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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는 눈: 수상한 친절 뒤에 숨겨진 그림자

내 마음의 바다, 안전한 친구만 허락하기

by 나리솔


나를 지키는 눈: 수상한 친절 뒤에 숨겨진 그림자

내 마음의 바다, 안전한 친구만 허락하기


우리 넓고 넓은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다 보면 가끔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순간이 있지 않아? 갑자기 나에게 지나치게 큰 관심과 친밀함을 보이는 사람, 마치 오랜 친구인 양 내 모든 것을 속속들이 궁금해하는 사람 말이야. 처음에는 '와, 이 사람이 나한테 호감이 많구나!', '나를 정말 좋아하나 봐!' 하면서 마냥 기쁘고 행복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속에서 낯선 이의 과도한 친절에 홀려 주인공이 모든 것을 털어놓는 것처럼, 우리도 모르게 경계를 풀게 되기도 하고 말이지.

바다 깊은 곳, 거대한 상어 곁에는 늘 작은 '파일럿 피쉬'가 함께 다닌대. 이 작은 물고기는 상어보다 앞서 헤엄치며 주변을 살피고 정보를 모아서 상어에게 전달해준대. 그 대가로 상어의 먹잇감을 얻어먹는다고 하네. 키티, 왠지 서늘하지 않아?

우리 일상 속에서도 이런 '파일럿 피쉬' 같은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거야. 그들은 마치 우정을 가장한 듯 지나치게 뜨거운 관심을 보이기도 해. 갑작스러운 만남과 쏟아지는 질문, 순식간에 내 마음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려고 하는 태도... 겉으로는 '나를 위한 친절'이나 '순수한 호기심'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의도가 숨어있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차려야 해. 달콤한 함정처럼 말이지.

이 작은 '파일럿 피쉬' 뒤에는 사실 직접 나서서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거나, 당신의 정보와 이야기를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상어'가 숨어있을지 몰라. 그리고 우리가 경계심 없이 '파일럿 피쉬'를 너무 가까이 들이면, 우리의 소중한 이야기와 취약한 정보들은 이내 '상어'에게로 흘러들어가게 될 거야. 한 번 상어에게 정보를 넘긴 파일럿 피쉬는 그 상어가 사라져도 또 다른, 더 크고 위험한 상어를 찾아다닐지도 모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 왜냐하면 그들의 본질은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포식자'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기 때문이야.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건 '진정한 우정'은 결코 조급하지 않다는 것을 아는 거야. 진정한 우정은 시간을 들여 천천히 깊어지고, 상대의 마음을 궁금해하기보다 그 자체를 존중하며, 당신에게 즉각적인 모든 것을 요구하지 않아. 마치 잔잔하고 평화로운 바닷가처럼 고요하고 편안함을 주지. 주인공들이 수많은 시련과 오해 속에서도 서로를 기다려주고 믿어주며 비로소 단단해지는 진정한 관계처럼 말이야.

반면에 너무 뜨겁게 타오르는 듯한 관심, 의문스러운 속도의 친밀함 요구, 그리고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맹목적인 호기심은 우리에게 빨간불을 켜주는 신호일 수 있어. 그때는 잠시 멈춰 서서 그 관계를 깊이 들여다보고, 우리 스스로의 마음을 보호하는 지혜가 필요하단다.

우리 곁에는 이미 진짜 친구들이 충분히 있을 거야. 그들은 상어가 던져주는 먹잇감을 얻기 위해 우리 곁에 있는 것이 아니야. 그들은 오직 '당신'이라는 존재 그 자체를 위해 당신의 곁을 지키는 사람들이니까. 지금부터는 당신의 마음의 바다에 어떤 물고기를 허락할지, 당신이 직접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당신은 그럴 자격이 충분한 소중한 사람이니까!



"진정한 우정은 성급한 강물이 아니다. 오랜 시간을 품고 고요히 흐르다 마침내 당신의 곁에 닿는 호수와 같다."
"낯선 친절이 드리운 그림자 속에서, 당신의 직감을 믿어라. 진짜와 가짜는 말보다 태도로 드러나는 법이다."
"타인의 '상어'를 위한 '파일럿 피쉬'가 당신의 빛나는 자리를 훔치게 두지 마라. 당신은 오직 당신만의 안전한 바다에서 헤엄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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