과 같다.
아무리 부어도 채워지지 않고, 결국 도와준 사람만이 지쳐 버린다.
남는 것은 무엇일까?
허탈감, 공허함, 그리고 무력감.
삶이 꼬이고, 스스로의 가능성마저 잃어버린다.
진정한 도움은 단순하다.
그것은 자발적이고, 건설적인 목적에서 출발한다.
도움을 받는 사람도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도와주는 사람도 기꺼이 자신의 힘을 나누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없다면, 그것은 도움이라 부를 수 없다. 그것은 노예 됨이거나, 헛된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일 뿐이다.
우리의 삶과 마음은 한정된 자원이다.
그것을 ‘검은 구멍’에 버리지 말고,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 그리고 스스로도 노력하는 사람에게 나누어야 한다.
그럴 때에만, 도움은 씨앗처럼 뿌려져 싹을 틔우고, 언젠가 열매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