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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비추는 고요함

마음이 닿는 순간, 세상은 조금 더 가까워진다

by 나리솔


서로를 비추는 고요함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때로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계와 다르다.

그래서 우리는 약속한다.

그때는 사랑이 많은 사람으로 다시 만나자고.


무심함을 견디며,

단순함을 오래 바라보며,

결국 서로의 마음 끝에서 다시 만나자.


저녁빛이 마음의 내벽을 물들이고

사이사이에 스며드는 고독이

결국 도착할 무언가를 기다리게 하듯,


우리도 그 기다림 속에서 더 단단해진다.

우리가 정말 같은 점 하나를 향해 걸어온 것일까.

아니면 산을 넘은 것일까,

버티며 견딘 것일까.


그 의문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부드럽게 감싸며 살아야 한다.

닳고 해져 더 이상 걸을 수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발이 발을 거꾸로 딛어버릴 만큼 흔들리는 순간에도,

서로를 놓지 않는 일.


그것이 결국 삶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깨닫게 된다.


세상은 완벽하지 않아도,

우리의 마음이 서로를 향해 움직이는 한,

그 길은 늘 이어져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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